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의사가 테러리스트 - 너희를 치료하는 사람이 너를 죽일 것이다
보스톤코리아  2007-07-15, 22:57:57 
테러리스트의 엘리트화?
테러리스트, 중산층 고학력이 많다


테러리스트라면 총을든 호전적인 알케에다를 상상하지만 사회에서 엘리트로 살아가고 있는 의사까지 테러리스트로 변신하고 있는 등 테러리스트의 엘리트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Glasgow) 국제 공항으로 화염에 휩싸인 SUV 한 대가 돌진해 영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테러의 공포에 다시 한 번 몰아 넣었다. 이번 테러는 6월 29일 런던 시내에서 폭발물이 장착된 차량 2대가 발견 된지 하루 만에 일어났기 때문에 많은 영국인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러나 29일과 30일 양일간 영국에서 있었던 테러 시도가 국제사회의 큰 논란거리가 된 것은 8명의 테러 용의자 중 6명이 의사라는 소위 특권층에 속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글래스고 국제 공항의 테러를 시도했다가 현장에서 잡힌 빌랄 압둘라 (27)는 그야말로 이라크의 '특권층' 출신이다. 그는 아버지가 의사로 근무했던 영국 버킹엄셔의 에일즈베리에서 태어났고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자라났다. 그는 바그다드에서 수영과 하이킹을 즐기고 회원제 사교클럽의 멤버로 활동을 하는 등 특권층으로서 혜택을 누리며 성장했다. 2003년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된 압둘라는 2004년 영국으로 건너와 케임브리지와 글래스고 병원에서 진료를 해왔다.
그러나 전쟁으로 말미암은 참혹한 이라크의 현실은 압둘라의 마음에 분노를 쌓아가게 했다. 이라크에 남겨진 가족과 친구에 대한 걱정과 종파간의 분쟁에 휘말려 살해된 친구에 대한 상실감은 압둘라가 이슬람 급진주의로 돌아서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와 오랜 기간 교류해 온 시라즈 마헤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지하면서, 영국군과 미군이 살해되는데 기뻐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압둘라와 같이 특권층에 속하는 의사들이 왜 테러를 시도하게 되었을까? 30일 글래스고 공항에서 테러가 일어난 직후 영국 경찰은 이 날의 테러와 이라크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의 연관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이들의 테러 계획이 치밀하지 못했고 폭탄 제조 방법이 허술했다는 점 등을 미루어 알카에다의 지령을 통해 이들 의사들이 테러를 감행했다는 가설은 그다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가디언>지에 의하면 영국 경찰은 이들이 직접 알카에다의 지시를 받았다기 보다는 미국과 영국을 비난하는 알카에다의 구호에 동의해 자발적으로 테러를 감행했을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테러 용의자들이 의사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테러리즘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왜 이슬람 사회에서 특권층에 속하는 이들이 테러리스트가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5일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의하면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범들의 대부분이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고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미 국무부에서 '요주의 인물로 분류한 테러리스트들의 대부분이 빈곤국 출신들이 아니라 정치적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 출신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동지역에서 행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학력이 높은 응답자일수록 서방 세계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프린스턴 대학의 앨런 크루거 (Alan Krueger) 교수는 "테러의 원인은 빈곤이나 무지가 아니라 자유와 정치적 권리에 대한 탄압"이라고 진단하면서, "평화적인 저항 수단이 상살 되었을 때 반체제 인사들은 테러를 그들의 전술로 삼는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 정부는 이들 의사 출신의 테러범들이 영국에 들어오기 이전에 이미 테러조직에 가담이 되어 있었는지 아니면 영국에서 생활 중에 극단주의자로 돌변했는지에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약 테러범들이 영국에서 생활하기 이전부터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다면, 외국인 입국심사를 강화시킴으로 테러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영국에 들어와서 테러조직을 형성했다면 영국 사회에서 무슬림들이 경험한 인종, 정치적, 종교적 문제가 테러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과 복잡성은 더욱 커진다.
테러리즘 전문가인 비버리 로즈 (Beverli Rhodes)는 <U.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테러범들이 은둔할 수 있는 "합법적 방패막"이 되고 있으며, 글래스고 공항의 테러는 "테러 조직이 국가에서 예산을 받는 의료 시스템 내에서 자라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실재 영국 런던과 글래스고 공항 테러의 8명의 용의자 중에 2명은 미국의 병원에서 근무하기 위해 미국 의료계와 접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의사 중 1/4이 미국 외의 국가에서 의학 교육을 받았으며, 2006년에 미국 병원 근무를 지원한 외국인 의사는 10,000명 넘는다고 한다. 이 들 외국인 의사 중에 30% 이상이 인도와 파키스탄 출신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 국가의 고학력자와 중산층이 미국이나 영국으로 들어와 이슬람 극단주의로 돌변할 경우 그들의 테러 시도를 예방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진다.
바그다드에서 알카에다의 지도자를 만난 영국 국교회 신부에 의하면 알카에다는 앞으로 계속하여 미국과 영국을 테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알카에다의 지도자는 신부에게 "너희를 치료하는 이들이 너희를 죽일 것이다 (Those who cure you will kill you)"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고, 이 말은 글래스고 공항의 테러를 기점으로 현실화 되고 있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보스톤 성인대학 첫 강의 2007.07.15
창단식 후 첫강의 관심 모아져 지난 5월 사회봉사와 교육을 기치로 내결고 출범한 보스톤성인대학(학장 윤희경; Boston Asian American A..
홍진섭 RI한인회장 홀인원 2007.07.15
로드아일랜드 한인회장 홍진섭씨가 7월 6일 프로비던스 소재 트릭스 메모리얼 골프코스에서 큰 아들 일표(12), 둘째 기표(5) 등과 라운딩 도중 4번홀 184야드..
NEKGA CUP 골프대회 구본재씨 우승 2007.07.15
60여명 참가, 숙녀부 챔피언은 최순용씨 지난 7월 4일 드래컷(Dracut, MA) 소재 Meadow Creek G.C. 골프장에서 열린 제 2차 NEK..
영국의 의사가 테러리스트 - 너희를 치료하는 사람이 너를 죽일 것이다 2007.07.15
테러리스트의 엘리트화? 테러리스트, 중산층 고학력이 많다 테러리스트라면 총을든 호전적인 알케에다를 상상하지만 사회에서 엘리트로 살아가고 있는 의사까지..
부시의 쓸쓸한 61번째 생일 잔치 2007.07.15
▲ 61번째 생일을 맞아 워싱턴 내셔널스와 시카고 컵스의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 낮은 지지율에 정치적 영향력마저 감소 지난 7월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