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개혁안 마침내 하원 통과
보스톤코리아  2009-11-16, 08:43:31 
하원에서 찬성 220 대 반대 215 표로 의료보험 법안이 통과되었음을 알리는 의회의 TV 화면.
하원에서 찬성 220 대 반대 215 표로 의료보험 법안이 통과되었음을 알리는 의회의 TV 화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대 개혁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 법안이 7일 밤 마침내 연방 하원에서 통과됐다. 하원은 7일 이례적으로 토요일에 전체 회의를 개최, 의료보험 개혁 법안인 HR3962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0, 반대 215표로 가결했다. 승인에 필요한 과반수인 218표를 간신히 넘긴 치열한 접전이었다.

공화당 하원 의원 177명 중에서는 베트남계 초선 의원인 조셉 카오(루이지애나) 하원 의원 1명이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하원 의원 258명 가운데 39명이나 반대했다.

하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토론에 돌입해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논쟁을 벌인 후 최종 표결을 실시해 이날 밤 11시 15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가결을 선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연방 의사당을 직접 방문해 민주당 하원 의원들이 단결해 반드시 법안을 승인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의료 개혁 법안의 하원 통과는 미국의 의료 체계를 전면 개혁하는 과정에서 절반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간주된다.

하원에서 통과된 의료보험 법안은 10년간 8,940억 달러(실제비용 1조 2천억 달러)를 들여 미국인 96%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하원 법안은 무보험자 4,600만 명 가운데 3,600만 명이 새로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의 이용 자격을 연방 빈곤선의 150%까지로 확대해 1,500만 명에게 혜택을 준다. 이어 2,100만 명에게는 의료보험 가입시 보험료 전액을 세금 혜택으로 지원하게 된다.

이는 미국인 94%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해 무보험자 중에 2,500만 명이 보험을 구입하도록 지원하는 상원안보다 더 넓은 혜택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원 법안은 정부 공공보험(public option)을 포함하고 있으며 상원안과는 달리 아직 주정부들의 선택권을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

의료 개혁 법안이 하원에서 승인됐으나 아직 단일 법안 조차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원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험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 힘들게 상원 의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상하원 조정 과정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의료보험 개혁안의 하원 통과는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의료 개혁의 연내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이제 의료보험 개혁을 위한 바통은 상원으로 넘어갔으며, 미국 국민을 위한 노력들이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고 말하고 “상원이 틀림없이 그 일을 해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의료 개혁 법안이 아슬아슬하게 표결을 통과한 것과 관련해 “이 법안을 둘러싼 열띤 토론과 수사적 논란들을 감안하면 하원의 표결은 역사적 투표이자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상원의 경우 공화당의 반대 당론은 물론 무소속과 일부 민주당 내 보수성향 의원들까지 동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법안의 상원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상원의 법안 표결을 책임지고 있는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주 기자 간담회에서 “아직 상원의 자체적인 심의안 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태로 조속한 표결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하원 법안은 상원에 도착하는 즉시 사문화될 것”이라며 “하원 법안은 자유주의자를 위해 자유주의자들이 발의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 동안 각종 법안 통과 과정에서 민주당의 입장을 취해왔던 무소속 조지프 리버맨 의원이 의료보험 개혁 법안에 반대할 경우 민주당은 공화당의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봉쇄할 수 있는 상원 60석을 확보할 수 없어 법안 표결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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