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grey
보스톤코리아  2014-04-14, 12:16:53 
일반적인 피사체. 즉, 흔히 접하는 세상은 다양한 질감, 색상, 밝기, 그리고 반사율을 지니는 여러 물체와 배경이 섞여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중앙 중점이나 분할 측광 등의 '넓은 측광 방식'을 사용할 때는, 대부분 노출계가 지시하는 대로 찍어도 다양한 피사체가 알아서 평균치를 내어 주므로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 노출 보정을 한다손 치더라도 1stop 범위 이내에서, 느낌에 맞추어 촬영하면 된다.

그러나 스팟측광(spot metering)을 사용하거나, 피사체의 배치가 상당히 단순하여 어떠한 색 혹은 물체가 화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경우, 어느 정도 주의 깊게 노출 보정을 해 주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테면 눈 덮인 설원은 그야말로 90~100% 반사율을 지닌 강력한 흰색이 천지를 덮고 있다. 적게는 3~4할 정도, 구도에 따라서는 9할 이상을 흰색 눈이 차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설원의 시원하고 상큼한 사진을 칙칙하게 어두운 회색조로 만들지 않으려면 +1~2stop 정도의 노출 보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눈이 제대로 희게 나오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 맞추어, 모든 색상도 각각 고유한 반사율을 지니고 있다. 비단 흰색, 검은색, 그 중간의 회색 뿐 아니라 모든 색조가 각각의 반사율이 있다. 그것이 18%를 상회한다면 + 노출 보정을 해 주어야 하고, 18% 아래라면 - 노출 보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18% grey에 대해 잠깐 복습하고 넘어가자. 노출을 배울 때 많이 듣게 되는18% grey는 무엇일까? 바로 기준값이다. 18% grey는 인화시, 중간 밝기(middle tone)에 해당하는 부분의반사율이다. 흑백을 기준으로 했으니 채도가 없는 회색, 즉 grey이다. m(미터) 단위를 만들 때는 "지구 둘레를 재고, 그것을 4000만분의 1로 하여 길이의 단위로 삼자!"라는 거창하고 스케일이 큰 기준이었으나, 18% grey 기준은 단지 인화지의 중간 농도일 따름이다. 지구상 모든 것의 색조를 합한 것이나, 빛의 중간값이라는 거창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18% grey를 기준으로 하여 노출계를 만들었다는 말은, 어떤 피사체를 선택하든지 노출계가 지시하는 대로 찍기만 하면, 그 피사체는 18% 반사율의 회색 (흑백사진 기준), 즉 중간 톤의 결과물로 나타난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일반적인 피사체라면 이것저것 다 섞여 있어서 노출계대로 보정 없이 찍어도 웬만큼 잘 나온다. 다만, 아까처럼 어떤 색이 전반적으로 우세한 구도이거나, spot 측광을 이용할 때는 신중한 측광이 필요하다.

'별로 특별한 효과를 내기보다는, 그냥 보이는 대로 자연스럽게 찍고 싶다'라고 할 때 쉬운 방법은, 18% 반사율의 (즉 중간톤의 회색) grey card를 들고 다니는 것이다. 촬영할 주제가 있는 곳에 그 카드를 두고, 카드에 대고 spot 측광(내지는, 가까이 가서 카드를 파인더에 꽉 채우고 다른 방식 측광)을 하여 그대로 촬영하면 된다. 이것은, 그야말로18% 반사율의 피사체를 18%라고 제대로 일러 주는 방법으로서, 나머지 흰색, 검은색, 기타 모든 색상들이 알아서 제대로 나타나게 된다.

기본적인 이해와 적용이 되었다면, 측광의 기본적인 이해에 머무르지 말고, 이를 활용하고 응용해 보자.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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