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속 Zoom Meeting에 적응하면서... |
신영의 세상 스케치 743회 |
보스톤코리아 2020-05-18, 11:08:28 |
두 달을 넘게 낯선 일상과 마주하며 답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언제쯤이면 나아질 것인가. 어느 때쯤이면 괜찮아질 것인가. 모두가 간절함과 기다림으로 있다. 집 안에서도 서로에게 신경 거슬리지 않도록 배려를 해가며 서로를 챙기며 지내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이니만큼 함께 도우며 이겨내야 하는 까닭이다. 가족의 건강도 염려되고 경제활동도 걱정되고 이 시간이 너무 오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다. 모든 일상이 너무도 낯선 상황에서 무엇부터 어떻게 추슬러야 할까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낯선 일상에 조금은 익숙해지고 있다. "주역의 원문을 찾아보면 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 역(주역)은 사물이 궁즉통(궁극에 달하면 변하고), 변즉통(변하면 통하고), 통즉구(통하면 오래간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하늘로부터 돕게 되니, 길하여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란 뜻이란다. 이를 단순히 해석해서 궁하면 통한다고 하는 건데 한자 궁(窮)은 곤궁하다고 할 때도 쓰이지만 궁구하다고 할 때도 쓰이는 한자라고 한다. 즉, 어려운 처지에 가만히 기다리지 말고 궁구하고, 변화하면 반드시 길이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의 활동이 단절되고 마주하기 어렵게 되니 서로 가까운 친구들이나 지인들끼리는 카톡으로 소식을 전하는 정도였다. 교회에서의 예배도 유튜브 영상예배로 드리게 되었고 서로의 안부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얼마를 지났을까. 교회의 '성경 공부' 시간에 Zoom Meeting에 초대를 받고 여러 교인들과 영상으로 공부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여선교회 활동에서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아주 좋다. 또한, 가족들 간에도 미국과 한국과 프랑스 각 도처에서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영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감사했다. 이 어려운 시기를 통해 잃어버린 것만큼이나 정신적으로나마 얻어지는 것이 많기를 바람으로 남겨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무서운 바이러스로 인해 그 무엇이라도 다 해낼 것 같았던 인간인 우리는 얼마나 많은 정신적인 고통과 육체적 축적된 피로에 시달리고 있지 않던가. 또한, 이 어려운 시기에 목숨을 잃은 가슴 아픈 영혼들과 그의 유가족들의 슬픔은 어떻게 위로해줄 수 있겠으며 위로받을 수 있겠는가. 앞으로 차차 나아지고 가라앉는다고 해서 지금 겪는 이 아픔과 슬픔과 고통이 쉬이 잊히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배려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우리 현대인들에게 지금까지는 앞으로 더 앞으로 전진만 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추고 있는 듯 뒤로 퇴보하는 느낌마저 들지 않은가. 그렇지만 지금의 이 시간은 쉼이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른다. 서로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앞만 보고 달려온 이 시점에서의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이토록 달음박질해 온 것인지. 나 자신과 깊은 내면의 나와 마주해보는 시간이면 좋겠다. 어쩔 수 없이 피해갈 수 없는 자리라면 멈춰서서 앉을 만한 곳을 찾아 잠시 쉬었다 가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경험하지 못한 낯선 변화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이도 있을 것이며, 아예 포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특별히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 한인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힘이 더욱더 강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 조국을 떠나 낯선 타국에서 뿌리내리고 몇십 년을 터전을 일구며 자리매김하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지금에 처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새로운 변화에 도망치지 말고 변화의 속도에 맞춰 한 발짝 한 발짝씩 딛고 디디며 나아가다 보면 오늘보다는 내일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변화 속 Zoom Meeting에 적응하면서 무엇인가 또 배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모든 것이 평안했더라면 찾으려 하지도 않았고 배우려 하지도 않았을 것들을 생각지도 못한 갑작스러운 변화에서 적응하려 애쓰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일러주는 것이다. 바깥출입이 적어지니 집 안의 일들이 눈에 하나둘 더 가까이 들어온다. 뒤뜰의 텃밭도 손길로 매만지며 흙내도 맡고 채소들의 모종을 사다 심으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어 또 감사했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시간)이라면 기꺼이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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