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75회
보스톤코리아  2016-12-19, 14:30:25 
떡가루처럼 뽀얗게 쌓인 눈을 보면 언제나 그런 생각을 한다. 온 세상을 누가 이토록 하얗게 만들어 놓았을까. 어떻게 이렇게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감동의 그 순간에는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또 고백하게 된다. 그것은 이 세상을 창조한 창조주에 대한 경외가 절로 넘쳐흐르기 때문이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들 말이다. 그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에 신에 대한 감사와 찬양이 절로 나오고 너무도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피조물임을 고백하고 마는 것이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너무도 작디작기에 그렇다.

길이 되어

멈추지 말고
뒤돌아 보지 말고
길이 되어
그대의 길에서
하루를 살고.

산 넘어 산
끝이 없는 길
길이 되어
그대의 길에서
오늘을 살고.

보이지 않는 길
마음의 눈으로
길이 되어
그대의 길에서
지금을 살고.

어제와
내일 사이의 오늘
길이 되어
그대의 길에서
순간을 살고.

크든 작든 모든 이의 삶의 무게는 가볍지 않으며 삶의 골은 깊고 좁기에 쉽지 않음을 안다. 그저 내 짐이 아니기에 가벼워 보일 뿐이다. 때로는 그것이 내 무게로 쏠리기도 해 속이 상하고 답답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로부터가 아닌 바로 내가 내 생각대로 이리저리 옮겨놓다 그만 자신에게로 가져온 까닭이다. 누구를 탓할 이유나 명분은 더욱이 없다. 다만 자신의 삶만 고달플 뿐이다. 생각하면 참으로 어리석지 않은가 말이다. 모두의 삶이 같을 수 없기에 그 다른 인생에 대한 것도 인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내 삶이 편안해진다.

누구 때문에 사는 삶은 참으로 어리석고 바보 같은 짓이다. 왜 자꾸 나의 삶을 다른 이와 비교해서 자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어야 하는지 잠시 생각해 보자. 그것은 자신이나 상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적어도 부부의 인연으로 만났다든가 가족이라든가 아니면 친지나 친구라 할지라도 서로 만나서 서로에게 유익한 존재로 마주할 수 있어야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서로에게 무익하고 해가 된다면 그 관계를 계속 이어갈 그 어떤 이유나 까닭이 없다. 물론, 서로에게 진정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모를까.

우리는 삶에서 늘 두 개의 갈림길에서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멈칫 서서 머뭇거리게 된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의 기로에서 무엇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인생은 많이 달라지기도 하다. 그것이 올바른 결정이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인생에 있어 후회의 횟수를 줄일 수 있으며 명치 끝 가슴 쓰림의 아픔도 줄이게 되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결정했기에 그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있고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일의 미래가 있어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리라. 하지만 내일로 인해 지금의 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때로는 바쁘다는 이유로 순간순간을 쉬이 넘겨버릴 때가 얼마나 많던가. 결국, 우리의 삶은 순간을 잘살고 지금을 잘살고 오늘을 잘살면 후회를 줄이는 하루를 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먼 훗날의 오늘이 바로 여기이고 지금이며 순간이라 생각된다. 그러니 먼 훗날만 계획하다 오늘의 소중한 것을 잃지 말아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가까운 가족에게는 더욱이 그렇다. 가깝다는 이유로 소홀히 여기거나 홀대하지 않기를 말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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