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01회 |
보스톤코리아 2011-06-06, 15:02:32 |
이 넓디넓은 지구 안에서 모래알처럼 쌓인 수많은 사람 중 닮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를 위한 축가로 가장 인기 있는 곡과 노래 중에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으뜸이란다. 그 노래의 노랫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어찌 그리 곱고 아름다운지 이 세상에서 정말 사랑받을 만한 존재 그리고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노래이다. 이처럼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이다. 서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그 사랑을 깊이 음미하고 때로는 그 사랑을 의심하면서 확인하고 싶어지는 마음에 조바심을 내기도 한다.
요즘처럼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는 더욱이 무엇이든 보채고 채근하는 '채근병'에 걸리기 쉬운 것이다. 현대인들의 삶에서 슬픔이라면 슬픔이라 말할 수 있는 마음이 조급해지고 여유가 없어지며 불안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학교나 직장 그리고 그 밖의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친구나 또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대상이 아닌 경쟁의 대상으로 보기에 마음의 여유는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잠시 바삐 옮기던 발걸음을 멈추고 달려가던 자세를 풀며 자신을 향해 물어보는 묵상(기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의 바쁜 걸음과 달리는 이유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고. 요즘 일명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나라에서 앓고 있는 현대인의 공통적인 병이라면 불안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이처럼 불안증에 시달리고 그래서 불면증에 괴로워하다가 '우울증'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이나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것은 경쟁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에서 오는 '우울증', '조울증'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의 말을 빌리자면 우울증은 불안한 마음에서부터의 시작이라고 한다. 불안한 마음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신과 스스로의 부재를 만드는 것이다. 그 어떤 곳에서나 인정받고 싶은데 인정받지 못했다는 자신에 대한 자책과 좌절을 느낄 때 생긴다. 요즘 여기저기의 뉴스 미디어를 만나면 그 어디 그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세계적인 뉴스거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사건들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지 않던가. 특별히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한 일을 만날 때면 더욱 마음이 시려 오는 것이다. 아직은 한참 예쁘고 활기에 찬 꿈과 희망을 품었을 젊은이들의 죽음은 더욱이 그렇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야 무엇으로 대변할 수 있겠는가. 부모의 따뜻한 사랑만 받다가 가정 밖에서의 경쟁은 젊은이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다. 작은 실패와 고통도 견디지 못하고, 회피하는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가정에 자식을 하나 둘만 낳아 키우는 시대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방식이 우리가 자라던 시대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그 부모의 자식에 매인 '오직 사랑(all in)'이 오히려 자식에게 의지하는 의타심을 심어주고 자신감의 결여를 낳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이 원하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실망감에서 또 다른 꿈과 희망을 찾거나 갖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자책하고 좌절하며 주저앉아버리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 마음에 남은 상처를 얼른 씻어내지 못하기에 혼자서 고민하게 되고 마음의 생각은 혼란과 불안을 눈덩이처럼 키우게 되는 것이다. "자살자의 90%는 조울증을 경험한다. 조울증은 기분이 좋고 나쁜 상태가 반복되는 질환으로 20~40대가 전체 환자의 60%를 차지한다. 이런 상태에서 작은 요인이 촉발제로 작용하면 자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윤대현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서울대병원강남센터 신경정신과 교수)는 "자살 예방을 의학적으로만 접근할 일이 아니다. 문학, 철학, 예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또 조울증이나 우울증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예방해야 한다. 예컨대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자살자 유가족이 여기에 속한다." 무엇보다도 가정에서 서로 간의 든든한 사랑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너(당신)는 내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마음에 심어주는 일이 이 험한 세상과 함께 나 아닌 다른 이들과 더불어 걸어갈 힘이 되는 것이다. 인생의 긴 여정에서 어찌 내 마음과 뜻대로만 살 수 있겠는가. 삶 가운데에서 실패도 경험하고 좌절도 맛보면서 스스로 일어날 힘을 키우는 것이다. 성공이라든가 실패라든가 하는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어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과 꿈을 키워가는 것이다. 그 꿈을 키우다 보면 어느샌가 이미 성공은 내게 와 있는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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