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곳, 그곳에 나는 가고싶다(5)
보스톤코리아  2006-11-08, 00:08:08 
특수지역 트레킹 전문 산악인  윤낙승

뒤돌아 보니 썬글라스를 낀 그 중 대장인 듯이 보이는 사람이 허리춤에 찬 권총을 내보인다. 아차! 하고 죽는 시늉하며 몰라봤다고 사죄했다. 보통은 Treker 일행이 떼지어 가는데 나 혼자 가는 게 의아했던지 누가 같이 가는 가이드가 있느냐고 한다.
1시간쯤 지났을까 일행(一行)과 Austria인 몇 명이 함께 도착해서 각자(各者) 얼마씩 돈을 주고 통과 허가를 받았다. 나는 $126을 "징수" 당했다. 이후로는 게릴라도 주민도 전혀 없는 산길이다. 티벳으로 넘기는 Nara La에 올라서서 히말라야 산맥(山脈)의 남쪽과 북쪽을 번갈아 보며 나무 한 그루도 안 보이는 북녘의 티벳이 이렇게도 광막한 불모지인데 추위와 강풍까지도 일년 내내 견뎌내며 살아야 하는 티벳인들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가파른 돌길을 2시간 정도 내려가니 집 열 채 정도는 되는 듯한 동네가 강가에 있다. 힐사(Hilsa)라는 동네인데 네팔에서 야크(yak)등에 실려온 목재 거래가 주 산업인 것을 볼 수 있었다. 혼자 불쑥 나타나서 신기했던지 어디서 아이들이 몰려들어 나를 구경한다. 차림새가 희한했던가 보다. 이어 티벳으로 건너가는 다리의 입구에 (이는 분명 Nepal 영토) 중국군 병사 3명이 길을 막아 선다. 이 강은 간지스의 상류에 속한다. 이보다 북쪽 마나사로바(Manasarova) 호수 근처에서 인더스가 흐르기 시작하므로 불과 십 수 km차이로 양대강(兩大江)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의 운명이 좌우되는 것이다.
힐사(Hilsa) 주민들은 국적으로는 Nepal이라 할 수 있는데 중앙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공공시설은 없고 세금도 걷으러 오는 사람이 없고 오히려 Maoist Guerilla들의 도움을 받는 형편이라니 Nepal 군인(軍人)들이 다리를 지킬 수가 없을 것이다.

게릴라들은 중국 영토인 티벳으로 거의 자유롭게 왕래를 하는데 며칠 전에는 게릴라 11명이 푸랑(타클라코드)까지 들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두 중국 경찰에 체포되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티벳의 첫 동네인 Sher에 있는 국경수비대에 들어가 짐 검사와 심문을 받고 Landcrniser로 Purauy에서 첫 밤을 묵기로 하고 동네 길을 어슬렁거렸다.
Yak의 목을 잘라 그 무섭게 생긴 뿔을 달고 피를 질질 흘리는 머리를 등에 메고 가는 티벳 여인은 사진을 찍으려 하자 급히 도망친다.
온 동네 중국인들이 신호(神湖)라고 이름 붙인 마나사로바르(Manasarovar) 호수는 법으로 보호되어 철조망을 처 어쩌다가 camping 하는 사람들로부터 격리시켰다. 더 이상 깨끗할 수 없을 것이다. 해가 질 무렵이 되니까 늘 있다는 광풍(狂風)이 불어 닥쳐 힘들여 세운 것이Test하다가 굴러가버렸다. 조금 있더니 이젠 차가운 소나기가 내려치는데 신호(神湖)가에 캠프했다고 벌을 받는 것 아닌가 했다. 해발 4588m에 있는 이 호수는 4718m에 있는 Nam Tso(남초)와 그 수많은 호수와 함께 티벳의 커다란 재산이랄 수 있다. 나즈막학 산 봉우리에 자리잡은 치우곱파(절)는 작으면서도 우아한 자태로 마나사로바르를 떠나는 우리를 바라본다.

서쪽으로 작은 먼지 길을 종일 달려 Tirthapuri(틸타뿌리)성지, 온천에 캠프를 쳤다. 온천이래야 시설이라곤 전혀 없고 뜨거운 물에 같이 녹아 나온 석회가루가 온 주위를 너덜하게 덮어 놓은 듯 했다. 멋도 모르고 아침에 일어나 기분 좋고 머리도 감고 몸도 닦았는데 바르고 나니 온몸이 석고상 같이 흰 페인트 칠한 모습이 되었다. 순례자들은 이 물을 많이 마시고 가져갈 수 있는데 많은 양을 가져가서 장복을 한다고 한다. 밤새 내린 비로 개울가에 세웠던 텐트에 거의 물이 들어 닥칠 뻔 했다. 한 시간 정도 좁은 길을 올라가 Gurugam 수도원에 들어갔다. 수도원 보다는 명상으로 일생을 보내고 있는 8순 정도의 라마와 그가 기거하고 있는 2000년 묵은 굴이 찾아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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