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좋은 전시회에 가려 마음 먹으면, 몇주 전부터 달력에 동그라미를 해두고 오랫 시간 마음 졸이며 기다린 후에야 갈 수 있었다. 행여나 기회를 놓치게 되면 내내 아쉬워하곤 했다. 이제 시대가 좋아져서 온라인 갤러리에만 가도 멋진 사진들을 무한정 감상할 수 있다. 간혹 우리는 특별한 구도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사진 같은데, 왠지 마음을 잡아 끄는 사진을 잡아 끄는 작품을 접하게 된다. 여러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많은 경우가 절제된 색채에 그 이유가 있다.

‘사진 찍는데 무슨 색채공부냐?’하는 사람은 그냥 사진만 찍어라. 그러나 뭔가 자신이 부족한 것을 발견하고 싶거나, 색채의 속성을 이해하고 이를 사진에 적용하고 싶다면, 색채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기 바란다. 사진은 흑백인 경우와 다르고, 흑백인 경우도 따뜻한 느낌이거나, 차가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칼라인 경우엔 다양한 배색효과와 대비 등 색이 갖는 특징이 생생히 사진에 적용되며, 심지어 색의 심리적인 효과까지 작품에 배어들게 된다.

색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은 것이 색상환이다. 색상환은 색상의 구분방법에 따라 미국 화가인 먼셀이 고안한 <먼셀의 20색상환>이나 독일 화학자인 오스트발트가 고안한 <오스트발트의 24색상환>등 몇몇 종류가 있다. 색료의 기본 3원색을 이용한 12색상환의 전개도이다. 가까이 있는 색을 인접(유사)색, 멀리 있는 색을 반대색, 마주보고 있는 색을 보색이라고 한다. 물론 안료의 이야기이므로 빛의 속성과는 차이가 있지만, 충분히 참고해 볼만하다.

동일 색상의 조화(그림 1) 인상은 단순하고 약하지만, 자연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같은 색상으로의 배색이므로 명도의 변화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인접(유사)색상의 조화(그림 2) 자연스러운 변화를 느끼게 하는 배색이다. 강하게 시선을 끄는 대비가 없기 때문에 안정감 있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따라서 채도, 면적이나 명도 등의 적절한 대비의 활용이 필요하다. 반대색의 조화(그림 3) 적극적이며 경쾌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색이다. 반면에 동일색, 또는 유사색의 초화와 같이 고상하거나 자연스러운 느낌은 약해질 수 있다. 근접 보색의 조화(그림 4) 화려하고 경쾌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색이다. 다소 조화롭지 않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색의 조화(그림 5) 자극이 강하고 활동적이고 사치스러운 느낌을 얻을 수 있는 배색이다. 하지만 반면에 세련디믄 적을 수 있고 원시적, 분열적인 느낌을 준다. 그리고 촬영컨셉 설정시 알아두면 좋은 것은 배색계획이다. 3가지 이상의 색상들을 배색할 때, 흔히 색상들을 기조색, 주조색, 강조색의 3가지로 구분한다.

배색 대상이 되는 부분이자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기조색(Base Color)과 기조색에 이어 면적비율이 큰 색으로 보통 기조색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주조색(Dominant Color), 그리고 배색 중에서 가장 작은 면적을 차지하지만 눈에 제일 띄는 포인스 컬러로 전체 색조를 마무리하거나 집중시키는 효과를 내는 강조색(Accent Color)을 잘 활용하면 멋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촬영전 배색계획을 세워보자.

더 이상 평범한 사진은 그만 찍고, 색다른 사진을 찍어보자.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