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스카 크루즈 여행을 다녀와서...
신영의 세상 스케치 807회
보스톤코리아  2021-09-06, 11:48:30 
얼떨결에 기분 좋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늘 마음속에 한 번 정도는 알라스카에 다녀오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여행의 이야기가 시작되어 다녀오리란 생각을 못 했었다. 한 두 달 전 아는 지인께서 한 카톡의 공간에 알라스카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관심 있으신 분은 연락을 하라는 얘기를 남겼다. 여행을 함께 다닐 정도의 관계는 아니었기에 이 여름에 추운 알라스카에 한번 가면 좋겠다 싶었다. 그저 혼자 생각했었다. 그런데 가깝게 지내는 언니가 이번 알라스카 여행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귀가 번쩍 뜨여서 그렇게 결정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그럼 언니가 간다면 나도 함께 따라가고 싶다고 얘길 전했다. 보통 그룹 여행에서 방을 혼자 쓰는 것보다는 가까운 사람이 함께 쓰면 여행비도 절약이 될뿐더러 심심치 않고 좋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언니는 함께 하는 짝꿍이 있다고 하니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다가 30년이 넘도록 가깝게 지내는 오랜 어른이 떠올랐다. 연세가 일흔일곱이시니 이제 크루즈 여행을 몇 번이나 더 가실까 싶어 여쭤보았다. 함께 가시면 저도 좋을 것 같다고.

그렇게 해서 정말 취미와 나이와 상관없이 '알라스카'만 생각하고 함께 떠난 여행이었다. 처음 여행을 계획했던 언니는 한국에서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 그리고 미국에 사는 친구 두 부부와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 가족도 아닌 우리는 편안한 이웃으로 만나 50대 중반을 넘은 나와 60대 중반에 오른 가깝게 지내는 언니와 70에 오른 언니 그리고 일흔일곱이 되신 어른과 함께 넷의 '알라스카' 크루즈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가족도 아닌 우리가 이렇게 나이 차를 뛰어 넘어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함께 했다.

새벽 3시에 집에서 출발해 로건 공항에서 5:45 출발 7:25분 시카고에 도착했다. 다시 시카고 미드웨이 공항에서 8:25분 출발 10:55분에 시애틀 타코마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Norwegian Cruise Line을 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찾아 타고 2,500여 명의 여행객들이 북적이는 곳에 도착했다. 도착한 것이 끝이 아니었다. 코비드 테스트를 위해 순서순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기 전 72시간 이내에 코비드 테스트를 했는데, 또다시 도착하니 테스트를 하는 것이 아닌가. 여기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지불된 여행비를 돌려받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알라스카는 미국 땅이라지만, 참으로 멀리 있지 않던가. 특별히 우리가 살고 있는 동북부에서는 말이다. 시애틀에서 배를 타고 2일 밤을 간 것 같다. 참으로 망망대해에 떠 있는 작은 배 그리고 출렁이며 달려들었다 부딪히고 떠나버리는 파도와 파도 소리 뿐이었다. 이미 배에 올랐으니 어쩌랴. 그저 내가 느끼고 누릴 수 있는 만큼이 내 것이려니 생각했다. 그렇게 이틀 밤을 가서야 알라스카에 도착했다. 3일째 되는 날 Icy Strait Point에 도착해 높은 산을 올라보았다. 기차를 타고 오르는 여행객들도 있었고, 벤을 타고 오르는 여행객들도 있었다.

알라스카의 작은 섬마을 여러 곳을 들러 이것저것 구경을 할 수 있었다. Discover Skagway, Make New Frends in Juneau, Mysterious Ponds Formed a Retreating Glacier, Say Hello to Ketchikan 작은 도시였지만, 그곳마다의 특색이 있어 좋았다. 길을 따라 걸으며 구경도 하고 미지엄에 들러 그들만의 민속과 토속적인 오랜 생각과 꿈들과 사상을 잠시나마 읽고 돌아올 수 있었다. 여행 가방을 챙기며 '알라스카'는 춥겠다는 생각에 있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하루는 날씨가 화창했고, 하루 정도만 조금 추웠다.

여행 중 기억에 남는 곳은 Glacier이었다. 우리가 막 도착했을 때 저 멀리에 그래시어 빙하가 보이는 것이었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때마침 빙하를 바치고 있던 짙푸른 산에 신선이 놀다 금방 떠났을 법한 구름이 산허리에 띠를 하얗게 두르고 우리를 마중하고 있지 않은가. 참으로 장관이었다.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 앞에 그만 작은 피조물인 나를 생각했다. 우리 모두는 어린아이처럼 뛸 듯이 기뻐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바로 그 자리에 그 순간에 우리가 있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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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의견목록    [의견수 : 1]
JB257
2021.09.09, 08:42:28
글을 너무 잘쓰셔서 제가 다녀온것같네요. 감사.
IP : 68.xxx.21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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