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아시안 증오(Anti-Asian Hate)
신영의 세상 스케치 790회
보스톤코리아  2021-05-03, 11:18:17 
지난 4월 26일(월) 오후 1시에 Global Ministries(The United Metholdist Church),<한인목회강화협의회> 주최로 2021 KMP 웨비나가 화상으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미 서부와 동부 각 지역의 LA와 뉴욕, 뉴저지, 보스턴 지역의 목회자들이 많았으며 80여 명의 많은 한인들이 참석한 귀한 시간이었다. 이 문제는 그저 한인 문제가 아닌, 아시안들의 공통적인 문제이며 우리 자녀들이 2세 3세가 되어도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무엇인가 우리가 함께 당면한 문제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풀어나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발표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 소그룹으로 나뉘어 서로 삶에서 격었던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이민은 온 지 40여 년이 지나 미국 시민권을 갖고 코리안-아메리칸으로 살면서 언어적인 면에서도 별 불편함 없이 지냈는데, 결국은 얼굴색과 얼굴 모양이 유색인종임을 깨닫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종차별'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가. 그리고 또 그것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 필요한가. 이런 질문을 서로에게 던지고 묻고 대답하며 내 속 깊이에 있었던 뭉클거림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인들만의 일로 생각할 수 없으며, 아시아인들이 함께 의논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바로 함께하여 힘을 키우는 일만이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다민족이 살아가는 미국 땅에서 '소수민족'이라고 말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아니던가. 무엇보다 각 개인이든, 교회이든, 사회 밖에서 다른 타인종들과 함께 화합하는 길만이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를 지킬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여러 타인종들을 구별하지 않고 친구로 사귈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차이'는 인정하지만,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나는 다른 소수민족 타인종들에게 배타적인 생각과 행동을 한 적이 없었는가. 지금 '피해자'인 내가 어느 누군가에게는 '가해자'가 된 때가 있지 않았을까. 이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의 삶의 가치관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다른 타인종에 대한 생각은 어디쯤에 와 있는 것일까. 타인종 뿐만이 아닌, 타종교, 성소수자에 대한 나의 편견은 또 어떠한가. 이 모든 것들은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해보아야 할 삶의 과제이다. 

뉴저지에서 목회하는 한명선 목사의 나눔 중에서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침묵'을 선택했더니, '침묵'을 강요당했다. 참으로 가슴에 울리는 얘기다. 미국 전역에서 뉴스를 통해 마주했지만, 무참히 짓밟힌 인종차별의 흔적과 상처들 그리고 그 가족의 아픔과 슬픔과 고통들을 말이다. 남의 일이 아님을 또 새삼 깨닫는다. 처음에는 '침묵'하고 싶었다. 다른 타주에 비해 매사추세츠주는 조용한 상태인데, 괜스레 문제를 문젯거리로 만들어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말자'라고 생각을 거듭했던 비겁한 내 모습에 부끄러움마저 든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단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문제를 문제로 바라보다가 그 문제에 빠지지 말고, 제대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전문성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화된 '인종 의식' 문제를 바로 알고, 혹여 인종차별에 대한 경험이 있어 상처가 되었다면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고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든, 그렇지 않으면 교회(그 외의 종교 포함)의 목회자나 그 외의 상담자들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해야 될 것이다.

온 세계가 펜데믹 상황으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문제는 어느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앞으로는 사회적인 더 큰 문제들로 표출될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한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와의 관계나 부모와 자녀 간에도 서로에게 더욱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시간이 허락되는 한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면 더없는 내담자가 되고 상담자가 되고 몸과 마음의 힐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생명의 존엄과 존중'이 필요한 때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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