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만나다 |
보스톤코리아 2012-03-01, 02:03:01 |
2011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콩쿠르 2위, 반 클라이반 2위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만나보지 않아도 만나면 금방 친해질 것 같은 사람이 있다. 천재 피아니스트 손열음(26, 하노버국립음대)이 그렇다. 음악가 특히 피아니스트라면 까다로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두게 마련. 하지만 이메일 인터뷰인데도 스스럼 없음이 느껴진다. 그의 음악도 그렇지 않을까. 자유스러움과 편안함의 기운이 그의 연주에 있지 않을까 싶다. 3월 7일 늦은 8시 우스터 매카닉스 홀 연주회를 앞두고 유럽 연주 여행 중인 그와 이메일로 만났다. 보스톤 독자들에게는 그리 친숙한 이름이 아닐 수도 있지만 손열음은 한국에서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다. 지난해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코프스크 피아노 부분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인으로서는 1974년 정명훈 이래 37년만의 일이다. 2009년 반 클라이반 콩쿠르에서도 2위를 했다. 그외 다수 주요대회에서 수상했다. 5살 때 피아노를 잡아 한국예술종합대학을 졸업하던 19세까지 국내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이후 독일로 유학, 현재 독일에서 공부 중이다. 처음 피아노를 치는 순간부터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생각했고 피아니스트로 죽고 싶다는 그다. 끝까지 발전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사람도 좋고 술이 좋다는 손열음, 연주 후 혼자 호텔방에서 연주를 되새김질 할 때 쾌감을 느낀단다. 피아노 천재의 음악과 얼마나 친숙해질 수 있는지 7일 우스터에서 확인해 볼 수 있을 터다. 다음은 그와의 이메일 일문일답이다. ▶보스톤이나 이번에 연주하게 될 우스터에는 와본 적이 있는지? 보스톤하면 떠오로는 게 있나요? 한국에서 태어난 제가 처음으로 외국여행을 한 게 만 아홉살이던 1995년이었는데, 그 때 갔던 곳이 보스톤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매우 특별한 장소입니다! 우스터에는 처음 가 봅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어떤 곡을 연주하게 되나요? 갈루피의 소나타 5번 다장조와 드뷔시의 에튜드와 프렐류드, 리스트가 편곡한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과 요정들의 춤, 그리고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8번입니다. ▶연주 여행은 모든 음악인들이 꿈꾸는 일입니다. 손열음에게 연주란 어떤 의미인가요? 연주는 제 삶입니다. 제 인생의 맺힘도 풀림도 모두 무대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이 음악이고 가장 잘 하는 것이 피아노라고 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가 원한다면 어떤 곡을 그에게 들려주고 싶나요? 너무 많아서…(웃음) 피아노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들은 슈만의 곡들입니다. 크라이슬레리아나, 판타지 등 너무 좋은 곡이 많죠. 그리고 클라식 재즈 넘버 중 좋아하는 곡들도 꽤 많습니다. ▶연주회 시작 직전 특별히 하는 일이 있는지? 혹 누구를 떠올리는가? 연주회가 끝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요? 시작 전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먹는 일입니다. 저는 안 먹으면 힘이 안 나서 연주가 잘 안 되는 편이라…. 특별히 떠올리는 사람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주로 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연주하기는 합니다~ 많은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을 한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믿거든요. 보통 저의 동료인 음악가 친구 선,후배 분들은 무대에서 내려 온 후 혼자 호텔방으로 들어왔을 때가 가장 견딜 수 없이 외롭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그 순간이 너무 좋습니다. 연주가 어땠나 생각해 보는 것도 좋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한 쾌감도 있구요. ▶원주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한국예술종합대학을 다니며 20세까지 한국에서 성장해 ‘토종 음악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아직도 토종음악인이라 생각하는지? 그게 본인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되나요? 지금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 사사 중인 아리에 바르디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저의 독일 유학 생활이 없었더라면 저는 절대로 지금과 같이 연주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유학 생활 중에 뛰어난 친구들에게도 많이 배웠고, 혼자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면서 더욱 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사색적으로 생각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한국에만 있었더라면 절대로 불가능한 배움이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에 조급하게 한국을 벗어나지 않고 한국에서 가족과 친구들과 여유롭게 성장했다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음악적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것들을 하는지? 때로는 건반 위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지만 그 외의 것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특별히 하는 것은 없습니다. 영감이란 것은 특별히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제 경우에는 너무나 사소한 것에서, 너무나 뜻하지 않았을 때에도 순간순간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음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요? 네! 끝까지 발전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한 제 연주가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연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느 악기를 가장 좋아하는지? 피아노는 제가 직접 하는 악기니까 떼어 놓을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바이올린을 가장 좋아합니다. ▶손열음 자신을 표현하는 세가지 형용사를 말한다면. ironic? genuine? 또 하나는……? ▶음악 외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아한 것은 빼고 이야기 해주세요. 음악이 비교도 할 수 없이 제일 좋긴 하지만 그 외에도 정말 많습니다. 사람! 술도 좋아하고, 책, 하늘, 스포츠! 그 중 특히 농구… 아… 그리고 가방…이요. ▶K-pop은 듣는지? 혹 노래방 가서 부르는 노래는 무엇인가? 좋아하는 가수나 그룹? 사실 요새 유행하는 K-pop은 하나도 몰라요. 제일 좋아하는 한국 가수는 고 김광석인데… 노래방은 안 간지가 너무 오래 됐어요. 예전에 노래방 많이 갈 때는 노래 부르러 가는 게 아니라 놀러 가는 거라. 크라이넛/노브레인 이런 노래 좋아했는데요.(웃음)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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