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의 거룩함을 뵈옵고, 배우고, 실천을 다짐하며 |
Half Dome 산행 후기(김광식) |
보스톤코리아 2022-09-26, 11:44:04 |
아, 복권 당첨이다! 필자는 생태계 보전을 위해 아주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기로 유명한 미국 제일의 국립공원인 Yosemite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Half Dome 정상 방문 허락을 받기 위해 산행예정일인 9월 14일, 이틀 전에 눈을 뜨자마자 구도자의 자세로 기도를 드리고 온라인을 통해 제비뽑기에 신청하였다. 회의를 위해 LA방문에 나서는 길이었지만, 머리에는 온통 Half Dome 산행 계획과 그 기대로 흥분되어 있었다. 그날 늦은 오후 회의 도중에 이멜를 통해 허락 승인 소식을 받았다: "Celebrate your lottery award, and bring home an amazing story from your experience at Cables On Half Dome!" ‘안하면 죽을 수 없고, 하다가는 죽을 가능성이 가장 큰 산행 중에 하나’로 알려진 Half Dome 산행 허가증을 막상 프린트 아웃하니 두려움의 긴장과 흥분의 설레임이 내 마음에서 교차한다. Half Dome정상은 해발 8,846ft( 2,696 m), 발품 높이 4,737ft(1,447m)이고 마지막 섹션 400ft.(120m)은 전설적인 화강암석으로 말 그대로 Half Dome이다. 산행 안내서에 따르면 길이는 왕복 14마일에서 17마일, 당일 소요시간 10-14시간이다. 들머리에서 9월 14일 당일 이른 새벽, Yosemite Valley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Oakhurst 숙소을 떠나 Trailhead에 도착하니 오전 4:30분이다. 아직 깜깜한 이른 새벽이다. 머리에 Headlamp를 걸치고 불을 밝히며 첫 걸음을 내디디니 참으로 감개 무량하였다. 언제부터 꿈꾸며 걷고 싶었던 길이었던가? 미서부에 있는 미대륙 최고봉과 만년설 산도 오른 경험이 있었어도 이상하게도 그 때보다도 더 긴장되고 한편으로는 더 흥분되었다. 아마 충분하지 않은 예비 훈련과 나이 탓이 두려움을 가지게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에 산을 찾다가 구도자의 자세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산을 배우게 된 것은 구도자가 되고나서가 아니었다. 산을 찾고 찾다 보니, 산행을 통해 이 세상에는 '우연'이 없다는 그 분의 거룩과 섭리를 배우고 나서 나름대로 구도자가 되어 가고 있으니 감사하고 흥분하게 되었다. 두 개의 폭포를 지나며 Half Dome을 향하는 길에는 강력하고 격렬한 폭포, Vernal Fall과 Nevada Fall를 만난다. 비록 84층의 Empire State Building계단의 두 배를 오르는 발품이 필요하긴 하지만(600 이상의 자연석 계단), 그 보상은 노력한 만큼의 훨씬 이상이라고 말해지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 깜깜한 이른 새벽인 관계로 두 개의 큰 폭포와 메세드 강을 따라 펼치지는 Yosemite Valley의 경관, Vernal Fall 정상에서 317ft. 아래로 쏟아지는 숨막히는 전경은 애시당초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Mist trail을 따라 자연의 거대한 계단을 오르며 그 흐르는 강력한 물소리에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이내 행복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필자가 섬기는 신은 시각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계시하지 않고, 철처하게 소리로 자신을 계시하시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엄청난 물소리 가운데서 그 분의 음성을 들으려고 애를 썼고, 그럴수록 그 분의 거룩함을 눈으로 뵈옵는 것 같았다. 어느새 두 번째 폭포인Nevada Fall 정상에 다달았다. 출발 지점에서 3.4마일 떨어져 있는 이곳에 서니, 더 이상 Headlamp는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날은 환해 졌다. 걷는 이들도 거의 없었다. 그곳, 594ft.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의 우뢰 같은 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그 거대함을 눈으로 목도하며 그야말로 경이로운 아침을 맞게 된 것이다. 오래 머물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Half Dome Cables에 많은 이들이 들어 닥치기 전에 도착하여야 유리하다는 압박감으로 그 유혹을 뿌리치고 계속 걷던 길을 재촉하였다. Subdome으로 가는 길 Nevada Fall 정상 이후부터는 평탄한 Meadow의 길이었다. Little Yosemite Campground를 지나자 Sequoia로 명명된 거인 나무 숲을 통과하며 오르막을 경험하였다. Half Dome까지 2마일이라는 표시판이 보인다. 아직도? 힘을 내자! 곳에 따라 Half Dome이 나무 사이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 분께서 힘을 주시는 방법이다. 자세히 보니 Cables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보였다. . Subdome에 오르는 계단 길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아 감사했다. Sierra-Nevada 산맥의 파노라마가 절벽과 깊은 U-계곡과 햇빛을 받아 더욱 빛을 발하는 화강암 봉우리들을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Half Dome 정상에서 Subdome의 상단에서 Half Dome의 경사와 Cables어느 정도인지를 가까이 볼 수 있었다. 시간은 오전 10시를 막 넘고 있었고, Cables에는 적은 수의 사람만이 매달려(?) 있었다. 등산화 끈을 다시 고쳐 매며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마침내 Cables를 잡았다. ‘발로 걷는다기 보다는 팔의 힘으로 온 몸을 당겨야 하는 곳으로 알려진’ 매우 가파른 그 곳을 통과하느라 힘이 들긴 들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앞 뒤로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짧게 쉴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정상에 도착해보니 약 40분 정도 사투를 벌인 것 같았다. 정상에서 약 30분 이상을 머물면서 그 분께서 창조하시고 연출하시는 경이로운 세계에 감탄에 또 감탄 하였다.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 가득하였으나 더 많은 사람들이 Cables에 도착하기 이전에 하강하면 좋을 것 같아 아쉬운대로 하산을 결정하였다. 아마 청년 시절, 특전사 군대 훈련 경험이 적용된 듯, 하강은 생각보다 휠씬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 Yosemite Valley로 돌아 오는 길 올라왔던 Mist Trail그대로 되돌아 가서 Vernal Fall을 육안으로 목격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침 그 날은 오전 6:00시-오후 4:00까지 그 길이 닫혔기 때문에 갈 수는 없었고, 1.5마일을 추가해서 걸어야 하는 JMT 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보통은 경관과 난이도 때문에 Mist Trail로 오르고 JMT로 내려온다고 했다. 그러나 후회는 없었다. 오히려 기뻤다. 그 길로 내려 오면서 약 1 mile 정도 줄곳 Half Dom의 반대편과 Nevada Fall의 경이로운 경관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남은 길은 더 빨리 산행을 마무리 하기 위하여 조깅을 하도록 유혹할 수 있는 안정적인 스위치백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느릿느릿 걸으며 오늘의 산행이 내게 무슨 의미를 부여했나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Half Dome을 바라볼 때, 예전에 보던 방식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자리에 수 천년 동안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천둥을 치거나 벼락이 떨어지거나 변함없이 그대로 서 있는 Half Dome이지만, 내가 변하니 그 Half Dome도 새롭게 보이며 내게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제 이 세상도 세상이 변하기를 기대하기 보다, 내가 먼저 변하여 희망과 평안의 시각과 방식으로 보아야 하지 않나?’하는 마음을 다져본다. 예언을 하나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이 산행을 하고 나면 다시는 Half Dome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결코 보지 않게 될 것이다. “ 산행 당일 한 주 전에, 이곳은 100도를 넘는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었다. 그러나 그 날은 75도에 아주 맑은 날씨였다. 필자를 그 곳으로 초대하신 그 분께서 도우신 것이 분명하다. Trailhead로 돌아오니 오후 3시이다. 이는 나의 산행 역사에 있어 기억에 남을 큰 성과와 기쁨이었다. 그 분의 거룩함을 뵈옵고, 그 분을 거룩을 배우게 된 성일이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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