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우미인虞美人 |
보스톤코리아 2020-11-09, 12:01:13 |
몇년전이다. 펼부채를 선물받았다. 같이 일하던 중국인 동료가 줬던 거다. 부채엔 한시가 적혀 있었다. 당나라 마지막 임금이었던 이욱의 사詞였다. 한시를 읽어낼 깜냥은 아니었다만, 해독하고자 했다. 그리움과 아쉬움을 담아냈으리라 읽는다. 봄꽃이며 가을달은 언젠가 질텐데 그 많은 지난 일은 얼마나 아는가 어젯밤엔 누각위로 봄바람 스쳤는데 달이 밝아 고개돌려 고국을 볼순 없었네 빨간 난간 옥섬돌이야 여전하련만 붉고 맑던 얼굴은 변했을 게고 묻노니, 시름은 얼마나 컸던가 동녁으로 흐르는 봄강물과 같을 터. (이욱, 우미인) 이욱은 어영부영 임금이었던 모양이다. 현명하고 지략있는 군주는 아니었다는 거다. 오히려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했던가. 나라는 망했고 시詩와 사詞만 남았다. 제목 역시 평범하지 않다. 망해가는 나라를 아쉬워 했던 걸까? 우미인이라 했기 때문이다. 우미인은 초한지에 나온다. 항우의 애첩 이름인데 초선이라 부른다고도 했다. 절세 4대 미인중 하나이다. 얼마나 대단했으면 달도 부끄러워 얼굴을 가린다는 폐월閉月이다. 한편 항우는 역발산 기개세라 했다. 힘이야 천하 장사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유방에게 졌고, 우미인도 잃었으며 나라마저 망했다. 항우 역시 지략은 시원치 않았던 거다. 조선에도 그런 임금이 있었다. 선조임금이 그러하다. 임금의 글씨는 발군이라 했다. 오죽하면 명필 한석봉에게 글씨가 허접하다 질책했을까. 하지만 선조는 외환外患 임진왜란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글씨야 탁월히 잘 썼다만 정치와 외교와 국방에선 젬병이었던 거다. 이순신과 유성룡과 쟁쟁한 장수와 참모와 대신大臣들이 있었던 건 불행중 다행이다. 동쪽으로 흐르는 강은 장강이다. 중국에겐 젖줄이다. 지난 여름, 장강이 넘칠지 모른다고 했다. 한국엔 한강이 있는데, 수위가 한동안 빠르게 높아만 갔더랬다. 보스톤엔 챨스강이 동으로 흐른다. 가을이라 그런가 보다. 부쩍 고향생각이 났다. 몇자 졸문을 지어 아쉬운 마음만 달랜다. 거기를 떠나사 고향으로 가시니 (마가 6: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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