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곳, 그곳에 나는 가고싶다(8)
보스톤코리아  2006-11-27, 00:43:42 
특수지역 트레킹 전문 산악인  윤낙승


카트만두
하이웨이에 있는 카트만두에서 네팔의 접경까지 연결되어 개통은 했는데도 거의 비 포장 진흙길이라 차가하나 진창에 박혀 못 나오면 앞뒤로 모든 차량이 몇 시간이고 기다리는 일이 흔하다. 지금 온 힘을 다 써서 보수공사를 여기저기 하고 있으니 올림픽 직전이면 제대로 갈 것이라고 한다. 이 팅그리(Tingeri)로 오는 도중 폐쿠쵸에서 우리 운전수도 모험을 좋아해서 동네 마차나 경운기만 다닐 수 있는 산골길로 차를 엉금엉금 몰았는데 도무지 방향을 잡을 수 없어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겨우 이 하이웨이로 빠져나왔었다.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야 할 필요가 없으므로 언제나 마음을 바꿔 가고 싶은데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니 독자여 행의 묘미라고 하겠다. 각설하고 팅그리에서 에베레스트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초원을 지나면 베이스캠프까지 75km는 좀 지루한 편이다. 최근에 완성된 자동차 도로는 심한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랜드크루저들 때문에 짜증이 날 지경이다. 시가쩨에서 새벽 5시에 떠나 날씨만 괜찮다면 오후 4~5시면 롱북사원까지 갈 수 있고 대기하고 있는 마차로 20~30분 정도면 조모랑마(에베레스) 베이스 캠프촌에 한발짝도 안걷고 갈 수 있게 되어 증명사진 찍으러온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보행자가 없는 탓에 드물게 만날 수 있는 산골동네를 지날때면 그들과 우리는 서로 신기한 듯 구경거리가 되는 것이 더 재미있는데, 벽촌중의 벽촌인 좀묵이라는 동네는 우리가 쉬는 동안 온 동네 사람이 다 모여 이것저것 훑어보고 만져본다.

5000m 고지에 자리잡은 롱푸사원 안마당에 허가를 얻어 텐트를 쳤는데 밤이 되니 눈보라가 휘날리고 센바람이 불어닥쳐 잠을 잘 수가 없다. 사원안에서 염불소리가 맘에 끌려 용기를 내서 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갔다. 20여명의 승려들이 염불을 외고 있는데 눈짓으로 옆에와 앉으라 해서 안심하고 그들의 취침시간까지 앉아 있었는데 무슨 말로 염불을 하는지는 이해 못하나 나홀로 따로 명상을 할 수 있다는 별다른 환경이다. 베이스캠프의 천막촌은 지나친 상업화로 아늑한 산속의 분위기는 많이 손상되었다. 시가체, 짱쩨, 라사를 거쳐 동쪽으로 이동해서 콩포지역에 아름답게 자리잡은 바송쵸에서 좀 쉬게 되었다. 서쪽과는 전혀 다른 푸른 밀림이 우거진 호수 주변 저 뒤로는 눈덮인 산봉우리들이 칼날같이 뽀족하게 서 있고 호수 한 가운데에는 조그만 섬이 하나 있는데 150년이상 묵은 고목들이 울창해서 하늘이 안 보일 정도다.

토숨곰파라고 불리는 작은 수도원이 이 섬의 숲속에 있고 오직 두 여승들만 있다는데 어디 숨어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섬으로 연결되는 부교(물에 떠 있는 다리)는 저녁이면 거둬들여 밤출입은 불가능하다.
다음날 간텐사원이 한눈에 보이는 전방론은 잔디위에 캠프를 치고 사원이 있는 작은 산을 한바퀴도는 짧은 코라 산책을 했는데 흡사 서울근처의 남한산성 같은 지세로 재미있는 길이었다. 여기서 시작되는 켄텐-삼예 트레킹은 비교적 쉽고 경치 또한 뛰어나서 티벳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Trek이라고 하는데 보질 못했다. 역시 축복받은 산행이라 하겠는데 동행인 두명은 가이드에게 맡기고 고배물린 짐승처럼 길도 없는 산골짜기를 하루종일 가다가 캠프예정지에서 쉬는 일을 반복했다. 가히 신선이 된 기분이다. 이 으시시한 꿈은 산속에 나 혼자 헤매다가 어찌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을 자아낸다. 이런저런 목격담으로 보아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존재한다고 믿는 "예티"라는 괴수가 존재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 이탈리아의 산악인 메스너가 에베레스트 탐험 중 실제로 정체불명 괴수의 발자국을 여러 번 보고 이를 추적하다가 포기하고 쓴 경험담이 있는데 며칠전 티벳을 가는데 한술 더 떠서 이 짐승은 실제로 존재하고 그 힘세고 육중한 거구의 아크도 잡아 먹는다고 겁을 준 일이 있다. 고산국경지대에 근무하던 중국 병사들이 가끔 실종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이 예티의 밥이 된 걸로 믿는다고 엄포를 놓았던지라 머릿털이 거꾸로 치솟는 험산한 Trekking을 경험 한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치투라 고개를 넘으며 내려다 본 적막한 절경에 심취되어 있노라니 하늘나라에 잠시 쉬러온 기분이 든다. 도착지인 삼예사원는 차라리 지나쳤으면 하는 맘이다. 괴사에서 버스로 와서 그날로 돌아갈 수 있어서 수많은 사람들은 어수선하고 네델란드에서온 대그룹은 온통 암스텔담 길거리에 나와 있는 듯이 수선을 떨고 다닌다. 좀 조용할 것 같은 해발 4710m의 남쵸호수를 찾아갔다. 꼭 중앙 아시아의 초원을 연상시킨다.
밤새 내린 눈으로 거의 밑에까지 새 하얀 색깔로 치장한 병풍처럼 호수를 둘러싸고 있어 신기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그 추운 날씨에 눈비를 맞으며 밤을 지샌 야크들은 아무 불평없이 점잖게들 호수가에 늘어 앉아들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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