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36
보스톤코리아  2016-06-27, 11:48:50 
[진흥왕은 평소에 사도思道왕후를 사랑하여 그 아들 동륜銅輪을 태자로 삼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이르러 숙명후는 이화랑공과 더불어 서로 정을 통함이 더욱 심하여졌고, 여러번 왕에게 들켰다. 왕이 왕후를 폐하려 하자, 태후가 울면서 간하여 이룰 수 없었다. 왕이 숙명을 사랑하지 않았는데, 숙명은 스스로 임신을 했다. 이에 공과 더불어 도망하여 나갔다. 군신群臣들이 태자가 왕의 아들이 아니라고 의심을 했다.

이에 동륜공을 태자로 삼았다. 공은 비록 죄가 있으나 태후에게 사랑을 받았고, 또한 도리어 동륜공에게는 하나의 행운이 되었다. 그러므로 사도왕후가 왕에게 권하여 힘써 보호하여 태후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드디어 숙명에게 허락하여 부부가 되게 했다. 이에 원광圓光과 보리菩利를 낳았으니 또한 하늘의 뜻이 아니겠는가.]

지소태후는 자신의 딸 숙명공주를 아들 진흥왕의 비로 드려서 ‘진골정통’으로 인맥姻脈을 이으려고 하였다. 그래서 숙명으로 하여금 진흥왕에 관한 모든 일상의 시중을 관리하게 함은 물론 침전을 돌보아 왕을 모시게 했다. 하지만 진흥왕은 이부동모異父同母의 누이 숙명을 왕후로 맞아드리는걸 꺼렸다. 진흥왕은 어릴때 부터 숙명이 궁에서 자라는 것을 보며 같이 컸다. 진흥은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어머니의 섭정에 휘둘려 왔기에 강한 여성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숙명은 어머니를 닮아 고집이 세고 이기심이 강하였다. 그래서 동복의 누이와 같이 잠자리를 가지는것 역시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지소태후의 강권으로 숙명은 왕후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위화랑에게 시집 온 자비왕의 외손녀, 미색美色의 준실부인은 곧 아들을 낳았으니 이 아이가 이화랑이다. 준실은 처음에 법흥왕의 후궁이었으나 법흥왕이 그녀를 위화랑과 혼인시켰다. 이렇게 태어난 이화랑은 아름답고 총명하였으며 문무를 겸비하여 지소태후가 총애하였다. 나중에는 지소의 명으로 황화, 숙명, 송화 공주들에게 시문과 화랑의 덕목을 가르쳤다. 이런가운데 숙명은 이화랑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고 둘은 그만 정을 통하고 말았다. 

한편 이화랑과 숙명의 관계를 꿈에도 몰랐던 지소태후는 숙명을 진흥왕의 왕비로 삼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진흥왕은 동복의 누이이기도 하지만 숙명의 성격을 좋아하지 않아 왕비로 드리려고 하는걸 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하여 숙명을 멀리 할 수도 없었다. 어머니 지소태후의 강권도 있지만 숙명의 아버지 태종공 역시 상상上相의 자리에서 대단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왕이라도 막강한 권력을 가진 어머니 지소와 상상 태종공의 미움을 살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하는 수 없이 숙명을 가까이 하였고, 이런 상황을 다 알고 있는 숙명공주 또한 진흥왕과 사랑도 없이 몸을 섞었다. 

그리고 뒤에서는 이화랑과의 관계를 지속하였다. 어쩌면 성격 뿐만 아니라 문란紊亂한 성취향까지 어머니 지소태후를 닮았다. 아들(정숙태자)을 낳은 숙명은 왕후로 봉해지자 그녀의 자만심은 더 강해졌다. 방자한 숙명은 왕이나 태후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하는 이화랑과 이어지는 상통은 밤낮의 구별이 없었다. 이렇게 계속되는 통정은 결국 진흥왕의 눈에 들어오고야 말았다. 우연히 보게된 그들의 통정으로 놀라긴 했으나 어차피 숙명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진흥왕은 배신감은 없었지만 다만 왕후의 지위로 용납되지 않은 행위에 노했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이화랑을 향한 숙명의 열정은 도를 더해 갔고 어느새 왕궁의 시종들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에 진흥왕은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그래서 왕후를 폐하기로 결심하고 모후 지소태후에게 말하니 지소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지소태후는 눈물을 흘리며 숙명을 용서하라고 청원했다. 그의 눈물은 무었을 담고 있는가? 지소의 눈물은 사랑하는 딸의 폐비를 막고자 함이며, 총애하는 신하 이화랑이 자신을 배반하고 아끼는 딸과 통정한데 대한 상심의 눈물이었다. 둘다 쉽게 내칠 수 없는 사랑하는 딸과 연인(침신)이라는 사실이다. 태후의 완곡한 태도에 숙명을 폐비하지 못한 진흥왕은 왕후의 자리에 그냥 두기로 했으나 잠자리는 절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자 숙명의 몸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징후, 그녀가 임신을 했다. 불러오는 배는 태후조차 어쩔 수 없었고 숙명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다시 한 번 왕에게 용서를 빌고 태자를 바라보며 왕후의 자리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하늘이 내린다는 신국神國의 골품을 버리고 ‘평범한 아낙’으로 사랑하는 이화랑과 함께 살것인가? 공주의 신분으로 모든걸 누리고 살아온 그녀, 숙명공주는 사랑받지 못하는 왕후의 자리보다는 신분을 버리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여생을 보내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어느날 깊은 밤 궁을 떠났다.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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