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06회 |
보스톤코리아 2015-07-20, 14:57:25 |
오랜만에 뉴욕에 다녀왔다. 아이들이 어려서는 남편따라 나들이 삼아 뉴욕에 있는 한국 백화점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주섬주섬 사들이는 재미도 있어 자주 다녀오곤 했었다. 뉴욕 플러싱에 친하게 지내는 선배 언니가 살고 있었던 이유도 있었을 게다. 그러다 10여 년 전 선배 언니가 롱아일랜드로 이사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언니도 그랬지만, 나 역시 대학을 앞둔 아이들 공부에 신경을 쓰는 때라 바쁘게 지낸 시절이었다. 그리고 남편이 일이 있어 함께 가더라도 뉴욕 플러싱에서 롱아일랜드까지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 매번 생각하다가는 접곤 했었다. 가깝게 지내는 친구 몇은 가끔 뉴욕의 한인 찜질방을 찾아 보스톤에서 운전으로 뉴욕에 다녀오곤 한다는 것이다. 내 경우는 찜질방을 썩 즐기지 않으니 그 역시도 좋겠다 싶다가는 마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들어온 친정 조카가 뉴욕에서 살고 있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이모가 미국에 살고 있어 여름방학 때마다 미국에 놀러오곤 했었다. 대학을 마치고 대학원 공부를 위해 한 2년을 왔다 갔다. 그리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플룻을 전공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미국에 사는 조카사위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 조카라 늘 어린 나이인 줄 알았는데 한국 나이로 32살이나 되었다고 해 깜짝 놀라고 말았다. 조카사위는 40이 다 되어가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훤칠한 키에 점잖고 멋스러운 멋쟁이다. 처음 조카에게서 소개를 받았을 때부터 내심 마음에 흡족했던 조카사위다. 물론, 처이모부인 남편하고도 서로 미국 문화가 잘 맞아 얘기를 많이 나누기도 해서 더욱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인연이 되어 서로 만나더니 조카가 학교에서 일을 하니 방학 때마다 2년 여를 서로 오가며 국제 연애를 했었다. 그리고 지난해 초겨울 한국에서 친지들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을 했다. 그리고 조카사위가 뉴욕 맨해튼에서 직장을 다니고 살고 있어 신혼집은 자연스럽게 뉴욕 맨해튼이 되었다. 그리고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결혼해 신혼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아기를 가졌다기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조카의 나이도 그러하거니와 조카사위의 나이를 보아 아이를 빨리 가진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임신 초에는 입덧이 아주 심하다기에 무엇이 먹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총각김치'가 먹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멀리 있는 친정엄마(친정 언니) 대신 정성들여 총각김치를 만들어 주었다. 조카의 예정일이 8월 말이라기에 친정엄마(친정 막내 언니)와 아빠(형부)는 8월 중순경에 딸아이를 보러 온다고 한다. 조카 덕분에 친정 언니와 형부를 미국에서 만날 수 있어 나 역시도 기다려지는 것이다. 그렇게 예정일을 앞두고 아기 엄마와 아기의 순산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베이비 샤워(Baby Shower)'를 뉴욕의 브르클린에 사는 조카 시누이가 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날짜를 맞추어 조카와 조카사위를 보러 뉴욕에 다녀온 것이다. 뉴욕의 맨해튼에 도착하니 심장이 쿵쾅거린다. 30년 전 뉴욕에서 2년을 지냈던 맨해튼 거리에서 잠시 빛바랜 '내 추억'을 꺼내 보았다. 그렇게 토요일에 있을 '베이비 샤워' 참석을 위해 금요일 오후 버스를 타고 5시간을 가서야 저녁 불빛이 화려한 맨해튼 42가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하게 되었다. 참으로 색다른 느낌의 도시임은 분명했다. 여기저기 높이 솟은 화려한 불빛의 빌딩 숲 사이에서 바쁜 걸음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잠시 뉴요커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조카의 집으로 향하며 나는 보스토니안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흥분된 마음으로 조카와 조카사위를 만나니 더욱 즐겁고 행복했다. 오랜만에 조카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훌쩍 자정을 넘기고 말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조카의 시누이가 준비해주는 '베이비 샤워' 파티장으로 향했다. 파티 장소는 다름 아닌 뉴욕 맨해튼의 빌딩 숲이 한눈에 들어오고 브루클린 브리지 아래에서 유유히 흐르는 'East River'가 보이는 조카 시누이의 콘도미늄의 옥상에서 열리게 되었다. 참으로 멋진 곳을 풍경 삼아 누렸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조카의 시어른과 시누이 부부 그리고 조카 시댁 친지들과 아이들 그리고 친구들이 모이니 35여 명 정도가 모이게 되었다. 그렇게 조카가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손수 준비한 시누이와 시어머님의 손길에 어찌나 감사하던지 내가 조카보다 더 행복했던 날이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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