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어처구니 |
보스톤코리아 2020-08-24, 11:04:24 |
세상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자주 일어 난다.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보수 할적이다. 사리함에서 유리병이 나왔다고 했다. 그런데, 귀하디 귀한 보물 유리병을 깨뜨렸단다. 운반도중이었는데 부주의였다. 이번엔 안압지에서 이다. 연못 바닥을 청소 할적에 유물이 다량 발굴되었단다. 물에 젖은 목제 주사위도 그중 하나였다고 했다. 그런데, 불상사가 일어났다. 주사위는 말리느라 전자렌지에 넣었는데, 과열로 홀랑 타버렸다는 거다. 황당하다 해야 하나 어처구니 없다 해야 할까. 어처구니란 말은 재미있다. 맷돌에 붙은 나무 손잡이를 말한다. 어원語源은 알수 없다. 맷돌은 곡식을 가는데 사용하는 석기石器인데, 이제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을터. 어느집 정원에 관상석으로 삼을 수는 있겠다. 맷돌과 콩국은 뗄레야 떼어 놓을 수없다. 요샌 믹서를 쓸 게다. 차라리 마켓에서 사다 먹을 수도 있다. 콩국수 시이다. 맷돌에서 나오는 모유같은 콩국을 찬 우물물에 타서 삶아 건진 칼국수를 메운 위에 오이채를 얹어 먹는 구수하고 서늘함이 흐르는 땀을 빨아들이고. … (최진연, 콩국수 중에서) 우리집에도 맷돌이 있었다. 비지를 해서 먹는 날이면, 어머니는 맷돌을 내왔다. 콩을 불려 갈아야 하기 때문이다. 맷돌을 돌리는건 내 몫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우리집엔 맷돌 삼각 받침대가 없었다. 맷돌은 받침대위에 놓여 있어야 쉽게 윗돌을 돌릴 수있는 거다. 삼각대 없는 맷돌로 콩을 가느라 땀깨나 흘렸다. 우리집 맷돌엔 어처구니는 붙어 있었다. 어디 맷돌뿐이랴. 절구방아, 디딜방아, 연자방아와 물레방아도 있었다. 물레방앗간도 있다. 맷돌이 신석기시대 문화라면, 물레방앗간은 한걸음 더 나간 진보라 해야 겠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도 나온다. 봉평 허생원이 연분났던 곳도 물레방앗간이었다. 짐작컨대, 신라시대에도 어처구니 없는 일들은 일어났을 터. 하지만 맷돌을 깨뜨리는 건 쉽지만은 않다. 안압지에선 맷돌은 발굴되지 않았나? 요즈음도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사람이 맷돌이나 그 위짝을 전당 잡지 말지니 (신명기 24: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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