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의 선택이 초래한 마켓 바스켓 위기
보스톤코리아  2014-11-04, 13:12:02 
마켓 바스켓 직원들은 쫒겨난 CEO 아서 데모울라스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
마켓 바스켓 직원들은 쫒겨난 CEO 아서 데모울라스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
08/01/2014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마켓 바스켓에서 여인의 힘은 위대하지만 위험했다. 46억달러 규모의 매출에 2만 5천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마켓 바스켓의 심장은 2013년 6월 한 여인의 변심으로 동맥경화를 일으켰다. 여인의 선택은 회사 CEO를 경질했고 그 파장은 마켓 바스켓을 아마도 영원히 바꾸어 놓을 수도 있게 됐다. 

여인의 이름은 라파엘라 에반스(Rafaela Evans). 마켓 바스켓 CEO 아서 T 데모울라스를 쫓아낸 실질적인 지배주주 아서 S 데모울라스 동생인 에반스의 부인이다. 에반스는 1993년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이후 주식을 물려받은 그녀는 지금껏 아서 T 데모울라스를 지지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해 자신의 형부이자 아서 T의 사촌동생인 아서 S 가족을 지지하기 시작하면서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조지와 마이크 가문의 갈등

마켓 바스켓은 총 9명의 주주가 회사 주식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형제였던 조지 데모울라스와 마이크 데모울라스(Telemachus "Mike" Demoulas)의 자녀들로 사촌 또는 결혼관계로 엮어져 있다. 이들 주주는 가족들을 중심으로 연대해 있으며 대표적으로 사촌 관계이면서 라이벌 관계인 아서 T 또는 아서 S를 필두로 뭉쳐 있다. ‘

마켓 바스켓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마켓 바스켓은 1916년 로웰(Lowell, MA)에서 그리스 이민자인 아데나시스(아서) 데모울라스가 양고기에 전문화된 식료품 가게를 열면서 시작됐다. 아서는 자신의 6명 자녀 중 2명인 조지와 마이크 데모울라스에게 가게를 팔았다. 한국 사고방식으로는 언뜻 이해하기 힘들지만 웹사이트는 그렇게 밝히고 있다. 이들은 사업수완을 발휘해 15년 만에 구멍가게를 현대식 스타일의 슈퍼마켓 체인으로 변모시켰다. 이것이 마켓 바스켓의 시초다. 그러나 조지가 1971년 그리스 휴가중 심장 마비로 사망하면서 모든 경영권은 마이크에게 넘어갔다. 

이때부터 조지 가족과 마이크 가족의 법적분쟁은 시작됐다. 소송에 따르면 마크는 점차 조지 후예로부터 주식을 빼돌렸으며 약 8%의 주식을 계열사로 이채했다. 조지의 후예들은 마크에 대한 소송에서 승소해 마크의 자손들보다 조금 더 많은 50.5%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마크의 후손들은 쫓겨난 CEO 아서 T 데모울라스를 비롯해 3명의 누이들로 모두 49.5%의 주식을 보유했다. 3명의 누이는 프랜스 캐튼바흐, 글로리안 판햄, 캐런 파스퀘일 등이다. 
조지의 후손으로는 회사 지배권을 회복한 아서 S 데모울라스와 두명의 누이들포틴 데모울라스, 다이아나 메리암 그리고 사망한 동생 에반스의 부인 라파엘라 에반스와 그의 딸 베네사 데모울라스로 총 50.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태 태동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라파엘라 에반스는 4%가 조금 넘는 주식을 보유했으며 또한 1.5% 주식에 대한 트러스티 중의 하나다. 라파엘라는 비록 조지의 후손이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마크의 후손인 아서 T 데모울라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따라서 양가의 법적분쟁은 계속되어 왔지만 현재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13년부터 라파엘라가 아서 S의 편에,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아서 S는 최대주주로서 이사회까지 장악할 수 있게 됐다. 

마켓 바스켓의 이사회는 총 7인으로 구성되며 2명은 아서 T 쪽에서 그리고 나머지 2명은 아서 S 쪽에서 임명하며 3명은 독립된 이사들로 구성된다. 그러나 3명의 독립된 이사들은 아서 S 쪽에 합류해 투표하고 있다. 독립된 이사 중의 한 명은 과거 아서 S 쪽 이사였던 적이 있어 이를 근거로 소송이 제기중이다. 

이사회를 장악한 아서 S 측은 가족 주주들에게 배당금 3억달러를 지급하라고 결정했고 법원도 이를 허용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에게 많은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아직도 법원에 계류중이다. 

아서 S는 마켓 바스켓 매각 원해 

아서 T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2년간 아서 S측 가족에게 세금을 제외하고 네트 5억달러를 지급해 왔는데 이것도 모자랐다”고 말하고 “아서 S의 가족중에는 아무도 슈퍼마켓 영업 환경에 대해 모르는데 나를 제거한다면 그 의도는 무엇이겠는가”라고 밝혔다. 

아서 T는 40여년이 넘게 마켓 바스켓의 운영에 참여해온 반면 그이 사촌 아서 S는 운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아 왔다. 그의 회사는 텐 마운틴 캐피탈로 뉴베리 스트리트에 위치해 있다. 한 누이는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다른 누이는 캘리포니아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아서 S 디모울라스는 지난 2011년 봄 가족이 보유한 마켓 바스켓 주식을 증권사인 서버러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에 넘기는 것을 의논했다. 구체적인 합의에까지 이르지 않았지만 인수 조건과 어떤 식의 거래여야 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한 정보에 따르면 서버러스는 최소한 아서 S 데모울라스가 5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성사될 수 있는 거래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는 아서 S 데모울라스가 만약 마켓 바스켓 주식 다수를 확보하는 경우 회사를 매도할 의사가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현재의 마켓 바스켓의 공동 CEO인 펠리카 소톤은 지난 2006년 투자회사인 서버러스를 비롯한 다수의 주주들이 참여해 인수한 알버트슨 슈퍼마켓의 CFO였었다. 최근 서버러스는 쇼스(Shaw’s )와 세이프웨이(Safeway) 등을 인수하면서 슈퍼마켓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펠리카 소톤의 CEO 임명은 서버러스가 관계되어 있다는 충분한 의심의 여지를 만들어 놓고 있다. 

서버러스와 마켓바스켓의 구체적인 매매조건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서버러스는 특히 마켓바스켓이 소유한 슈퍼마켓 부지 부동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톤 비즈니스 저널은 마켓 바스켓이 매사추세츠 내 1500만스퀘어피트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마켓 바스켓의 성공적 운영 

아서 T가 경영을 시작한 2008년이래 마켓 바스켓은 모든 방면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둬왔다. 

매출은 1년 30억달러 이하이던 것이 40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직원들에게 인기있는 이익 분배 프로그램을 계속 지속시켰다. 또한 고전의 방법을 사용했다. 다른 슈퍼마켓처럼 웹사이트 인터넷 쇼핑와 자동 계산대 설치를 거부해왔다. 아서 T는 “사람에게는 사람이 서비스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특히 이런 성공은 다른 슈퍼마켓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거두었기에 가치가 있다. 스탑앤샵은 6개의 뉴햄프셔 마켓을 폐쇄했으며 쇼스는 뉴잉글랜드 12개 마켓의 문을 닫았다. 더구나 저가의 슈퍼마켓 웨그먼스가 보스톤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서 S 가족과 이사들은 아서 T를 다르게 평가했다. 아서 T는 ‘독재적인’ 경영 스타일을 고수했으며 이사회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득은 줄었고 자신의 부인 및 처남과 불법적인 사업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2013년 7월 이사회가 아서 S쪽으로 넘어간 후 첫번째 회의가 열리는 날 앤도버 소재 윈댐 호텔에는마켓 바스켓의 직원들과 지지자들 천여명이 아서 T를 지지하는 모임을 가지자 이사회는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회의를 거치고도 결국 아서 T를 바로 해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6월 이사회는 결국 아서 T를 해임하기에 이르렀다. 

아서 T의 해임은 많은 종업원들의 반발과 도미노 효과를 창출했다. 아서와 더불어 2명의 임원이 해고되자 도합 277년을 회사에서 일해왔던 7명의 임원들이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7월 20일에는 회사에서 도합 280년을 근무했던 8명의 중간 간부들을 해고했다. 결국 마켓 바스켓 직원들은 파업을 선택했고 소비자들도 불매운동을 벌였다. 

아서 T는 아서 S 가족의 주식을 사들여 회사의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의도를 비쳤고 이사회는 이를 검토 중이다. 아서 T가 다시 경영권을 잡는 방법은 라파엘라 에반스의 변심이 가장 쉬운 방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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