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풀리지 않는 의혹들
보스톤코리아  2014-05-05, 11:27:08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대형 여객선 '세월(SEWOL)호' 침몰 사건이 예견된 인재로 좁혀지고 있으나 풀리지 않는 의혹도 적잖다. 

가장 큰 관심사는 왜 갑자기 무리한 항로 변경, 즉 과잉 회전으로 급선회 했느냐는 점이다. 또 해경의 대피 지시를 무시하고 왜 "객실에 있으라"고 방송했는지, 침몰 직전 들린 '쿵’소리의 정체, 조난주파수를 사용하지 않은 점 등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속옷 차림의 이준석(69) 선장이 구조될 당시 조타실에 필리핀 여가수 등이 있었던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서 사고 직전 이 선장의 행적에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연착 통보, 배의 이상징후 미리 알았나?
세월호의 침몰원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침몰 20여 분전 1시간30분 연착 사실을 승객과 선사, 하역업체에 알린 정황이 포착됐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세월호가 맹골수도에서 사고가 발생한 오전 8시48분 보다 20여 분 전인 8시30분께 세월호 측은 안내방송을 통해 예정시각보다 1시간30분 지연된 낮 12시께 도착할 예정이라고 선내에 알렸다. 

사고해역인 맹골수도에서 제주항까지는 50여 마일 거리로 세월호가 19~20노트로 순항했을 경우 제주까지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사고 발생시점인 오전 8시48분 훨씬 이전에 맹골수도에 진입한 세월호가 정상적으로 운항했을 경우 제 시간에 제주항에 도착할 시간이지만 1시간30분이나 지연될 것이라는 안내방송을 왜 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은 이미 배의 이상징후를 선장이나 선원들이 감지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급선회 필요없는 지점에서 P턴은 왜?
세월호가 사고지점에서 보였던 이상 항적, P자형 운행도 미스터리다. 
인근 해역 어선 선장들의 말에 따르면 제주도를 가기 위해서 급선회가 필요없는 지점이다.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의 항적도를 본 전문가들은 항로를 바꿔야하는 변침점이 맞더라도 방향을 5도에서 10도만 틀면 되는데 30도 이상 튼 것에 의구심을 갖는다. 조타수 조 모 씨도 평소보다 타가 유난히 빨리 돌아 더 많이 선회했다고 수사과정에서 진술했다.

갑자기 나타난 어선이나 어망, 암초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거나 조타기나 엔진 고장, 졸음운전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명확한 원인은 아직까진 미궁이다. 

급선회를 한 배경이 당시 배를 몰았던 선장과 항해사의 진술에 달려 있는 가운데 P턴에 대한 궁금증 역시 증폭되고 있다.

침몰 직전 ‘쿵’ 소리는?
세월호의 침몰과 관련해 구조된 승객들로부터 "'쿵' 소리와 함께 배가 갑자기 기울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사건 초기만 해도 세월호가 암초에 충돌해 좌초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사고 당시 기상상황이 양호했고 사고 지점이 암초가 있는 지역도 아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박 자체에 문제가 있었거나 외적 요인에 의해 침몰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와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해당 선박에는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다량의 물을 담을 수 있는 대형 탱크가 있음에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급격히 기울고 침몰됐다는 증언에 비춰볼 때 연료 효율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 물탱크를 비웠거나 비우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쿵' 소리는 화물이 부딪히는 소리이거나 엔진룸의 문제, 또는 내부 폭발을 의심하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고발생 후 1시간 동안 왜 신고 안했나?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발생 시각과 신고 시각 사이에 1시간 가량의 격차가 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6일 목포해경 상황실에 접수된 최초 사고 신고 시각은 오전 8시 58분. 이 최초 신고는 사고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승무원이 직접 신고를 한 것이 아니라 단원고 한 학생의 "침몰하고 있다"라는 연락을 받은 가족이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시각이 오전 8시 58분 이라면 사고 발생 시각은 이보다 더 이전으로 추정되지만 해경 측은 직접 받은 조난신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왜 승무원들이 직접 해경에 조난신고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세월호가 최초 신고 시각 훨씬 이전인 7시에서 7시 30분쯤부터 사고해역에 가만히 서 있었다는 지역 어민의 목격담이 나오면서 의문은 커지고 있다. 

이 어민의 말대로라면 사고선박은 현장에서 1시간여 동안 머물러 있었고 이 어민이 현장을 떠난 뒤인 오전 8시 30분께를 전후해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대피 지시 묵살하고, 조난주파수 사용 안한 까닭은?
선장이 탈출하는 순간에도 선내 방송에서는 승객들에게 선실에 있으라고 방송했는지 여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승객들이 선실에 있는 동안 1층에 있던 선원들에게는 탈출을 지시했다는 진술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앞서 이 선장은 사고 접수 직후 해경으로부터 "승객들을 긴급 대피시키라"는 지시를 받고도 이를 묵살, 그 배경도 의문이다.

'비상채널 16번'. 전 세계 모든 선박이 긴박한 상황을 주변 관제소나 선박에게 알려주는 국제 조난주파수다. 그러나 세월호는 주변 선박들의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채널 16을 마다하고 12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급박한 상황에서 인근 해경이 아닌 관제센터에 우선 연락한 점과 통화의 질이 좋은 일반전화 대신 무전기를 사용한 점도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속옷바람 탈출한 선장, 조타실 있던 필리핀 여가수 행적 의문?
지난달 28일 해경이 공개한 구조 영상 속 이 선장의 속옷 차림 구조 모습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사고 순간 당시 이 선장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구조 당시 이 선장은 아래에 속옷 말고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검경 합동수사본부와의 조사 당시 이 선장은 "사고 순간에 담배를 피우러 조타실 밖으로 나갔다"고 진술했다. 이후 이 선장은 탈출 당시 속옷 차림이었던 사실이 알려지자 "선실에서 바지를 갈아입으려는데 배가 기울어 급히 달려왔다"고 황급히 말을 바꿨다.

 특히 조타실에서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줄줄이 빠져나와 해경에 구조될 때, 조타실에 중년의 한국 여성과 필리핀 여가수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 선장의 사고 당시 행적이 더욱 의문을 낳고 있다.

이들은 '통제구역'이었던 조타실 안에 있다가 이 선장이 구조된 직후인 오전 9시48~49분께 구출돼 해경 경비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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