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이 힐러리와 샌더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유 |
보스톤코리아 2016-02-04, 23:55:45 |
힐러리 오바마 대통령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 점진적 월스트리트의 규제 강화 (약점)자본권력으로부터 선거자금 수수, 결코 개혁 못해 샌더스 자본권력의 자금없이 풀뿌리 조직 정부주도 단일 건강보험, 무료 공립대학 (약점)이상적이지만 현실가능한 구체적 계획 제시 못해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올해 11월 8일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 이에 앞서 6월까지 민주당 및 공화당은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그 시작이 아이오와 코커스다. 다음주 월요일에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뒤를 잇는다. 아이오와 3백만, 뉴햄프셔 1백3십만 정도의 작은 주이지만 미언론 대선보도의 50%이상의 집중조명을 받는다. 그래서 미 대선의 풍향계라고도 한다. 미국전체인구 3억 2천만명의 1%에 불과한 곳에서 대선 후보의 윤곽을 만든다. 올해 대선에는 의외의 인물, 즉 아웃사이더들의 활약이 거세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거침없는 막말을 퍼붓는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복음주의 극보수 크루즈. 이들은 모두 워싱턴 정치인들의 타락이 미국민을 피폐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내 이념적으로 양극화된 유권자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기에 이들의 인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던 트럼프는 아이오와를 거치며 거품이 조금 걷혔다. 복음주의 백인 유권자층을 집중공략하며 99개 모든 아이오와 카운티를 직접 돌았던 크루즈가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에 바짝 붙어 3위를 차지한 마크 루비오를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이 힐러리를 밀고 있다면 공화당 지도부가 밀고 있는 후보가 루비오다. 그는 고학력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히스패닉 표심도 바라볼 수 있다. 트럼프와 크루주에 비해 비교적 ‘중도’성향으로 분류된다. 힐러리는 공들인 아이오와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0.04%차이로 근소하다. 4년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비행기 대신 차로 아이오와에 입성했다. 최강의 선거 참모와 선거조직을 투입해 가가호호 두드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로 다행히 승리라는 타이틀을 쥐었다. 그러나 실제적 승리는 샌더스가 차지했다는 지적도 있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하는 후보를 선택하게 된다. 또한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두고 전략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론은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불과 6개월 전만해도. 점진적인 진보의 상징인 클린턴과 급진적인 진보 샌더스의 대결은 쉽게 일방적인 승리가 예측됐었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었다. 힐러리 여왕 즉위식 정도로 여겨지던 2016년 민주당 경선은 팽팽한 경합의 장으로 변했다. 버니 샌더시의 메시지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전략적으로 힐러리를 선택하려던 민주당 유권자들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한 칼럼니스트는 이렇게 표현했다. 힐러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후계자이며, 샌더스는 오바마 후보의 후계자를 표방한다. 2008년을 돌이켜 보면 오바마는 진보적인 후보였다. 그의 구호도 변화(Change)였다. 그러나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난 후 그는 주장했던 변화를 쉽게 이끌어내지 못했다. 오바마는 월스트리트 출신의 재무장관을 입각시켰고 자동차 업계와 월스트리트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이들을 구제(bail out)했다. 그럼에도 보수층은 부의 집중 해소와 분배를 추구하는 오바마를 ‘사회주의자’라고 불렀다. 오바마 케어를 통과시키는데 공화당 측에서 단 1표도 획득하지 못했다.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정부를 폐쇄할 정도로 강력하게 제동을 걸었다. 월스트리트 규제법, 불황탈출 및 경제 성장 등 절반의 성취만 거머취었을 뿐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힐러리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받아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오바마케어를 지키며 더욱 보강한다. 비록 학자금을 무료로 하지 않지만 장학금이나 그랜트를 확대한다. 한 번에 한걸음씩 개혁해 나가는 것이 큰 목표를 달성하는데 최선의 방법이란 것이다. 클린턴은 너무 거대한 공약들은 결코 이룰 수 없다고 믿는다.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를 공격하는 포인트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이론상으로 샌더스의 주장은 정말 좋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류상으로 번지르르 하지만 현실 세상에서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주장에 나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평가절하 한다. 레드 콤플렉스가 남아 있는 미국사회에서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라 지칭하는 버니 샌더스는 정치적 혁명을 추구한다. 그의 혁명은 정부주도의 단일 의료보험체계, 무료 공립대학교육, 월스트리트 거대은행 분리, 유급 출산 휴가 보장, 부자 증세, 불법체류자의 시민권 획득 보장 등을 이뤄내는 것이다. 그는 또 자본권력에 정치가 좌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슈퍼팩(Superpac)을 폐지하고 선거공영제를 실시하자고 주장한다. 미국의 언론들은 이런 정책들에 대해 회의적이다. 워싱턴 정가의 사정을 모르거나 순진한 주장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진보경제학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만은 대표적인 샌더스 회의론자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깨달은 것은 개혁의 언어가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샌더스는 부가 모든 악의 근원인 것처럼 말한다. 이것만 없애면 정치는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돈으로 워싱턴을 장악한 소수 지배계층은 결코 돈만으로 장악하지 않았다. 그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계층을 충동질해 더욱 보수의 결집을 공고히 할 것이라는 게 크루그만의 주장이다. 로버트 라이시 전 노동부 장관은 클린턴이 2008년이나 올해나 변함없이 변화에 대해 조롱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변화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중들의 요구를 실현하는 게 그것이다. 어떤 후보도 자본권력의 지원을 받는 한 그 고리를 끓어낼 수 없다. 변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거대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 정치인만이 개혁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그의 입장에서 자본 권력으로부터 지원받는 힐러리의 개혁은 불가능하다. 버니 샌더스는 거대자본과 정치 권력과의 결탁을 끊어 내고 공화당 근로 계층 표를 흡수할 수 있다면 바로 정치혁명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유권자들의 교육과 조직 그리고 새로운 유권자들의 결집만이 현재의 워싱턴 권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민주당이 결코 근로계층의 이해를 명확하게 대변하고 있지 않으며 자본 권력과 결탁해 있다고 지적한다. 74세의 샌더스는 평생 일관된 정치적 신념을 지켜왔다. 그는 슈퍼팩을 통한 대선자금모금을 거부하고 개인당 평균 27불 정도의 인터넷 기부를 바탕으로 선거자금을 마련했다. 그는 1980년에 벌링톤 시장, 1990년대에는 하원의원 2007년에는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샌더스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하는 난관이 많다. 물론 여론조사상으로 뉴햄프셔에서는 우세하지만 흑인유권자가 많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는 힘들다. 샌더스는 젊은층과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반드시 소수민족에까지 넓혀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상당수 미국인들에게는 불가능해 보이는 부자증세, 대학학비 무료, 거대은행 분리 등을 공화당 의회를 뚫고 실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대한을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점진적인 개혁이라는 측면에서 힐러리의 접근이 편안하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의 주장을 이상주의자의 공허한 약속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신자본주의의 한계가 보이고 부의 불균형이 독버섯처럼 자라는 지금 버니의 주장이 진정한 기회의 시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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