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회 홍하상의 일본상인 탐구
보스톤코리아  2012-10-15, 12:42:38 
1598년 여름의 어느 날,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었다. 사인은 위궤양 환자였던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의 패배로 스트레스를 받아 위암으로 발전했고, 그 때문에 죽었다는 것이 오사카 의과대학 교수들의 결론이다.
시대는 토요토미 가문과 토쿠가와 이에야스 가문의 한판 대결로 압축되었다.
천하의 상인들은 토요토미 가의 편에 설 것인지, 토쿠가와 가의 편에 설 것인지 망설이고 있었다. 요도야 죠안은 토쿠가와 이에야스의 편에 서기로 결심했다.

<역사는 돈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을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토요토미 히데요시에게는 배신이었지만, 이미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임진왜란의 와중에서 병을 얻어 죽었던 것이다. 임진왜란은 모든 지방성주, 즉 다이묘들에게 반갑지 않은 전쟁이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공은 그의 정벌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적으로 간주했던 다이묘들의 힘빼기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시대의 분위기를 읽고 있던 토쿠가와 이에야스는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조선에서 일본군을 철수시켜 버렸다. 요도야 죠안이 토쿠가와를 지지하게 된 것은 바로 그런 결단력있는 조치 때문이었다.
국내에도 급한 일이 많은데 침략 전쟁을 벌였던 토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요도야 죠안은 실망을 했던 것이다. 급기야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병사했다.

시대는 도쿠가와 가와 이시다 미즈나리가의 한판 승부로 압축되었다.
천하의 상인들은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망설였다. 요도야 죠안은 여느 상인보다 앞서 토쿠가와 가의 편에 선다. 요도야 죠안이 <역사는 돈다>라고 이야기했던 것은 토쿠카와 편에 서겠다는 것이었다. 결심이 서면 바로 실천에 옮기는 것이 대상인 요도야 죠안의 결단력이다.

서기 1600년9월15일, 안개가 잔뜩 낀 새벽 5시.
토쿠가와 가와 이시다 미즈나리군은 세키가하라벌판에서 격돌했다.
동서 4킬로, 남북 2킬로의 세키가하라 분지에는 15만 대군이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양쪽 가문에겐 천하를 건 마지막 승부전이었다. 병사의 숫자와 병참 물자는 모두 토쿠가와에게 불리했다. 도쿠가와 군이 7만 2천인데 비해 이시다 미즈나리 군은 8만 2천이었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이시다 미즈나리 가문이 이길 수 있는 전쟁이었다.

모든 것이 열세였던 토쿠가와 가문은 고양이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전투가 벌어지기 전의 어느 날, 요도야 죠안은 토쿠가와 이에야스를 찾아갔다.
그는 이에야스에게 세키가하라 언덕에 원하는 만큼의 천막을 지어주겠다고 제의했다. 이에야스는 내심 뛸 듯이 기뻤으나 죠안의 사람됨을 잘 알지 못하는 처지여서 처음에는 망설였다. 더구나 토쿠가와의 가신들조차 반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사정이 급박했던 토쿠가와 이에야스는 죠안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죠안은 이에야스에게 그가 원하는 만큼의 천막을 세키가하라 언덕에 지어주었다. 수천동의 천막이 세워졌다. 토쿠가와 진영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이 용기백배했다.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던 토쿠가와 진영에 그보다 큰 선물은 없었기 때문이다. 전쟁은 토쿠가와가 이겼다. 천하는 토쿠가와 이에야스의 손으로 굴러 들어갔다.
죠안은 천하의 주인이 된 토쿠가와 이에야스를 찾아갔다. 이에야스의 입장에서는 고맙기 그지없는 손님이었다. 토쿠가와 이에야스는 죠안에게 뭔가 보답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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