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 한, 그녀에게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신영의 세상 스케치 818회
보스톤코리아  2021-11-22, 12:24:09 
만남, 만남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또한 자주 얼굴을 마주하지 않더라도 그 한 사람에 대한 기억과 추억은 가슴에 남는다. 몇 년 전 한 모임에서 샌디 한(한성경) 동생을 만났다. 모습은 수수하고 수더분한 차림에 눈빛이 맑아 좋았다. 뭐라 할까. 그저 사람을 좋아하고 따뜻한 느낌의 여자였다. 그렇게 만남의 숫자가 더해질수록 편안하고 좋은 사이가 되었다. 같은 교회는 아니었지만, 감리교회의 여선교회 모임(KUMC)에서 서로 일을 맡아 하며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의 만남은 추억을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러 사람이 시작한 모임에서 서로 마음이 맞는 몇 여자들이 더 가까운 관계를 맺으며 언니 동생으로 편안한 만남을 이어갔다. 서로 경쟁하며 이해타산 따지지 않고 성격이 차분한 몇 사람들이 모여 삶의 한 부분을 색칠하게 되었다. 삶의 일상을 편안히 앉아서 차를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그렇게 말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가족들과 지내고 취미생활을 하고 봉사를 하며 서로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화들짝 거리며 지내게 되었다. 우리네 삶이 뭐 그리 특별할 것이 있겠는가. 오늘 하루 감사하면 최고이지 않던가.

지난 11월 7일(일) 저녁 캠브리지의 매사추세츠 애비뉴에서 아주 기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동생(샌디 한)이 '하버드홈리스미션'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늘 따뜻한 미소와 성품으로 곁에 좋은 친구와 언니들이 많은 사람이다. 여러 자녀도 훌륭하게 키우고 있으며, 남편의 내조도 잘하고 있어 곁에서 칭찬을 많이 해준다. 아버지가 목사님이셨는데, 몇 년 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그때 많이 힘들어했는데, 결국 아버지의 길을 따라 이처럼 '홈리스 사역'을 감당하는가 싶었다.

'하버드홈리스미션'은 2009년도에 이원경 씨와 한성경(샌디 한)씨가 함께 시작했었다. 그리고 이원경 씨가 2020년 1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제단(하버드홈리스미션)을 만들었다. 하버드홈리스미션은 렉싱턴, 벌링턴, 벨몬트, 앤도버, 노스앤도버, 메뚜윈 등 여러 지역 학교 학생들과 한국교회 학생들,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다. 학부형 봉사자 중 문혜빈 씨가 많은 도움을 주어 함께 일하고 있다. 일주일에 2회 정도를 하고 있으며, 노숙자들과 불우이웃들에게 음식을 담은 사랑의 바구니(care kit)를 만들어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도 뉴잉글랜드 지역의 11월은 집이 없는 홈리스들에게는 더욱더 추운 겨울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저녁에도 30여 명의 봉사자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양손에 물품들을 들고 큰 물품들은 봉사자 아빠들이 자동차로 이동을 하면서 이불, 재킷, 장갑, 모자, 목도리, 그 외의 물품들을 홈리스들에게 나누고 있었다. 이곳 거리에 추위로 떨고 있는 이들과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물질을 함께 나누는 어린 손길들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가 차올랐다. 11월 초 저녁 날씨는 쌀쌀했지만, 마음은 훈훈해졌다.

샌디 동생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곁에서들 대리만족이라고 해야 할까. 그저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몇 년 전부터 자녀들을 이끌고 함께 하버드 스퀘어와 매스 애비뉴 등을 돌면서 음식을 나누고 물품을 나누고 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이제는 청소년 학생들에게 봉사의 시간을 마련해주고 열악한 환경에 있는 노숙자들과 마주하며 새로운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마음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이 모두가 감사라고 고백하고 말았다. 

처음에는 샌디 동생의 봉사활동을 보면서 곁에서 가끔 응원의 메시지와 박수를 보내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하버드홈리스미션(HHMI)'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고 싶은 마음에서 참여를 했다. 무작정 남이 도우니 나도 돕는다는 그런 식의 크리스마스, 이스터 무슨 때가 되어 돕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그저 한 번 돕는 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고 제대로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날의 노숙자들과 만나며 나는 HHMI 봉사자가 되었다. 샌디 한, 그녀에게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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