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TOEFL) : 유학생들의 시험 (3)
보스톤코리아  2013-10-16, 14:30:21 
한 시간 이상 지문을 독해하고, 또 한 시간 이상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회화와 강의를 들으면서 문제를 풀고 나면 잠깐의 휴식이 주어진다. 이때, 최대한 마음을 다잡고 정신 집중을 하길 바란다. 한국 유학생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말하기 (Speaking) 영역과 쓰기 (Writing) 영역이 남았기 때문이다.

말하기 영역은 6개의 다른 유형의 문제에 답해야 하며, 총 20분이 소요된다. 단, 시험을 치는 응시자가 실제로 말을 하는 시간은 최대 5분 30초뿐이며 나머지 시간은 지문을 읽거나, 헤드폰으로 음원과 지시를 듣는 시간, 그리고 답변을 준비하는 시간 등으로 채워진다. 

처음 2개 문항은 질문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15초 동안 정리해, 45초 간 설명해야 하고 6개 문항 중 가장 짧은 준비 시간과 가장 짧은 답변 시간이 주어진다. 실제 자신의 모국어로도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장소에 대해 설명하시오"라거나 "시험을 보는 것과, 에세이를 쓰는 것 중 어느 방법이 더 편한가?"라는 질문을 받자마자 1분 가까이 쉬지 않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말하기 영역의 체감 난이도는 토플의 그 어느 영역보다 높기 때문에 초심자일수록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문제에 답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말하기 영역의 3, 4번 문항은 읽기, 듣기, 말하기 능력이 모두 필요한 통합형으로 대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나 강의를 듣고 자신의 논리를 펼치거나, 주제를 요약하는 문제다. 45초 동안 한 문단 정도의 지문을 읽으며 요점을 정리해놔야 하고, 2분 반 가량의 대화 혹은 강의를 들은 후, 역시 요점 정리를 해놔야 한다. 쓰기 영역이나 읽기 영역과 다르게 짧은 제한 시간이 지나면 지문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30초 동안 생각을 정리한 후 1분 동안 말이 끊기지 않게 문장을 만들려면 필기해놓은 내용이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5, 6번 문항 역시 3, 4번 문항과 동일하게 상황에 따른 대화나 강의를 들은 후 의견이나 요점을 정리해 1분 간 말해야 하는 통합형 문제다. 대신 읽어야 하는 지문이 없고 준비 시간이 20초로 줄어든다. 

토플 시험의 마지막 영역인 쓰기 (Writing) 영역은 읽기, 듣기, 쓰기를 한 번에 해야 하는 통합형 1문항, 그리고 주어진 문제에 답하는 독립형 1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통합형 문항은 250자 내외의 지문을 3분 간 읽은 후에 약 2분 간의 강의를 듣고 그 둘을 종합해 정리해야 한다. 강의와 지문의 다른 점을 비교/분석하라는 질문이 보통이지만, 강의가 어떻게 지문을 지지하는지, 혹은 지문에 나온 문제에 대해 강의가 어떤 식으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지를 정리해야 하는 질문도 나온다. 독립형 문항은 말하기 영역의 1, 2번 문항과 비슷한, 논제에 대한 선택 혹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문제가 나오게 된다. 

토플의 말하기 영역과 쓰기 영역은 정답과 오답이 확실하게 나누어지는 객관식과는 다르게 2명의 채점 위원이 녹음된 대답을 듣거나 제출된 답문을 읽어보고 0점에서 5점 사이의 점수를 매긴다. 결국 말하기 영역에서는 강세나 억양 등을 신경 쓰며 얼마나 유창하게, 얼마나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며 얼마나 논리적으로 답을 하느냐에, 쓰기 영역에서는 주어진 정보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자신의 의견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표현하는가에 따라 점수가 결정된다. 

한국 학생들을 포함한 아시아계 학생들이 유독 말하기 영역과 쓰기 영역에서 고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짧은 제한 시간 때문일 것이다. 즉, 주어진 시간 내에 지문이나 강의를 요약해 필기하고, 그 내용을 자신의 의견으로 바꾸어, 충분한 인용과 함께 정리해서, 글이나 말로 표현해 내야 하는 멀티태스킹을 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표준 시험이 그렇듯, 문제를 유형 별로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그만큼 익숙해지고, 문제에 익숙해진 만큼 각각의 영역을 공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오승준 (Albert Oh)  
SD Academy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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