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미국을 위험에 빠뜨렸다”
보스톤코리아  2009-03-22, 22:08:11 
딕 체니 전 부통령이 1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9.11테러와 같은 또 다른 테러의 위협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 행정부 시절의 테러 용의자 신문 방법 등을 바꾸면서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을 추가적인 외부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우리의 테러 용의자 신문 방법은 9.11테러와 같은 추가적인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이에 반대하는 선거 운동을 했고, 지금은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선택들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의 테러 용의자 수용 시설 폐쇄 결정,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의 테러 용의자 신문 방법 제한, 테러 용의자에 대한 군사 재판 연기 등 오바마 대통령이 취한 일련의 정책 전환을 열거하면서 “이것들은 미국인들을 덜 안전하게 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체니 전 부통령은 “부시 행정부의 반 테러리즘 정책은 9.11 이후 미국에 대한 추가적인 외부 공격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되는 미군의 정보 수집에 절대적으로 필요했다”고 평가했다.

경제문제와 관련, 체니 전 부통령은 “경제적 여건이 매우 악화된 상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책임을 부시 행정부로 돌리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세계 금융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모든 잘못을 과거 행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발상은 흥미를 끄는 화술이지만 국민은 그것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이너 페리노 전 백악관 대변인도 TV방송에 출연, 지난 주 뉴욕 증시가 모처럼 상승 행진을 이어간 데 대해 부시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위기 극복 노력이 이제 부분적으로 효과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부시 전 행정부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체니 전 부통령이 현 정부를 비판한 것과 관련하여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공화당 측의 음해”라며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일축했다.

깁스 대변인은 “러시 림보(라디오 토크쇼의 진행자, 3월 13일자 본지 기사 참조)가 너무 바빠서 다음으로 유명한 공화당 인물을 등장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비꼰 뒤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는 임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답했다.

깁스 대변인은 이어 체니 전 부통령이 재임한 지난 8년 간의 부시 행정부 기간 동안 “단 한 명의 침략자들도 법의 심판대에 오르지 못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 주부터 이를 변화시켜 테러범들을 잡아들이고 이들을 빠르고 분명한 법적 심판대에 올려놓을 절차를 구성하고자 했다”고 응대했다.

백악관이 경제 위기를 이용해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딕 체니의 경제 조언은 듣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답했다.

깁스 대변인은 또 체니 전 부통령의 발언에 이렇게 조롱조로 답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때론 허락을 구하는 것보다 용서를 구하는 게 낫다”며 오히려 “내 어투 보다는 그 내용의 진지함을 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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