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삭스, 작년의 69승과 지금의 69승
보스톤코리아  2013-08-11, 20:55:31 
펜웨이 파크의 관중은 시즌 초에 감소했지만 다시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펜웨이 파크의 관중은 시즌 초에 감소했지만 다시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정성일 기자 = 보스톤 레드삭스가 지난 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시즌 69승을 거두었다. 69승은 레드삭스가 작년에 시즌을 마감할 때 기록했던 승수다.

레드삭스는 현재 메이저리그 팀들 중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이 한창인데 작년 시즌 전체와 같은 승리를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레드삭스는 올해 상당히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레드삭스는 팀 역사상 전년 대비 가장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레드삭스 팬이라면 올해와 가장 비슷한 시즌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칼 야스트렘스키가 이끌었던 1967년의 레드삭스는 불가능한 드림팀으로 불렸다.

당시 레드삭스는 바로 전 해에 아메리칸리그 9위에서 리그 우승으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70승 92패였던 팀 성적은 92승 70패로 바뀌었고 보스톤의 야구는 활력을 얻었다.

승리한 숫자만을 놓고 보면 22 경기를 더 승리한 것이다. 당시 감독이었던 딕 윌리엄스는 마치 올해의 존 패럴 감독처럼 감독으로 부임한 첫 해에 모든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었다.

레드삭스가 올해 기록 중인 69승 46패는 60%의 승률이다. 앞으로 남은 47 경기에서 같은 승률을 유지한다면 시즌을 97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여 28경기나 더 승리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6일 밤 휴스턴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후 레드삭스의 패럴 감독은 “드디어 우리는 작년을 극복했다”며 농담 아닌 농담을 했다. 패럴 감독이 남은 경기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23경기를 승리로 이끈다면, 보스톤 야구 역사상 최고의 반전으로 꼽히는 1967년을 넘어서는 시즌이 될 것이다.

게다가 92승 이상을 거둔다면 치열한 아메리칸 동부지구에서 살아남아 충분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해까지 3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레드삭스가 올해는 가을 시즌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레드삭스는 시즌 초반 강력한 선발 투수진을 바탕으로 경기를 승리했다.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선발 투수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잠시 주춤해지자 레드삭스의 타자들은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계속해서 이끌었다.

ESPN 보스톤은 올해 레드삭스의 성공 요인으로 선수들 사이, 그리고 선수들과 감독 사이의 관계가 지난 해와는 많이 달라진 점을 꼽았다. 작년에는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선수들도 서로를 비난하기 급급했다. 그러나 올해는 데이빗 오티즈와 더스틴 페드로이아 같은 고참 선수들이 나서서 어린 선수들을 챙기고, 팀 내 모든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레드삭스의 분위기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레드삭스의 팬들이다. 올해 시즌 시작과 함께 펜웨이 파크의 연속 경기 매진 기록이 막을 내렸지만, 조용히 연속 경기 매진 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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