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볼 우승의 열쇠는 수비다
보스톤코리아  2014-02-08, 11:29:03 
시호크스를 수퍼볼 우승으로 이끈 피트 캐럴 감독
시호크스를 수퍼볼 우승으로 이끈 피트 캐럴 감독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정성일 기자 = 최고 오펜스 팀과 디펜스 팀 간의 경기로 관심을 모았던 수퍼볼은 시호크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다소 맥 빠진 경기일 수도 있지만 경기 결과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퍼볼 MVP는 시호크스의 프로 3년차 라인배커인 말콤 스미스가 차지했다. 스미스는 페이튼 매닝의 패스를 중간에 가로채어 69야드 리턴 터치다운을 성공시켰으며, 펌블로 나온 풋볼을 잡고, 팀 내 최다인 9개의 태클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전천후 수비수로 활약했다.

비록 스미스가 시호크스의 수비를 대표하여 MVP를 수상했지만 시호크스의 수비 전체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공격 부문에서 NFL 기록을 세울 정도로 강력한 덴버 브롱코스가 43 대 8로 대패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빠르고 강력한, 상대 팀을 압도하는 시호크스의 수비는 수퍼볼 경기 전체를 지배했다. 브롱코스는 18개의 퍼스트 다운을 얻어내고 306야드를 전진하는데 그쳤다. 퍼스트 쿼터에서는 한 번도 퍼스트 다운을 얻지 못했고 단지 11야드만 얻었다. 수퍼볼 이전까지 18경기에서 브롱코스는 평균 455야드를 전진하고 평균 36점을 득점하는 팀이었다.

5번의 정규 시즌 MVP와 수퍼볼 MVP까지 차지했던 최고의 쿼터백 매닝은 2개의 인터셉션과 1개의 펌블을 기록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올해 한 시즌 최다 터치다운과 패싱야드 NFL 기록까지 갈아치운 매닝이지만 끊임없이 쇄도하는 패스 러시와 빈틈 없는 세컨더리를 뚫지 못했다.

만약 패트리어츠가 수퍼볼 무대에서 시호크스와 만났다면, 매닝이 아닌 탐 브래디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패트리어츠가 AFC 챔피언으로 올라갔어도 시호크스가 수퍼볼을 우승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큰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건 공격이 아닌 수비이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로 최고의 공격팀이 수퍼볼을 우승한 적은 한 번밖에 없다. 반면에 최고 수비팀이 수퍼볼을 우승한 적은 다섯 번이 있다. 점수를 많이 내는 팀은 오히려 큰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2007년 패트리어츠는 역대 최강의 공격력을 뽐냈지만 정작 수퍼볼에서 17 대 14로 패했다. 브롱코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평균 38점 가까이 득점하는 팀이었지만 수퍼볼에서는 8점에 그쳤다.

올해 패트리어츠는 브래디가 건재하다면 충분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웨스 웰커와 아론 헤르난데즈가 팀을 떠나고, 랍 그롱코스키와 쉐인 버린은 시즌의 절반 이상을 결장하고, 대니 아멘돌라는 시즌 내내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패트리어츠는 12승을 기록하며 AFC에서 2번 시드를 받았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 수퍼볼까지 바라본다면 패트리어츠는 오프시즌 동안 수비 보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NFL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브래디도 나이를 먹고, 2014년 시즌이 시작할 때는 37세가 된다. 브래디가 패트리어츠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뛸 날도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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