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마트 1년 무엇이 달라졌나?
보스톤코리아  2010-10-04, 15:14:29 
H마트 개장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야외 주차장에 마련된 시식 코너에 많은 다국적인들이 몰려 한식을 즐겼다
H마트 개장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야외 주차장에 마련된 시식 코너에 많은 다국적인들이 몰려 한식을 즐겼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지난 2009년 지역 한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벌링턴에 입점한 H 마트가 개업 1주년을 맞았다. 개장 당시 상당수의 한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H 마트는 다국인들을 아우르는 지역 대형마켓으로 자리 잡아 나가고 있다.

또한 H마트를 의식한 지역 중소형 한인 마켓들은 건전한 경쟁 체제를 구축해 향상 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고 한인들은 폭넓은 장보기 문화를 누리고 있다.

H 마트 개장 당시 큰 타격을 받고 추이를 지켜 보던 한인 마켓들이 자구책으로 마련한 선의의 경쟁체제가 향상 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고, H 마트로 향하던 한인들의 발걸음이 어느정도 분산 된 것.

이학렬 노인회장은 소규모 한인 식품점들이 겪고 있는 고충에 대해 안쓰러움을 표하는 한편 “그들 나름대로 지역 주민을 위한 서비스 개선과 가격 조정을 통하여 사업을 잘해 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머빌에 위치한 릴라이어블은 수동 계산기를 자동 전산시스템으로 바꾸었고, 매주말마다 대폭 할인 행사를 통해 한인들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다. 또한 에이어의 청계식품 역시 차별화 된 세일 품목과 가격으로 단골들의 발길을 되돌렸다.

보스톤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는 미림 식품은 친절한 서비스와 제품의 신선도, 유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반찬’ 서비스를 중심으로 고객층을 탄탄하게 확보했으며 보스톤 외곽에 위치한 신신식품은 편중 되지 않은 다양한 세일 품목과 장바구니 배달을 더욱 강화해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H 마트 매장은 편리한 장보기를 위한 목적 외에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한인들이 많아 자주 찾는다”는 이학렬 노인회장은 “한인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며 노년의 삶에 변화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색적인 유학생들의 장보기 문화도 낳았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렌터카를 이용, 정기적으로 장을 보러 온다는 이들은 다양한 물건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넓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장을 볼 수 있는 점을 좋은 점으로 꼽았다.

H마트 내부 푸드코트에서 한 외국인이 한국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H마트 내부 푸드코트에서 한 외국인이 한국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다국인들이 푸드코트의 음식을 즐기거나 시식하는 모습을 보고 “H마트가 한식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말하는 한인들도 많다.

이 노인회장 역시 “푸드코트에서 한국음식을 즐기는 미국인들을 보며 그들의 식탁 메뉴가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며 “큰 한국식품점이 이 지역에 있다는 것이 미국인들 앞에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인사들은 H 마트가 지역 일원으로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역 한인들의 주머니로부터 벌어들인 돈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지 않는다는 것.

안병학 전한인회장은 “뉴잉글랜드한인회가 지금까지 봉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식품점 및 여러 업소들의 도움이 컸다”는 점을 말하며 “H 마트 역시 지역 사회는 물론 자사를 이용하는 타민족 고객의 사회에 무엇이든 나눌 수 있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한인회관 건립기금에 동참하지 않은 점을 들며 “대규모 한인 업소가 지역사회의 가장 큰 현안이었던 한인회관건립에 함께 동참치 못한 것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은한 전시민협회장 역시 “지역 한인 비지니스 업체 중 가장 대규모 업체인만큼 지역사회를 위해 그에 걸맞는 환원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많은 한인들이 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금련 국제결혼가정선교회장 역시 “지난 행사에 협찬을 요청하러 몇 차례 갔었으나 번번이 확답을 받지 못하고 돌아 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H마트 1주년 기념 행사로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는 직원들
H마트 1주년 기념 행사로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는 직원들
 한인들은 지난 1년 동안H 마트를 경험해 봤고 이제 평정심을 찾았다. 넓은 매장에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으며 푸드코트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은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지고, 야채의 신선도가 좋지 않은 점, 대규모 세일행사를 하지 않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심지어 일부 중소형 한인 마켓이 신선도와 가격 면에서 더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들은 인근 한인마켓의 세일품목이나 미국 마켓의 취급 품목을 파악해 각 마켓을 고루 돌며 효율적인 장보기를 하고 있다.

서머빌에 거주하는 이미숙 주부는 “인근 지역 한인 마켓이 가격이나 신선도 면에서 좋을 때가 많다” 고 말했으며 콩코드에 거주하는 이성미 주부는 “청계를 자주 이용한다. 쌀은 청계가 훨씬 저렴하다. 내가 가는 길에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H마트 야채의 신선도가 실망스럽다고 지적한 한 주부는. “처음에는 일주일에 두번 간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배추나 무 등 한국 야채를 사야 될 경우나 삼겹살 등 손질 된 육류를 사야 될 경우 아니면 미국 마켓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인들의 발걸음이 분산 되긴 했지만 H 마트 매장은 다국인들의 비율이 상당수 늘었다. “개장 당시에는 한인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중국인, 일본인, 미국인들이 반은 차지한다”는 게 이미미 지점장의 말이다.

한인 장명훈(가명) 씨는 “지역 대형 미국 마켓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며 “H 마트가 이 지역에 한국을 알리고, 한식을 알리는 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는 것만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포인트 적립제를 비롯해 경품 추첨 등을 도입, 지역 한인들 발걸음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 되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H 마트가 지난 1년간 ‘자리잡기’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한인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이며 지역사회를 위한 후원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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