시진핑 집권 3기 출범…'1인 천하' 초장기집권 문턱 넘다 |
20차 당대회·1중전회 폐막…시진핑 측근 4명 정치국 상무위 진출 단지도체제 대체할 시진핑 중심 집중통일영도 체제 본격화 가능성 시진핑 3연임 일성으로 |
보스톤코리아 2022-10-23, 14:48:50 |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5년마다 열리는 최대 정치행사인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천하' 장기 집권 체제를 열었다. 22일 폐막한 20차 당 대회에서 약 65%를 물갈이한 205명으로 새롭게 20기 당 중앙위원회가 꾸려진 데 이어 23일 20기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시 주석은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동시에 자신의 측근 인사 4명을 최고 지도부에 새롭게 진출시키며 개혁개방 이후 전례 없는 최고 지도자 중심의 '원팀' 지도부를 구성했다. 당 대회 계기에 '집중통일영도'의 지도 원칙과 '인민영수' 칭호가 확산하면서 공산당 일당 체제의 최고 지도부 안에서 '분권'을 지향했던 집단지도체제는 개혁개방 이후 약 45년 만에 사실상 와해하는 양상이다. ◇ 최고 지도부 '모두가 시진핑의 사람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 등 구성원을 뽑는 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시 주석은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계기에 국가주석직 3연임을 확정하며 당·정·군 '3권'을 완전 장악할 전망이다. 7인의 중국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시 주석과 함께 리창(63) 상하이시 당 서기, 차이치(67) 베이징시 당 서기, 딩쉐샹(60) 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66) 광둥성 당 서기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시자쥔(習家軍)' 인사 4명이 새롭게 진입했다. 또 종전 최고 지도부에서 시 주석의 책사로 자리매김한 왕후닝(67)과 시 주석 반부패 드라이브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자오러지(65)가 중앙정치국 상무위에 잔류했다. 이로써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집권한 시 주석은 자신 중심의 독보적이고 집중적인 '원톱', '원팀'의 권력기반을 구축하며 총 임기 15년 플러스 알파의 장기 집권 체제로 들어섰다. 이날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 대면식에서 선두에 서서 입장한 뒤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순으로 집권 3기를 함께 이끌 동료 상무위원을 호명했다. 당내 서열을 의미하는 이 순서로 미뤄 2인자로 등극한 리창이 내년 3월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자리를 넘겨받을 것이 유력해 보인다. 또 자오러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차이치는 중앙 서기처 서기로, 리시는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이날 각각 발표됐다. 딩쉐샹은 내년 3월 한정 현 상무(수석) 부총리의 후임자로 임명될 전망이다. 종전보다 1명 줄어든 24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상무위원 7명 포함)에도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과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이 여럿 포함됐다. 반면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온 후춘화 부총리는 상무위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 중앙정치국 위원으로도 뽑히지 못했다. 새 최고 지도부가 시 주석과 시 주석의 복심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공청단파 등 타 파벌은 사실상 '전멸'한 셈이다. ◇ 집중통일영도·인민영수 칭호 확산하고 '칠상팔하' 무력화 이번 당 대회를 거치며 중국이 마오쩌둥 '1인 천하'때의 폐단을 막기 위해 도입한 집단지도체제는 종언을 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시 주석은 16일 당 대회 개막식 업무 보고와 22일 폐막식 연설에서 잇달아 자신으로의 결정권한 집중을 의미하는 '집중통일영도'를 강조했다. 또 22일 채택된 당장(黨章·당헌) 개정 관련 당 대회 결의문은 "'두 개의 수호' 실천은 광범위한 당원들이 마땅히 이행해야 할 의무"라고 규정했다. '두 개의 수호'의 수호 대상은 시 주석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전당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권위 및 집중통일영도다.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 집권기 중국 지도부의 운영 원칙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최고 지도자의 특별한 지위를 강조하는 것이다. 집단지도체제를 대체하는 중국 지도부의 새로운 정책 결정 시스템이 시진핑 집권 3기에 확고히 정착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또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관습법'으로서 집단지도체제의 한 기둥으로 작용해온 칠상팔하(七上八下·중국 지도부에 67세는 들어갈 수 있지만, 68세는 안 된다)는 사실상 무력화했다. 69세인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해 중국 외교 라인의 최고위직에 올라섰고, 72세로 20기 중앙위원 중 최고령인 장여우샤는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유임됐다. 그리고 나란히 67세로 아직 은퇴 연령에 도달하지 않은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은 차기 지도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쓸쓸한 퇴장을 앞두게 됐다. ◇ '후계자 감' 오리무중…2030년대 중반까지 초장기 집권 가능성 원팀, 원톱 지도부를 꾸린 시 주석이 보장된 5년을 초과하는 초장기 집권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격대지정(차차기 최고지도자를 미리 선정하는 것)의 전통이 시 주석 체제 하에 폐기된 상황에서 최고 지도부 안에 차기 1인자감이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시 주석 측근 일변도로 꾸려진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 안에 유일한 1960년대생인 딩쉐샹(60)과 중앙 정치국에 새롭게 진입한 60년대생인 인리(60), 리간제(58), 리슈레이(58), 장궈칭(58), 천원칭(62), 위안자쥔(60) 등이 연령상으로는 차세대 리더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집권이 언제까지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차기 최고 지도자 후보라기보다는 향후 5∼10년간 시 주석 집권을 지도부 안에서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젊은 '호위무사'의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것이 중평이다. 주거위제 상하이 부서기(51), 류창 산둥성 부성장(51), 류훙젠 윈난성 쿤밍시 서기(49), 스광후이 구이저우 당 부서기(52), 궈닝닝 푸젠성 부성장(52) 등 70년대생 선두주자들은 이번에 모두 중앙위원회에 진입하지 못하고 후보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려 최고 지도부까지 10∼15년가량의 거리를 뒀다. ◇'원팀' 지도부에 대한 해외 우려 의식했나…시진핑 "개혁개방 심화" 강조 시 주석은 이날 기자 대면식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새로운 장을 쓰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열성적으로 일에 몰두하고 책임지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 경제는 근성이 강하고 잠재력이 충분하며, 회복의 여지가 넓으며,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기본적 측면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은 세계를 떠날 수 없고, 세계의 발전도 중국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개방의 문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확고부동하게 개혁·개방을 전면적으로 심화하고 고품질 발전을 확고히 추진하며 스스로의 발전으로 세계를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시 주석이 개혁·개방을 강조한 것은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던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정협 주석이 최고 지도부에서 물러나게 되고, 시 주석 중심의 원팀 최고 지도부가 구성된 데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분배를 강조하는 공동부유, 국진민퇴(국영기업 강화 및 민간기업 통제 강화) 등 시 주석이 지난 10년의 집권기에 추구해온 정책이 견제 세력 없는 집권 3기에 가속화할 경우 중국 경제의 '사회주의' 성향은 강화하고, 개혁개방의 문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발언이었을 수 있어 보인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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