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켓 경쟁 가열된다
보스톤코리아  2013-04-03, 14:18:46 
2011년 138,000스퀘어 피트 규모로 노스보로에 세워진 웨그먼스 매장
2011년 138,000스퀘어 피트 규모로 노스보로에 세워진 웨그먼스 매장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H 마트 캠브리지 입성이 눈에 띠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형 미국 마켓 웨그먼스(Wegmans)의 보스톤 진출이 가시화 돼 지역 마켓들 간 생존 전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웨그먼스는 미주 6개 주에 8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으로, 유기농 농산물, 이태리산 식료품 등 특화된 이미지로 호평을 받고 있는 초대형 마켓이다. 또한 매장 내 가족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푸드 바(food bar), 마켓 카페(Market café), 약국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지난 2011년 138,000 스퀘어 피트 규모로 노스보로에 진출해 성업중인 웨그먼스는 올해 펜웨이 렌드마크 센터(Land Mark Center)점을 시작으로 보스톤 지역을 공략할 기세다.

보스톤 글로브의 발표에 따르면 이미 펜웨이 점 입점은 계약이 성사될 단계에 와 있으며, 또한 벌링턴과 체스넛 힐에도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가장 작은 매장이 체스넛힐에 오픈할 7만 스퀘어 피트 규모로, 웨그먼스는 지금껏 이처럼 작은 매장을 오픈한 적이 없을만큼 초대형 마켓이다.

웨그먼스가 매사추세츠 주로 몰려들어 옴에 따라 바짝 긴장하게되는 대형 마켓들과는 대조적으로 한인을 비롯한 지역 소비자들은 쇼핑의 기회가 다양해 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웨그먼스가 워낙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고 있는데다, 가공식품 및 푸드 바 등에서 판매하는 요리 등도 뛰어나다는 평을 들은 것.

부르클라인에 거주하는 Y 씨는 “샤우스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 웨그먼스가 들어온다면 아이들과 함께 외식도 즐기며 더 풍성한 쇼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반색을 표했다.

또한 웨그먼스와의 경쟁에 밀린 지역 대형마켓들이 다양한 고객 유치 행사를 벌일 것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했다.

우번에 거주하는 이경자 주부는 “기존의 대형 마켓들이 살아남으려면 세일 등의 행사를 하지 않겠느냐”며 “웨그먼스가 독점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한 소비자에게 유리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라 말했다.

한인마켓 특화된 마케팅 전략 필요
한편, 보스톤 남부 지역 한인들은 웨그먼스의 소식을 듣자 H마트 캠브리지점 오픈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내며 한인마켓들의 안위를 염려했다.

H 마트는 지난 해 6월 센트럴 스퀘어 역 앞 전하비스트 매장 건물주와 계약을 맺은 후 지금껏 내부공사도 시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H마트의 마케팅 부 진복희 씨는 “늦어지고 있지만, 올해 안에는 오픈할 것”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브루클라인에 거주하는 김경신 주부는 “벌링턴은 거리가 멀어서 자주 안가다 보니 H마트를 찾는 횟수가 점차 줄어든다. 쌀이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인근 미국 마켓을 자주 이용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한인들의 식탁문화가 아이들 중심으로 서구화 돼 가는 추세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비교적 보스톤에 온 지 오래된 한인들 상당수가 한식을 식탁에 올리는 횟수가 점차 줄어든다고 말했다. 한인마켓의 규모나 위치도 이유지만, 아이들의 입맛과, 한식 요리의 번거로움 등이 더 큰 이유라고. 김 주부는 “한인 마켓들이 특화된 마케팅을 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미국인의 경우도 같은 입장이다. 보스톤의 한식 요리 연구가 데브라 사무엘은 “H 마트가 생김으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한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 가면 막막함을 느낀다. 한식 재료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지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복잡한 한식요리를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레서피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대형 마켓들이 더이상 아시안 고객을 방치해 두지 않는, 글로벌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 또한 한인마켓들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코스코 에버릿 지점에서는 한국산 구이김을 팔기 시작했고, 비제이(Bj’s) 스톤햄점은 유기농 두부를 팔기 시작했다. 상당수 지역 마켓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라면을 볼 수 있다. 스탑 앤 샵, 샤우스 등에서는 적은 용량이지만 김치를 판매하는 곳이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운영진이 교체됨에 따라 매장 분위기가 바뀐 릴라이어블은 틈새 마케팅을 살려 지역 중소형 마켓의 역할을 잘해 나가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규모는 작지만, 구석구석 다양한 품목들로 채워져 있는 이 곳은 밑반찬 및 김치 등 가공 식품의 단위를 적게 포장해 판매하고 있으며, 정육 코너와 수산물 코너 역시 적은 단위 포장과 신선도에 치중하는 등 고객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 긁어 주고 있다.

100년 전통을 갖고 있는 웨그먼스는 1979년 자체 브랜드화를 시도, 일반 유통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농수산물을 공급하며 더욱 성장했고 이어 1992년, "Food You Feel Good About"이라는 기치 아래 헬시 푸드로 이미지화에 성공했다. 이어 1995년부터는 파스타, 토마토 통조림, 올리브 오일 등 이태리산 전통 식재료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2002년부터는 유기농 제품 매장으로 우뚝 섰다. 지금은 ‘6달러 식사(Six Dollar Meals)’이 가장 인기품목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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