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의 낙태인정 전력 다시 구설수에


지난 5일 데스 모인스(Des Moines, Iowa)에서 공화당 대선후보들의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이라크전, 의료보험, 민주주의, 낙태 등의 문제가 주요 논의 대상이 되었다.
이 날 있었던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는 몇 일 전 있었던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와 여러모로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대부분의 공화당 대선후보들은 파병증대가 이라크 내의 평화를 되찾을 것이라며, 철군을 주장하는 민주당 후보들을 비판했다. 공화당 후보들은 전쟁 초기에 미군이 이라크에 확실히 평화를 가져다 주었음을 강조하며 전쟁을 포기하는 것은 실수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맥케인 의원은 "(우리의 군대는) 훌륭한 업적을 만들고 있고,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결코 전쟁을 포기하는  시점을 설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나약함과 부드러움을 가지고 평화를 얻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며 철군을 반대했다. 공화당 후보 중에는 오직 론 폴(Ron Paul)만이 "우리는 이 전쟁에서 지고 있다"며 철군을 주장했다.
이 날 공화당 후보들은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오바마 의원의 최근 발언은 공화당 대선후보들의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오바마는 민주당 대선 토론회에서 적대국가 지도자들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을 한지 몇 일 지나지 않아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파키스탄에 테러리스트 집단을 찾기 위해 파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롬니 전 MA 주지사는 "그는 한 주에 평화주의자에서 핵전쟁 옹호론자까지 왔다갔다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비록 대부분의 후보들이 이라크전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았지만, 의료보험이나 낙태문제에 있어서는 서로를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롬니는 MA 주지사 당시 낙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다시 한 번 곤욕을 치뤄야 했다.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상원의원은 롬니가 낙태에 대한 입장
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브라운백은 최근 아이오와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롬니가 낙태를 지지한 전력이 있음을 공공연히 비난해왔다.
롬니는 토론회장에서 다시금 자신을 비판하는 브라운백을 굳은 얼굴로 바라 보고는 "나는 결코 낙태를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단지 나의 위치가 실제적으로 낙태를 지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롬니는 주지사로서 낙태를 옹호하기는 했지만, "나는 내 위치가
바꼈다고 계속해서 말해왔다"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전반적으로 공화당 대선후보들은 현 대통령인 부시나 의회에 진출해 있는 공화당 의원들과 자신들의 차이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 대선후보들의 이러한 태도는 현정부를 지나치게 비판하다 보면 보수층을 자극하여 오히려 표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유아의료보험 확대 등의 현안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공화당 대선후보들이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발동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진혁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