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78
화랑세기花郞世紀, 11세 풍월주風月主 하종夏宗(19)
보스톤코리아  2019-06-10, 10:46:57 
하종은 아버지 세종을 닮아 검소하였고 색사 또한 삼가했다. 윗사람을 공경하였고 아랫사람을 사랑하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 복종하지 않던 낭도들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하종의 진심을 알고 그에게 충성을 다 하였다. 그는 한명의 아내만 두고 살았는데 나중에 태상태후 사도가 대원신통 인맥姻脈의 약화를 염려하여 은륜공주를 하종의 아내로 삼게했다. 은륜은 진흥왕과 왕비 사도의 막내딸이다. 처음에는 진평왕의 후궁으로 있다가 왕의 총애를 잃자 어머니 사도가 하종과 혼인시켰다. 진흥왕의 부모는 입종과 지소인데 지소가 진골정통으로 진흥왕은 어머니의 인맥으로 진골정통이었다. 그런데 왕비 사도가 대원신통이기에 진흥왕과 사도의 아들 동륜태자, 진지왕, 김구륜과 딸 태양공주, 아양공주, 은륜공주, 월륜공주는 모두 대원신통이다. 화랑세기에는 은륜공주가 막내딸로 기록되어 있다. 하종은 은륜공주를 맞아 아들 효종공과 딸 하희와 월희를 두었다. 하희의 아들 춘장공은 후일 25세 풍월주의 위에 올랐다. 하종의 정처는 7세 풍월주를 역임한 설원랑의 딸인 미모낭주美毛娘主였다. 그들은 아들 모종공과 딸 유모와 영모를 두었다. 모종은 후일 22세 풍월주을 지낸 양도의 아버지이고, 영모는 김유신의 정처가 되었고, 언니 유모는 후처가 되었다. 유모는 14세 풍월주 김호림의 아내였다. 호림공은 처음에 8세 풍월주 문노의 딸인 현강과 결혼했었는데 현강이 조졸하였다. 그리고 유모와 결혼하여 아들 김선종을 낳았다. 이 선종이 바로 율사 또는 법사로 불리는 그 유명한 자장慈藏이다.170)  

하종은 풍월주를 3년간 재임하고 부제인 보리공에게로 넘겨주었다. 그때가 591년이었다. 그는 전임자들의 재임 전통에 따라 3년만 위位에 있었다. 초기 풍월주들의 재임 기록이 없어서 재임기간이 불확실했었는데 이로써 모든 전임 풍월주들이 3년 정도만 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3세 풍월주 모랑공은 재임 중인 555년에 창녕지역의 국경을 둘러보러 갔다가 병을 얻어 객사하였다.

한편 보리공은 풍월주의 위를 사양하면서 하종에게 예외적으로 더 머물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하종은 앞의 상선(전임 풍월주)들은 모두 성인이었는데도 3년만 하고 물러났는데 미실의 아들이라고 하여 더 할 수 없다고 사양하였다. 그래서 보리공이 12세 풍월주로 올랐다. 보리공이 바로 화랑세기의 저자인 김대문의 증조부이다. 화랑세기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그 때 은륜공주가 왕의 총애를 잃었다. 곧 태상태후의 막내딸이었다. 태상이 대원을 걱정하여 하종공에게 명하여 받들도록 하여 효종공을 낳았다. 이에 앞서 설원공의 딸인 미모낭주를 아내로 맞아 아들 모종을 낳았다. 효종의 누이는 하희와 월희라 했다. 모종의 누이는 유모와 영모라 했다. 공은 검소하고 색을 삼갔으며 아랫사람을 사랑하고 윗사람을 공경하여 세종의 풍모를 크게 가졌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공에게 복종하지 않는 사람도 끝내는 귀부했다. 

3년간 재위하다가 보리공에게 양보하며 말하기를 “앞선 풍월주들이 큰 성인이었는데도 오히려 3년간 재위했는데 내가 어찌 감히 오래 머물겠는가?” 했다. 보리고이 말하기를 “주형主兄은 곧 미실 원화의 아들이다. 어찌 뭇 화랑들과 더불어 같은 예로 하겠습니까?” 했다. 공이 굳이 사양했다. 보리공이 이에 풍월주의 자리에 올랐다. 보리공은 나의 증조이다. 일찍이 나의 아버지에게 하종공을 칭찬하여 말하기를 “지금 세상에 이 같은 효자충신은 없다” 했다.]  

今世無此孝子忠臣也(지금 세상에 이 같은 효자충신은 없다).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 이 말은 전에 아이들은 예의범절이 좋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기성세대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기도 하다. 역사서나 고서들 속에서도 심심찮게 실려있는 구절이다. 그럼 과연 세대가 내려올수록 아이들은 버릇이 더 없어졌을까? 그렇다면 지금 아이들은 모두가 ‘망나니’ 가 되어있어야 한다. “우리때는 안그랬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참…” 사실일까? ‘今世無此孝子忠臣也 지금 세상에 이 같은 효자충신은 없다’ 는 하종에 대한 칭찬은 하종이 살았던 1,500년 전에도 불충불효하는 자者들이 많이 있었음을 반증한다. 

170) 자장율사(590 ~ 658년)는 진골 출신으로 속명은 김선종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황룡사 9층 목탑의 창건을 건의하여, 645년에 완성하였다. 그리고 통도사와 금강계단(국보 290호)도 세웠으며 전국 각처에 10여개의 사탑을 세웠다. 또한 관리들의 관복 착용을 건의 하여 신라에서 처음으로 관복을 입었다. 
자장의 아버지 김호림은 14세 풍월주였으며, 호림의 부모는 복승갈문왕과 송화공주이다. 누이는 진평왕의 왕비 마야부인이다. 마야부인은 천명공주와 선덕여왕의 어머니이다. 어머니 송화공주는 진흥왕의 생모 지소태후와 박영실 사이에서 태어났다. 
복승갈문왕은 산종공과 사도미의 아들이다. 산종은 제21대 소지왕과 연제부인 사이에서 태어났고, 사도미는 법흥왕의 딸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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