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과 재미교포
보스톤코리아  2013-11-11, 16:11:29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자아를 인식하게 되는 사춘기부터 생을 마치는 그 날까지 계속 될것이다.  사람들의 의사 결정 판단기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 윤곽을 정해준다.

십대의 나에게 처음으로 다가온 이 질문에, 나는 많이 혼란스러워했다.  자아의 형성기에는 아직 강한 나의 모습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나의 대답은, “나는 부모님의 자식이다. 나는 학생이다. 나는 신앙인이다. 나는 여자다. 나는 록그룹 퀸의 팬이다. 나는 야구팬이다. 나는 시인이다.” 였다. 

그리고 의식중에 무의식중에 나의 대답에 우선 순위를 정했다.  나는 부모님의 자식, 학생, 신앙인, 야구팬,,,,등등. 그리고 나에게 처해진 일과를 우선순위에 따라 결정했다.  마치 헌법이 일반법보다 우선이듯이.  좋아하는 야구경기가 TV에서 생중계 되어도, 시험공부를 해야했던 이유는, 학생으로서의 내가 야구팬으로서의 나보다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시카고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나에게 취업의 기회가 주어졌다.  생에 첫 주어진 직장이기에 (조그마한 아르바이트를 빼고는) 많이 고민했다.  그 당시 나에게는 ‘학생’의 내가 ‘사회인’의 나 보다 중요했던 것이다.

가 정을 꾸리고, 부모가 되고, 직장을 다니고,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고,,, 이렇게 사회의 일원이 되니, 어릴적 만큼 결정이 쉽지가 않다.  어려운 결정을 요구하는 일이 생길때면 나는 자신에게 다시 질문을 해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아이들의 엄마다. 나는 뉴스타 부동산의 리얼터다.  나는 칼럼리스트(?)다. 나는 우리 부모님의 자식이다.  나는 한인커뮤니티 일원이다.  나는 골프팬이다….

그리고 다시 나의 대답에 우선순위를 정해본다.  아이들이 아프면 골프 라운딩 취소 선택을 쉽게 할수 있는 이유는 엄마로서의 내가 골프광으로서의 나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늘 한인커뮤니티에서 자주 접하는 혼란스런 현상이 있다.  ‘나는 미국인이다’와 ‘나는 한국인이다’의 충돌이다.  주변에서 “한국에서는 이랬는데, 왜 미국애들은 이런지 몰라?”하는 사람은 ‘나는 한국인이다’가 더 중요한 사람이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미국에 잠시 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아이들이 장성해서 출가하고 본인이 은퇴할 때가 되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 나머지 여생을 보내려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에게는 한국의 정치가 미국의 정치보다 중요하고, 한국의 연애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다.  영어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한다.  즉, “나는 한국인이다”가 “나는 미국거주자다”를 확실히 이기고 있는 것이다.

반 면에 “나는 미국인이다”의 부류는 한국 커뮤니티를 꺼려한다.  합리적이라기 보다는 정에 의한 인간적 교류가 너무 비논리적이라고 믿는다.  이들은 한인의사, 한인부동산, 한인슈퍼마켙, 한인여행사, 한국식당, 한인변호사만을 고집하는 자신들의 부모, “나는 한국인이다”의 부류를 약간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에게는 돌아갈 모국도 현재 살아야하는 조국도 미합중국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나는 미국시민이다”가 “나는 한국인 이다”보다 강하다. 

그러면 이 두 부류의 공존책은 없을까? 그 해결책은 “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다. 미 대통령 토론회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우방임을 10여분간이나 토론했다.  이들은 누가 더 이스라엘의 친구인가를 경쟁했다. 이스라엘은 자국에 대해서 토론해 달라고 부탁하지도 의뢰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민주당 공화당 후보들은 앞 다투어서 이스라엘의 점수를 따려고 했다.  

그 이유는 성공한 많은 “나는 유태계 미국인이다”가 금융, 기업, 학계, 정치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 이전에는 그들에게 돌아갈 고국도 없었고, 구심점이 되는 국가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세계최강국인 미국을 좌지우지한다.  

우리도 빨리 “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가 개개인의 상위4위에 올라야 될것이다. 나는 “모학교 동문이다””나는 모동호회 회원이다”보다 “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가 중요시 된다면, 선거철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후보들은 우리 한인들의 비위를 맞추기에 노력할것이다.  우리가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동해표기,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은 물론, 탈북자들의 인권에 앞장 설 것이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오후에 차 한잔과 함께 내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무얼했는지 반성 해본다. 


백영주 / Clara Paik
Principal Broker
Boston New Star Realty Branch Owner
New Star Realty & Investment 
Realtor, ABR., GRI.
Multi-Million Dollar Sales Club, Top 25 
Individual of 2006, 2007, 2008, Re/Max New England, Association of Board of Realtors, Massachusetts Association of Realtors, Boston Real Estate Board.
Office 617-969-4989
Fax 617-969-4959
Cell 617-921-6979­­­
Website: ClaraPaik.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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