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418 회
보스톤코리아  2013-10-16, 14:01:11 
여느 타주 지역보다 한인 인구수가 적은 보스톤에 예술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문화 예술을 함께 만나고 나누고 누릴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다름 아닌 2012년에 협회가 창립되어 2013년 처음 한미문화협회(KCSB 1st Annual Exhibition) 제1회 협회전이 열리게 된 것이다. 바쁜 이민 생활에 지내다 보면 생각보다 문화 공간의 턱이 일반인들에게는 높게 느껴지는 보스톤의 한인 지역에서 이처럼 한국 문화와 한인 예술인들의 작품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한층 문화 예술의 턱이 가까워진 느낌이다. 보스톤 지역의 한인들이 더 많은 문화 예술과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어떤 것이든 시작은 늘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시작의 과정보다는 결과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기 때문이리라. 어찌 한인 사회에서의 모임이 이뿐이었을까마는 지금까지의 여러 단체 모임보다는 한국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뤘다는 것이 더욱 고맙고 감격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처음 음악인들이 주측이 되어 시작된 이 모임이 한인들과 한인 2세 그리고 외국인들에게까지 한국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귀한 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각양각색의 다민족이 어우러져 역사와 문화 그리고 언어를 뛰어넘어 서로 만나고 나눌 수 있는 것은 결국 예술인 까닭이다.

이번 KCSB 1st Annual Exhibition은 렉싱턴에 위치한 Lexington Arts & Craft Society에서 개최되었으며  전시회에는 Museum of Fine Art의 아시아관 큐레이터인 제인 포탈이 선정한 회화, 조소, 섬유, 장신구, 비디오 아트, 동양화, 사진 등 다양한 작품 30여 점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어 있던 한인 예술가들의 활발한 활동을 직접 만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여러 장르의 귀한 작품을 함께 나눠주신 작가들께도 감사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번 협회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신 협회내의 임원들과 회원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많은 한인들의 후원의 손길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보스톤 지역에서 한인 음악인들이 주측이 되어 귀한 음악회를 통해 감사한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제는 한인 예술가들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더욱더 고마운 마음과 함께 넉넉함이 가득 차오른다. 이번 협회전이 처음 시작인 만큼 작가들의 작품과 장소가 협소해 흡족하지는 않았지만, 이렇듯 여러 한인들과 한국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이 리셉션 장소에서 작가들과 마주하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어찌 보면 이처럼 다민족이 모여 사는 넓은 미국땅에서의 한국 예술인들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활짝 펼칠 수 있는 자산은 아닐까 싶다.

오늘은 무엇인가 넉넉해지고 풍성해지는 느낌의 하루를 보냈다. 가끔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허기를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육체의 배고픔이 아닌 보이지 않는 영혼의 허기일지도 모른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오색물감을 풀어놓은 듯 오색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이처럼 풍성하고 넉넉한 결실의 계절에 자연을 통해서 함께 호흡하고 나누며 행복에 겨워할 때쯤 이번 한미문화협회의 협회전은 허기진 영혼을 채울 수 있는 결실의 계절에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임을 새삼 또 깨닫는다. 삶의 현실에서 여가 시간이 부족했던 많은 한인들이 이 공간을 찾아 이 가을 더욱 넉넉하고 풍성한 누림의 시간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각자의 공간에서 자신의 작품에만 열중하던 많은 예술가들이 이렇듯 함께 만나서 작품 얘기도 나누고 서로의 열정을 북돋아 주면서 협력하여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더 많은 관람자들이 작품을 통해 공감하고 함께 나누며 크든 작든 간에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보탬이 되고 유익이 될 수 있는 모임이면 좋겠다. 그 무엇보다도 이 시대를 사는 답답한 가슴들의 응어리를 풀어줄 수 있고 가슴을 열어 소통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삶으로의 안내 역할을 감당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보다 삶이 넉넉하고 풍요로워지는 삶이면 좋겠다.

보스톤 지역에서 그 어떤 모임보다도 단단해지고 영글어져 한인들뿐만이 아닌 각 민족에게 한국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허기진 영혼들의 배고픔을 채울 수 있고 치유할 수 있는 '영혼의 힐링 센터'로 자리매김하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는 것이다. 그것은 이 시대를 사는 아픈 영혼들에게 소통의 문을 열어주고 막힌 가슴을 뚫어주어 치유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감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누구보다도 여린 감성의 예술가들이 하늘이 주신 달란트를 통해 이 시대의 아픔과 슬픔과 상처와 고통에 시달리는 '가난한 영혼들을 위한 예술 치유(Healing Art's)'의 소통의 통로이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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