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신명나는 춤 한 판!!
신영의 세상 스케치 680회
보스톤코리아  2019-01-28, 10:36:59 
삶의 색깔과 모양과 소리는 모두가 다르다. 어느 부모를 두고 있으며 어떻게 자랐는가에 따라서도 확연히 다르다.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누군가의 자녀로 태어나 그 부모 아래에서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또한, 자란 가정환경과 주변 환경 그리고 교육 환경이 우리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바탕이 되는지 살면서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 전부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든 간에 성인이 되어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릴 때 각자에게 주어진 삶에서 어디에 가치를 두는가에 따라 인생은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자식을 키울 때의 어머니의 마음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면 그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보다는 주변의 아이들과 경쟁을 하듯이 저 집 아이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니던가. 학교 공부도 그랬거니와 한국학교를 보내면서도 단어 하나 더 외워서 상을 타와야 직성이 풀리고 글짓기 대회에서도 상을 타와야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이었다. 또한, 수학 경시대회에 보내서도 기다리는 내내 내 자식이 성적이 좋아 상을 타길 간절히 원하고 상을 타면 웃음이고 못 타면 우울인 마음이었다.

인생은 신명나는 춤 한 판  / 신 영

굼벵이
그 시절
모두가 걸지작 거리던
넘지 못할 장애물투성이

굼실대던 애벌레
제 속을 빼내
고치 집을 짓고
홀로 도(道)를 닦더니

세상 밖
그 안의 또 하나의 세상
견딤을 배우고
기다림을 배운 지혜의 성

애벌레의 외로움이
고치 집을 짓더니
고독을 깨우친 애벌레
나비가 되어

모두가 장애물이던 세상
모두가 놀이터로 변했네
인생은 하늘 아래의
신명나는 춤 한 판

세 아이를 모두 키워놓고 그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오롯한 웃음이 지난다. 왜 그리 그토록 극성스러운 엄마로 있었는지 아이들에게 조금 더 넉넉하고 여유로운 엄마로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서 우리 집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엄마들을 떠올려 보기도 한다. 모두 자신의 아이가 최고이길 바라던 엄마의 그 마음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니 참 안타까운 것은 각자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똑같은 길을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를 경쟁시키기보다는 그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택할 수 있게 해야 했다.

자식에게까지 가서 생각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 자신을 보더라도 주변의 가까운 친구와 지인들을 보면 자라온 가정환경과 교육 환경이 모두 다르지 않던가. 이런저런 삶의 언저리를 바라보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어떤 환경에서 자랐든 간에 모두가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지금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색깔과 모양에서 어떤 소리를 내며 살 것인가. 남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며 시간을 낭비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경쟁의 마음으로 삶의 시간을 갉아내며 살 것인가. 그것은 바로 본인의 선택일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어느 누군가의 그 어떤 색깔과 모양의 이룸일지라도 그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열심과 성실의 결과라는 생각을 한다. 큰 박수로 응원하고 싶다. 자신의 삶의 여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라면 그 인생은 참으로 아름답지 않겠는가.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며 체면으로 자신의 삶을 포장해 살아왔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지 않겠는가.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자유로운 삶의 여정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이 자식이 되었든 부모가 되었든 간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맡겨진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말이다. 

길지만 짧은 짧지만 긴 인생 여정에서 누구에게 구속되지 않고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길 바란다. 그것이 부부가 되었든 자식과 부모가 되었든 간에 서로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속박하지 않기를 집착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니 지금부터라도 연습하며 살아야겠다. 처음은 늘 쉽지 않지만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서로 숨을 쉴 수 있도록 숨구멍을 뚫어야겠다. 그렇게 그 작은 구멍이 커져 시원한 바람이 소통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남을 위한 내가 아닌 나를 위한 나로 내 발걸음부터 한 발짝씩 띄어 옮겨봐야겠다. 이처럼 인생은 신명나는 춤 한 판!!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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