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인들의 나쁜 습관
보스톤코리아  2011-02-28, 15: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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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사람의 많은 것을 좌우한다. 향을 감쌌던 종이는 향이 없어도 향기가 난다. 생선을 묶었던 줄은 생선이 없어도 비린내가 난다. 과거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 현재에도 그것이 계속되고 미래까지 좌우한다는 얘기다.

새해 들어 벌써 두 달, 혹 새해 결심은 아득한 먼 이야기가 되어 버린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실망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가 그렇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 약물남용연구소장 노라 보코 박사는 좋은 습관에 비해 나쁜 습관이 훨씬 자리잡기 쉬우며 이는 “우리의 뇌가 즉각적인 보상을 선호하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야채보다는 즉시 달콤한 맛을 전해주는 초콜릿을 선호하는 것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우리의 뇌에서 즐거움을 감지하는 화학성분 도파민은 늘 즉각적인 보상을 원하기 때문에 작은 만족을 추구, 나쁜 습관으로 굳어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술과 약물 등 순간적으로 유혹하는 모든 것들을 물리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도파민의 작용 때문이다. 도파민이 지배하는 뇌는 반복적인 것을 기억하게 하는 ‘스트래이텀’을 지정하고 이 스트래이텀이 나쁜 습관을 자동화 시키게 된다. 마치 TV 앞에만 가면 스낵에 손이 가는 것처럼.

중동이 심상치 않다. 기름값도 심상치 않다. 우리의 뇌에 있는 도파민은 중동과 기름값을 바로 연결시킨다. 중동이야 어찌되든 기름값이 올라가면 싫고 경제회복에 파장을 미칠까 염려한다. 결국 미 정치인들도 이 같은 도파민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중동에서는 이집트를 비롯, 바레인, 리비아, 예멘,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민주화의 물결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민주화와 개방, 개혁 그리고 자본주의화 등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는 동안 중동은 ‘세계의 주유소’ 역할만을 해왔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각국은 안정된 기름 공급에만 신경을 쏟았을 뿐 미국에 협조적인 이상 중동의 인권, 독재자의 횡포 등에 대해서는 눈감았다. 특히 부시 정권은 안정적으로 기름을 공급하는 친미, 친 이스라엘 독재자들에게 거액의 자금을 지원했다.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만은 그의 칼럼에서 미국 정치인들의 중동에 대한 태도를 이렇게 지적했다. “기름을 잘 생산해서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이스라엘을 괴롭히지 않는 이상 무엇을 원하든지 보상해주겠다.

주민들의 인권을 짓밟아도 좋다. 어떠한 부패 정치를 해도 상관없다. 여성들과 젊은이들에게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라는 자세로 중동을 대했다는 것.

지난 2002년 유엔의 ‘아랍인권개발보고서’는 오늘날과 같은 중동의 시위를 정확하게 예견했지만 미국과 유럽은 애써 이를 무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가을 전체 아랍권의 분기별 GDP는 스페인보다 적었다. 중동국가들의 교육 지출은 선진국의 1990년대 중반의 10%에 불과했다. 과학논문 발표의 경우 선진국의 2%에 불과했다.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의 1990년대 말 보고에 따르면 아랍권의 자유 지수는 세계 7개 권역 중 최하위였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시점에 아랍의 6천 만명이 문맹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여성들. 예멘의 경우 세계에서 최초로 10년 이내에 물이 바닥나는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세계는 고통받는 국민들 편에 서기 보다는 이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안정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왕과 독재자들이 등장해 자신들의 권력을 향유하며 친미, 친 이스라엘 정책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차면 넘치는 법, 결국 들끓던 시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전통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개혁의 문화가 전무한 중동, 제대로 된 기관이나 성숙한 시민의식도 찾아 보기 힘든 중동에서 터진 현재의 개혁물결은 결코 쉽게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것 같지는 않다. 아마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과거 나쁜 습관의 대가를 치러야 할 지도 모른다.

일부 미 정치인들은 여전히 독재자를 지원했던 과거 나쁜 습관의 달콤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원 공화당 중진 의원 존 카일(애리조나)은 “세계 전역에 민주주의를 지원했던 부시대통령의 정책을 더 정확하게 따랐다면 지금 더 나은 상황에 있을 수도 있다”며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을 요구했던 오바마를 비난했다.

보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러시 림보는 “무바라크에게서 정권을 빼앗아 이슬람 형제들에게 넘기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순간적으로 주어지는 달콤함(정치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아랍의 민주화 과정을 무시하려 하고 있다. 비록 중동의 민주화는 많은 대가를 요구하겠지만 마침내 아랍권의 민중들에게뿐만 아니라 향후 전세계에도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나쁜 습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고. 하나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쁜 습관을 버린 자신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좀더 쉬운 선택을 할 수 있다. 나쁜 습관을 지닌 정치인을 버리는 것이다.

장명술 l 보스톤코리아 편집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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