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02 |
화랑세기花郞世紀, 7세 풍월주風月主 설화랑薛花郞(9) |
보스톤코리아 2017-11-06, 11:36:25 |
문노의 자질과 그를 따르는 낭도들의 힘을 일찌감치 간파한 미실은 설원랑에게 풍월주의 직위를 문노에게 넘기라고 명하였다. 설원은 순수하게 복종하였다. 하지만 문노는 국선이 풍월주보다 아래가 아닌데 굳이 풍월주의 지위를 넘겨 받아야 하느냐면서 사양을 했다. 하지만 원화의 지위에 있고 당대의 세력가인 미실의 명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문노는 8세 풍월주가 되었으며, 국선으로서 화랑의 우두머리가 된 까닭에 그를 선화仙花라고 불렀다. 선화는 ‘국선화랑國仙花郞’을 뜻한다. 문노를 따르는 낭두와 낭도들이 불만을 토하였다. 어떻게 스승으로 임명되었는데 다시 풍월주의 지위를 물려 받으면서 설원의 후임(弟)이 되느냐면서…, 그러나 문노는 수하의 낭두들을 설득하였다. 왕자인 세종전군이 받드는 전주殿主인데 어떻게 미실의 뜻을 거역하겠느냐면서…. 다음은 화랑세기에 나오는 문노의 8세 풍월주 취임 장면이다. [화랑의 법에는 후계자가 전주前主에게 하배를 올리고 칭신한다. 양위하는 날 미실과 더불어 세종이 수레를 같이 타고 이르렀다. 설원랑이 옷을 갖추어 입고 인부印簿와 검장劒仗을 받들어 미실과 세종에게 바치고, 미실에게 먼저 절하고 세종에게도 절을 한다음 물러나 섰다. 세종이 미실에게 물어 말하기를 “문노는 설원에게 도맥으로는 스승이고 통맥은 아우인데 어느 자리에 앉아 마땅한가?” 했다.217) 미실이 말하기를 “설원은 나의 총신이고 또 정통의 형이다. 문노는 비록 스승이나 정도가 아니다. 어찌 절을 하지 않을 것입니까?” 했다. 세종이 이에 설원에게 명하여 미실의 옆에 앉도록 했다. 문노가 옷을 갖추고 무릎으로 걸어 나아가서, 미실에게 먼저 절하고, 다음에 세종에게 절하고, 다음에는 설원에게 절하고는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고 “자질이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미실 이에 인부印符를 주며 말하기를 “네 형을 욕되게 하지 말라!” 했다. 문노가 … 받았다. 세종이 … 이에 부서簿書를 주며 말하기를 “네 형을 욕되게 하지 말라!” 했다. … 설원은 이에 검장劒仗을 주며 말하기를 “네 형을 욕되게 하지 말라!” 고 했다.218) … 옛날에는 반드시 공주 중 혼인하지 않은 자를 택하여 …을 삼아 …인부印符를 …했다. 전주前主가 검장劒仗을 주었다. 이에 이르러 미실이 삼재지법三才之法을 처음으로 행했다. 이 이후 문노는 설원에게 하배를 하고 칭신을 했다.] 탈자가 몇군데 있어서 정확하고 구체적인 풍월주의 이취임 광경을 재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윤곽은 감상할 수 있는 기록이다. 원화인 미실이 7세 풍월주 설원랑의 이임과 8세 풍월주 문노의 취임식을 주관하였다. 미실의 남편이자 전임 6세 풍월주 세종도 상선으로서 함께 행차하였다. 여기서 당시 풍월주 설원랑이 인부와 검장을 원화와 상선에게 바치면서 풍월주의 임무를 마감했다. 그리고 미실의 옆에 앉아서 후계자인 문노의 하배와 칭신을 받았다. 이 장면에서 상선인 세종도 전후임 풍월주들의 서열 문제로 원화인 미실의 뜻을 물었다. 설원이 전임 풍월주로서 당연히 상석에 나란히 앉아야 겠지만, 문노는 설원의 스승이며 연장자였고, 당시 국선의 우두머리인 호국선으로 결코 풍월주보다 낮은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미실이 문노가 화랑과 검격 등 모든면에서 우월하고 또한 설원랑의 스승이지만, 설원의 후임 풍월주를 잇고 있기에 설원랑이 선임이며 설원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히고 문노에게 하배하고 칭신하라고 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무릎걸음으로 나온 신임 풍월주 문노의 절을 받으며 전임 풍월주 설원랑이 임무를 끝내고 바친 인부와 부서 그리고 검장의 전수식을 거행하였다. 이전에 원화들의 우두머리였던 ‘남모와 준정의 살인사건’ 으로 인하여 원화제도가 폐지되고 나서는 미혼의 공주가 인부를 전임 풍월주로 부터 받아서 후임 풍월주에게 전수를 했는데, 당시는 미실이 원화였기에 양위의 행사가 미실의 주관하에 치루어졌다. 그리고 미실은 삼재지법三才之法을 행했다. 미실이 처음으로 행했다고 기록된 ‘삼재지법三才之法’, 이는 천天 지地 인人의 법을 의미한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가 없다. 다만 신국의 나라 신라에서 새로운 풍월주를 맞으면서 화랑도들을 위하여 천신天神, 지신地神, 인신人神들에게 제사를 올린 것으로 추측한다. 당시 신라에서는 죽은 후에만 신격화 한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많은 왕과 왕비/후궁들도 신으로 받들었다. 217) “도맥은 선도仙道의 맥을 뜻하고, 통맥은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의 인통姻統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한다(이종욱의 각주,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 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103쪽)”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선도의 맥’ 이 역대 풍월주들의 서열이라고 해석해본다. 218) 필사본 원본에는 탈자와 세종의 宗일 가능성이 있는 글자가 있다. 또한 세종과 설원이 부서와 검장을 주고 나서 한 말에는 兄자의 어순에 해독 불가능의 字가 있는데, 미실의 말과 같이 형자로 봤다. 여기서 형은 설원랑만 일컬음이 아니고 역대 모든 풍월주들을 가르킨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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