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저고리’가 된 한인회 이사회 |
보스톤코리아 2013-08-10, 21:21:55 |
7년이나 지난 그날의 이사회는 아직도 기억이 뚜렷하다. 격론 끝에 한인회 감사를 계산기로 만드는 신공을 발휘한 이사회였다. 한인회 감사는 예산이 한인회 규정에 따라 적확하게 쓰였는지 살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숫자만 맞는지 판단하면 된다고 의결한 것이다. 2006년 3월의 일이다. 케임브리지 가야식당에서 열린 이사회는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한인회 예산 집행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던 조봉준, 김창근 이사가 한인회 지출처와 전혀 연관이 없는 체크를 발견해 이사회에 알렸다. 한인회 집행부의 활동을 두고 크고 작은 잡음이 일었던 때였다. 당시 노명호 이사장은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고심 끝에 이사회를 소집했다. 18명이나 모였으나 격론이 오가자 슬그머니 자리를 뜬 이사가 5명이나 됐다. ‘누굴 바지저고리로 아느냐’고 버럭 소릴 지른 조봉준 당시 한인회 이사도 자리를 박찼다. 그런 그를 일부 이사들이 극구 만류해 표결한 결과가 한인회 예산집행에 대해 눈감아 주자는 결정이었다. 이날의 결정은 2006년의 결산이 제대로 안되고 결국 임금 문제마저 불거지게 한 원인이었다. 2006년 결산은 아직도 미결로 남아 있으며 세금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그날 찬성표를 던졌던 일부는 아직도 한인회 이사로 남아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6년의 한인회 역사가 지금 2013년 한인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 한선우 한인회장의 목소리는 절실했다. 2006년의 임금체불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2011년 유한선 회장이 합의를 도출했지만 2012년 한인회 잔고부족으로 두 차례 월 합의금을 제 때 지불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한번이라도 월 합의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송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합의 금액의 3배를 물어주도록 서명까지 해놓았다. 한선우 회장에 따르면 다른 판결도 필요없이 이미 합의 당시 동의했던 그대로 이행하라는 게 판사의 말이었다. 한인회는 다음주 수요일 공청회 개최를 선언했다. 2만 7천여불에 달하는 배상액을 해결키 위한 난상토론을 해보자는 것이다. 한선우 회장은 이번 임금배상 건은 한인회 존립의 문제에 준한다고 했다. 지불 불이행으로 한인회 은행 계좌로 압류가 들어오는 경우 현재 한인회가 발행하고 있는 한인회보를 포함하여 각종 행사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의 한인회 상황은 응급치료와 장기 처방이 병행되어야 하는 중증이다. 피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수혈을 받아야 하듯 급전이라도 돌려야 한다. 다행히 한인회관 재산관리위원회가 보관하고 있는 8만여불이 있다. 물론 비상상황이 아니고서는 다른 목적으로 유용해서는 안되나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돈을 대출해주고 추후 월 할부금으로 다시 받는 형식으로라도 위기는 넘겨야 한다. 문제는 한인회의 기능이다. 인체에서 몹쓸 것들을 걸러 해독해 주는 간의 기능이라 할 수 있는 감사기능을 철저히 복원시켜야 한다. 지금 바로잡아 놓지 않으면 누군가가 충분히 악용할 소지가 있다. 감사의 기능을 제거한 한인회는 폭주기관차와 같다. 숫자만 맞추면 되는 예산 집행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한인회관 재산관리위원회가 한인회에서 독립한 이유는 분명 여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의 기능도 재점검해야 한다. 순간적인 편의를 위해 감사의 뜻을 왜곡해버리는 2006년 이사회와 같은 결정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한인회 법규에 한인회의 운영을 맞춰야지 한인회 집행부의 운영에 맞게 한인회 법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2006년 조영태 회장에서 2007년 안병학 회장으로 넘어가던 시기로 돌아가면 그 위험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06년 봄의 이사회 결정으로 이사들은 집행부의 예산 집행내역에 대해 간섭할 수 없게 됐다. 2007년에 들어서면서 2006년의 예산집행, 당시 한인회보 편집장이었던 양 모씨의 월급지불문제 등을 두고 인수인계가 제대로 진행될 수가 없었다. 회의를 거듭했지만 양측은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2007년 봄 총회에서 당시 윤현권 감사는 “영수증의 미비로 감사를 완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수증을 요구한 것은 실제로 1년전 이사회의 결정에 반하는 것이었다. 결국 2006년도 결산은 이뤄지지 않았고 세금보고도 미결로 남았다. 미결로 남은 2006년의 임금지불 문제가 지금 발등의 불이라면 미결로 남은 세금보고는 향후 부담일 수도 있다. 이번 사건으로 과거 한인회장 및 한인회 이사들은 엄중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특히 감사를 계산기 역할로 만들어 놓은 것에 찬성한 이사들은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결코 한순간의 당리당략 감정에 좌우되어 원칙을 흔들어 놓아서는 안된다. 이사회가 회칙과 부칙을 제정할 권한이 있다면 그로 인한 책임도 있다. 현재 상황 그리고 미래 상황의 책임은 엄밀하게 보면 2006년 이사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시간과 열정 그리고 자신의 자금을 바쳐서 한인회를 위해서 일했는데 무슨 말이냐고 펄쩍 뛰는 이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순간판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한인사회가 이 위기를 통해 다시 한번 한인회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책임을 환기하는 긍정의 기회로 바꾸는 신공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의견목록 [의견수 : 2] |
ohlala2875 | |
7년이나 지난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신다며, 밑도 끝도 없는 글을 읽어 내려가다,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도대체 그 당시 이사진들 중에 찬성한 이사들이 누군지 반대한 사람들은 누군지 또 그냥 슬그머니 사라진 사람들이 누군지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글을 쓰신 편집장은 내용을 다 아시는 것 같은데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이 글에서 이름이 거론된 사람들만 타겟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바지저고리 이사회 사건(?)을 그냥 넘어가자고 찬성한 사람들이 임금체불의 원인입니까? 아니면 반대한 사람들이 임금체불의 원인입니까? 말을 하다가 마는 것도 아니고, 진실을 밝히든가 아니면 이런 글을 쓰지 말든가, 너무 비굴하고 치사합니다. | |
IP : 173.xxx.239.71 | |
Brian | |
당연히 줘야할 임금인 $7500, 그것도 매달 $250 나눠서 주기로 한것도 주기싫어하는 사람이 변호사비용은 아깝지 않게 주면서 그임금을 안줄려고 강경한 입장으로 끝가지 가겠다? 좀 크게 노시지~~ | |
IP : 108.xxx.23.1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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