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아스피린 |
보스톤코리아 2017-06-05, 11:50:31 |
나는 봄을 탄다. 해마다 봄이면 시름시름 미열과 두통에 기운을 차릴 수없다. 이번 봄은 예외이다. 큰 두통없이 슬그머니 넘어 가는듯 싶다. 남들은 가을을 탄다. 목필균 시인이다. 가을이면 신열이 오른다 했다. 9월이 오면 앓는 계절병 혈압이 떨어지고 신열은 오르고 고단하지 않은 피로에 눈이 무겁고 (목필균, 9월에 중에서) 당의정糖衣錠 이란 말 기억하시는가. 입에 쓴 내용물을 달작하게 코팅한 약을 말한다. 요사이에는 아이들 먹기 좋게 울긋불긋 당의약도 흔하고 시럽과 물약도 있다. 그래도 약은 언제나 입안에서는 쓰다. 좋은 약은 입에 쓴법. 양약고구良藥苦口 라 하던가? 옛날엔 당의정은 커녕 아스피린 한 알도 귀했다. 아스피린은 해열제이다. 또 진통제이기도 하다. 해열제는 순간 고체온高體溫만 낮춰준다. 진통제는 통증만 잠시 누른다. 근본치료약은 아니다. 어머니가 말씀해 주셨다. 기억이 가물가물 나는듯도 싶다. 아마 대여섯 살 쯔음일게다. 그해 봄날, 고열이 났던 모양이다. 아랫목에 누운 내 눈에, 희미하게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였다. 돌아서는 아버지 손엔 숫가락이 들려있었다. 잘게 부순 하얀 약을 물에 탄것이었다. 아버지의 궁여지책이었다. 약알을 토막냈고, 물을 대여섯 방울 넣어 숟가락위에서 이겨냈다. 그리고 열이 난 아이의 입에 넣어주셨다. 약물을 다 삼킨 아이는 박하사탕 한개를 얻어 먹었다. 사탕은 그닥 달지 않았다. 열이 나는 아이에게는 해열제가 필요하다. 아스피린 한알도 귀할 적이었는데, 어렵게 구한 알 약은 아이에게 너무컸다. 그리고 너무 썼으며, 너무 독했던 거다. 한국 새 대통령이 공약했던 걸 실행하려 하는 모양이다. 전광석화마냥 빠르게 진행시키고 싶을 거다. 성패는 임기 초반 100일안에 결판난다했으니 말이다. 글쎄, 공약公約은 달작지근 했는데, 아스피린 한알 삼키듯 쉬운 문제일까? 하긴, 높은 양반들 하는 일이다.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는가. 하지만 한가지 기억하시라. 당의정은 먹을 적엔 달작한데, 내용물은 언제나 쓰다. 하나 더 덧붙여야 겠다. 약藥의 부작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길佶이 있으면 반드시 항伉이 있는법. 순順하기도 하다만, 역逆도 상존한다.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는 말이다. 아스피린 자주 먹으면 속쓰리는 것과 같다. 그러니 아무리 양약良藥이라 해도 안먹는게 최선이다. 아픈데 약을 안먹을 수도 없다. 그건 문제다. 네 위장과 자주 나는 병을 위하여서 포도주를 조금씩 쓰라 (디모데 전서 5:23) 1. 밝히는 바, 필자는 약사가 아니다. 그저 주워 들은 이야기를 늘어놨다. 2. 네이버: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으로, 충언(忠言)은 귀에 거슬리나 자신에게 이로움을 이르는 말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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