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핵심광물 탑재 전기차 세액공제 배제
인플레 감축법안서 '우려국가'에 불이익
비우려국가도 미국내 생산비중 높여야
보스톤코리아  2022-08-08, 23:32:44 
충전 중인 전기차
충전 중인 전기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상원이 지난 7일(현지시간) 처리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서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탑재한 전기차에 대해선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외신과 소식통 등에 따르면 상원은 기후변화 대응, 보건 확충, 부자 증세 등을 골자로 한 700쪽이 넘는 이 법안에 전기차 확대를 위해 세액공제와 관련한 조항을 담았다.

차량 구매자에게 차종에 따라 일정 기간 최대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부여하되 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의 요건을 부가한 것이다.

우선 우려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켰는데, 이는 중국을 겨냥한 조처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닝더스다이)이 타격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상원 법안에는 비(非)우려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라 하더라도 ▲ 미국에서 전기차가 조립·생산될 것 ▲ 배터리와 핵심광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두 조건을 충족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조항도 있다.

구체적으로 배터리의 경우 2023년까지 구성요소의 50%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된 것을 쓰도록 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는 이 기준을 80%까지 끌어올리도록 했다.

핵심광물은 미국산 비율을 2023년까지 40%를 시작으로 매년 10%포인트씩 올려 2027년부터는 80%에 도달하도록 했다.

이런 조항은 배터리와 핵심광물에 경쟁력이 있는 중국을 겨냥하는 동시에 미국 내 제품 및 소재 생산을 늘리겠다는 미국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한국 기업에는 기회와 부담 요인이 상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배터리의 경우 최대 경쟁 상대인 중국을 정조준한 미국의 조처로 인해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지만,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그만큼 미국 내 생산비율을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전기차의 경우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만 세액공제 대상이어서 한국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완성차는 공제 대상이 아니다. 미국 내 생산 전기차에 비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제시해 실제 전기차 생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

외신들은 미국의 완성차 업계 또한 배터리와 핵심광물 요건이 까다로워 상원 법안에 제시된 일정대로 미국산 비중을 높이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도 전했다.

미국 하원의 다수당인 민주당은 가능하면 이번 주중 이 법안을 하원에서도 처리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위해 백악관으로 송부할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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