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100배 더 즐기기 11
보스톤코리아  2012-11-26, 14:13:03 
MFA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미술부 학예연구실에서 강익중씨와의 대화모습
MFA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미술부 학예연구실에서 강익중씨와의 대화모습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가로, 세로 3인치 작은 캔버스로 삼라만상을 이야기하는 화가가 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백남준과의 2인전(1994),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전시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을 대표하는 초대작가(1997),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40주년 특별기획전 ‘멀티플다이아로그’ (Multiple / Dialogue ∞, Nam June Paik and Ik-Joong Kang, 2009)등 수많은 유수 전시의 주인공 강익중씨이다. 강익중이라는 이름이 낯선 사람이라도, 광화문 복원사업 중 서울을 방문했다면, 광화문에 설치된 가림막 작업 ‘광화문에 뜬 달’ 을 기억할 것이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의 그도 1984년 시작된 뉴욕유학 초기에는 하루 12시간씩 점원일과 잡역을 하던 고된 시간이 있었다. 아르바이트로 그림을 그릴 시간이 없자, 주머니 속에 쉽게 넣고다닐 수 있는 작은 캔버스를 만들어 지하철에서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하는데 이것이 오늘날 그를 대표하는 3인치 작품의 시작이 된다.
보스톤 박물관에서 현재 진행중인 아시아회화실 특별전(Divine Depictions)에 조선시대 불화와 함께 현대 미술로는 유일하게 그의 작업이 전시되었다. 이로써 보스톤박물관과도 새로운 인연을 맺게된 세계적인 미술가 강익중 씨와의 대화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전시된 작품 속에서 부처는 어떤 의미인가?
특별히 불교에 심취해서 부처를 그렸다기보다는 그가 어떤 대상인지, 나와는 어떤관계가 있을지 궁금하여 그려보기시작했다. 예를들어 집에 아령이 있다고 하자. 아령의 목적은 내 몸을 튼튼히 하는 것에 있다. 아령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불상그림 뿐만아니라 내가 그림을 그리는 목적은 그 과정을 통해서 하나의 질서를 보고가기 위한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도 돈을 버는 것에만 집착한다면 돈은 많이 모을 수 있겠지만, 그 뒤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업을 하는 목적을 질서를 보고가는 것이라 느낀다면 인생에 굉장한 의미가 생길것이다.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인생이라는 배를 타고 목적지로 가는 길에 많은 질서를 보기위한 것이 아닐까.

한국 불상의 특징은 무엇인가?
일본의 불상을 보면 깨달음으로 가는 과정에 인간적인 고뇌가, 중국불상에는 깨달음을 얻은 후 환희에 찬 표정이 많이 보인다. 반면 한국의 불상에는 특별히 규정지을 수 없는 잔잔한 무언가가 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우리 불상은 특유의 다 내려놓은 미소를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을 최고의 미술작품이라 생각하고, 최고로 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을 만든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작품에는 작가의 얼굴이 묻어나오는데 막힘없는 선의 흐름, 온화한 미소에서 작가의 얼굴을 느낄 수 있다. 그 불상의 미소에 한국불교문화나 우리 민족정신이 들어있지 않나 생각한다.

작가로서의 역할과 새롭게 진행하고 있는작업
작가로써의 나의 역할은 세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연결하는 것, 두번째는 잠자는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것. 세번째는 힐링(치유)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그림을 모아 병원에 설치를 해 주는 '희망의 벽' 프로젝트, 따로 만들어진 위, 아래 부분이 가마를 통과하며 한 몸이되는 달항아리를 소재로 하는 작업 등 내가 하는 모든 작업은 이 세 가지 카테고리안에서 돈다.
또 추진중에 있는 프로젝트 중, 그림으로 임진강에 남북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다. 사람들은 화가가 왜 정치적인 작업을 하냐고 하지만 나는 이 작업이 정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화, 경제, 과학, 정치가 결국 하나의 사이클안에 있다. 비유를 하자면, 작가가 직관을 통해 어망을 던지면, 과학자는 그것을 끌어올리고, 경제인이 잡은 고기를 도마위에서 자르면, 정치인은 분배하는 식이다.

힘들었던 유학시기를 거쳐 오늘날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후배 예술가들에게 해 주고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최근에 내가 오랫동안 따르던 미국할아버지의 병문안을 아들과 함께 다녀왔다. 심장수술을 마치신 할아버지께서 지금 껏 못해봐서 “억울한 것 세가지”를 아들에게 들려주셨다. 첫번째는 직관(intuition)을 사용할 것. 신이 인간에게 주신 축복 중 하나가 바로 직관이라고한다. 할아버지께서는 뉴욕대의 정치학과 교수님이셨는데 공부를 하며 경직되어 자유롭게 직관을 쓰지 못하신 것에 대한 반성이셨다. 두번째는 유머를 쓸 것. 유머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열어주는 열쇠이다. 그분은 늘 진지하셨는데 마지막에는 많은 유머를 쓰지않은 것을 후회하셨다. 세 번째는 하나씩 하나씩 올라갈 것. 예를 들어 백 개의 계단을 오른다고 할 때, 한 번에 네 계단을 오르지 말고, 차근차근 한 계단씩 밟아 오르라는 것. 비록 쓸모없는 계단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밟고 올라가야 탈이 없다는 말씀이셨다. 무슨 일을 할 때 나에게 큰 영양가가 없고 이익이 안되더라도 꼭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더 많은 계단을 오르지 못하게된다.


문화/예술 컬럼니스트 장동희
Museum of Fine Arts, Boston 강사
보스톤 아트 스튜디오 원장
167 Corey road, suite 205, Boston MA 02135/ph) 857 756 2557
[email protected]/ www.bostonart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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