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닭 이야기
보스톤코리아  2007-08-12, 17:17:07 
삼복(三伏)에 보양식은 옻닭이 최고라는데...,
우연찮게도 지난 모임 때에는 아는 두 선생님과 함께 옻닭 집을 찾게 되었다.

가까이 지내는 아는 선생님께서 잘 알고 지내시는 지인이 계시다고 소개를 해주셨다. 일정이 바쁜 관계로 그만 그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하고 일정에 쫓기며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인연이었을까.
아는 선생님과 그 외의 분들과의 약속이 같은 지방에서의 모임으로 이루어졌다. 지난번 일러주신 그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해 못내 송구하고 서운했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럼, 그 선생님께 연락을 해서 만나야지!" 하신다. 절친하게 지내고 계시다는 두 선생님의 흔쾌한 약속이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번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그래, 어디서 무얼 먹으면 좋을까?" 하시는 두 선생님~!

처음에는 '횟집에서 만나면 어떻겠는가?' 했지만, 저녁 시간 찾아보니 마땅치 않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만난 곳이 '옻닭' 집이었다.

옻닭(옷닭)집에 들어서니 시원한 물과 주문안내판이 나온다. 이 집에서 제일 맛있는 것으로 달라고 얘기를 마치며 이런저런 얘기가 시작되었다.

조금 후에는 조그만 접시에 알약처럼 하얗게 생긴 것이 나온다. 두 선생님과 나는 서로를 마주 보며..., "이 약은 옻이 쉬 오르는 사람들이 먼저 먹는 약인 게야?" 하고 웃었다.
조금 후, 주인이 하얀 알약 접시에 물을 붓는다. 깜짝 놀라는 순간이었다. 부풀어 오르는 알약은 글쎄, 물수건으로 둔갑을 하지 않는가. 아찔한 순간, 큰일 날뻔 했네~~

이렇게 옻닭 집에서의 얘기는 시작이 되었고, 두 선생님을 모시고 나누는 얘기는 무르익었다.

사실, 얘기도 얘기려니와 맛있는 옻닭은 그만 '옻이 오를까?' 했던 두려움을 잊게 하고 말았다. 그렇게 두 어른과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며칠 전, 5박 6일의 깊은 산사에서의 '묵언 수행'은 처음 경험했던 탓일까, 몸이 많이 힘겨운 상태였다. 돌아오던 날, 선배 언니와 나는 찜질방에서 쉬면서 오랜만에 때도 밀고 마사지도 받았다. 머리에는 피로를 풀어주는 '특별한 오일'을 발라준다는 얘기에 그렇게 해달라 맡겨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며칠 후, 머릿속이 간질거린다.
가끔 화장품을 바꾸거나 할 때도 향 때문에 부작용이 있던 터라 별 생각 없이 그 '특별했던 향'이 내게는 무리였나 싶었다. 어찌, 이리도 무지할 수 있었을까.

엊그제야 알았다. 머릿속이 가렵고 진물이 오르고 꾸둑꾸둑 해오던 이유를...,
아는 시인님과 얘기를 하다가, 옻닭을 맛있게 먹었노라고...,
함께 '물수건' 얘기까지...,

"옻이 오르지 않았느냐?"하고 물으시는 그분 덕에 "글쎄요?" 하며 답을 하는데...
갑자기 머릿속 가려움이 떠올랐다.
"맞아, 맞아요!" 하며 그 가려움의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 이 무지를...,

음,
한 번 더 먹고 싶다.
옻닭의 그 감칠맛이 그립다.
머릿속의 가려움을 잊어버릴만큼...,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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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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