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심근경색 건강 악화
보스톤코리아  2014-05-19, 11:10:53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밤 갑작스런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 등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삼성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의 의식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이 회장의 업무 복귀는 길어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차분히 업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외언론들도 잇따라 소식을 전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건희 심근경색 시술 후 진정치료
11일 의료계와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밤 11시쯤 인근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도착 직후 심장마비가 발생해 응급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응급조치로 심장기능을 회복한 이건희 회장은 곧바로 11일 새벽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심장 관련 시술을 받고 현재 입원 중이다. 

이건희 회장이 받은 시술은 ‘스텐트’(stent) 삽입술로 통상 심근경색 환자에게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기 위해 행하는 혈관 확장술이다. 

이 회장은 현재 심장 기능과 뇌파가 안정적인 상태이며 저체온 치료를 마치고 진정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지난 13일 "상태가 안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의식 회복을 위해 당분간 진정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진은 "진정치료에는 진정제를 병행 투여해야 하므로 의식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말 폐 수술을 받은 이후 줄곧 폐를 비롯한 호흡기가 좋지 않았으나 심근경색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경영구도 재편에 관심 집중
이 회장이 안정된 상태로 회복중이기는 하지만 건강 악화가 그룹내 갑작스런 변수가 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삼성의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간 사업조정과 지분정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따라서 이번 이 회장 입원을 계기로 향후 경영구도 재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을 통해 이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계열, 이부진 사장이 서비스와 화학계열, 이서현 사장은 패션과 광고계열을 각각 맡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두고 그 아래 각 계열사를 배치하면 3남매가 삼성그룹을 장악하는 새로운 구도가 짜여진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계열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인 삼성그룹은 3세로 경영권이 이동해도 당장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흔들림 없는 경영’ 당부
이 회장의 업무 공백이 길어지면서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 사장단에게 `흔들림 없는 경영'을 당부하는 등 안팎으로 철저히 단속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의 입원 나흘째를 맞은 14일 오전 삼성그룹은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삼성 수요회의를 개최했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회장님은 안정적인 회복 추세에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임직원 모두 회장님의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근신해 주시고 사장단은 흔들림없는 경영과 함께 사건사고 예방에 한층 더 주의를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준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별도 경영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평소 해오던 대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장이 의식을 회복하더라도 종전과 같이 경영 활동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서서히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신, 이재용 경영권 승계 예상
외신들도 일제히 이 회장의 입원 소식을 긴급타전했다. 후속 보도에서는 삼성그룹의 미래와 경영권 승계에 대한 내용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외신들은 이 회장이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전 회장 타계 이후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삼성을 세계적인 회사로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의 건강악화가 삼성그룹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 구도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회장에 대해 “삼성을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내는 가전업체로 키웠다”고 평가하면서도 “그의 건강악화가 삼성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건희의 삼성을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비교하면서 “스티브 잡스 사후 투자자들은 애플이 더 이상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면서 “반면 삼성은 이 회장의 개인적인 역량에 기대는 대신 매우 거대하고 복잡한 조직을 통해서 운영되고 각 분야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건희 회장의 급성 심근경색 관련 응급 수술 소식을 속보로 긴급 타전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 회장의 상태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세계 최대 스마트폰업체이자 글로벌 IT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역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그룹의 전략을 제시하고 그룹 전체를 움직이는 인물인 이 회장이 응급시술 이후 회복 단계에 있다”면서 “올 초부터 이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 일가 지분 6,000억 증가
이 회장의 입원 후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해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 역시 6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건강 악화에 시달릴 때 애플 주가가 빠졌던 것과 달리 이 회장의 건강 악화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이 회장 일가의 지분가치액이 늘어난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틀 동안 상승했기 때문이며 최근 삼성SDS 상장 발표와 이 회장의 건강 문제 등으로 그룹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이 증권가에서는 끊임없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 배당 확대 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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