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목사님을 모시고 몇 성도들이 시작했던 금요아침 성경공부 반이 있다. 시간이 허락되는 분은 어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주로 교회 목사님이 책을 선정하여 인도해주신다. 그러다가 한 해에 두 번 정도 쉬는 기간에는 목사님으로부터 좋은 책을 추천받거나 아니면 서로 의견을 모아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하여 나눔을 갖는다. 한두 달 정도를 교회에서 성경공부 시간이 쉬는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금요아침 성경공부 반 일원 중 L 권사님이 추천하신 좋은 책의 내용을 듣게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6주 정도로 시간을 정해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추천받은 책은 <모자람의 위안 (도널드 매컬로우 지음 /윤종석 옮김 /Ivp>이었다. 도널드 맥컬로우는 스코트랜드의 에딘버라 대학교에서 조직신학(ph. D.)을, 풀러 신학교에서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미국 장로교회의 안수 목사이며,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신학과 설교를 가르쳤고, 총장을 역임했다. 우리의 특별하지 않은 일상에서 만나고 부딪히며 경험하고 느끼는 생활 속 얘기들을 진솔하게 표현해 편안함을 전달해 주어 좋았다. 어떤 일(상황, 관계)에 부딪히며 내 생각대로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그것이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간에 나 자신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남는 것이다.
"삶에는 한계가 있다 이 사실은 논쟁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자신의 현재를 혐오하거나 아예 부정하기 쉽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이 책은 그러한 한계에 마주 선 이들에게, 인생의 이야기란 사람마다 독특하며, 우리를 좌절케 하는 바로 그 한계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자유와 새로운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의 불가피한 한계에 숨겨진 보화를 찾고 있다면, 기지와 통찰력 넘치는 이 책에서 넘치도록 찾고 누리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을 모자람의 위안(consolation)보다는 모자람의 축복(blessing)이나 모자람의 선물(gift)로 지었으면 어땠을까... 라고 저자는 말한다. 즉 이 책은 한계를 초월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한계와 함께 찾아오는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이 책을 가지고 6주 동안 열한 사람이 금요일 아침마다 2시간 30분씩 모여 각자 읽은 책 내용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우리의 삶 속에 부딪히는 각자의 처해있는 한계에 대해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각자 다른 내부의 한계 또는 외부의 한계에 대해서 서로 함께 나누며 깊은 묵상을 시간을 갖게 되었다.
특별히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자신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이르게 되는 것이 육체의 한계이다. 여자나 남자나 별다를 것 없이 오십 중반에 이르면 갱년기가 찾아오고 여기저기 몸의 변화도 생기고 성인병이 하나 둘 느니 병원을 자주 들락거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오감의 감각의 한계는 눈은 침침해지고 귀는 자꾸 어두워지는 것이다. 몸이 나약하다 생각을 하니 마음은 더욱 쓸쓸해지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그 맞닥뜨린 한계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괴로움이 되지만, 일단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자유롭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우리의 삶 속에서의 한계는 끝이 없음을 일러준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살아서 꿈틀거린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 한계를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말이다. 우리 삶에서 만나는 한계는 걸작품의 한계, 몸의 한계, 관계의 한계, 지식의 한계, 성취의 한계, 도덕성의 한계, 영성의 한계, 로맨스의 한계, 섹스의 한계, 자신감의 한계, 인정의 한계, 돈의 한계, 경쟁심의 한계, 책임의 한계, 자유의 한계, 즐거움의 한계, 감각의 한계, 시간의 한계, 낙관의 한계, 한계의 한계 등, 이 많은 한계 속에서 자신이 직접 경험하며 때로는 실망하고 포기하면서 그 깊은 깨달음 속에서 새로운 창조를 만난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포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받아들이고 인정할 때만이 진정한 나와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한계를 인정할 때만이 그 어느 대상과의 비교를 내려놓을 수 있고 상대방의 장점이나 성공을 진심으로 인정할 수 있고 축하할 수 있다. 그럴 때만이 진정한 참 자유를 누리고 풍성한 축복을 누릴 수 있는 까닭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행복할 수 있고 내 가족이 내 주변이 행복해지는 일이며 그 행복이 더욱 풍성해지는 이유이다. 나 자신의 모자람을 감추지 않고 인정할 수 있는 그 용기가 참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그 용기가.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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