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행동으로 대화하자
보스톤코리아  2009-01-23, 16:42:04 
이글은 보스톤 손님맞을 준비는 됐습니까의 마지막 편입니다.

2000년, 9년 전의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보스톤의 한인 인구는 1만 7천 4백명 정도였다. 10년 만에 한번씩 실시하는 미국 인구조사의 특성상 2000년 자료가 가장 신빙성 있는 자료다. 2007년 비영리 단체 국제교육원(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과 미 국무부(State Department)가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MA주내에 대학 이상 재학 한국 유학생의 수는 2,333명이었다.

2000년 샌서스에서 조사되지 않은 인구와 이후 한인 인구의 증가를 고려해 한인 거주자의 인구는 약 2만여명, 유학생의 경우 배우자, 자녀 그리고 전혀 포함되지 않은 단기 어학연수, 조기 유학생 등을 포함 약 1만 정도를 추산한다. 결국 MA주 다시말해, 보스톤 중심의 상권의 인구는 3만명이란 얘기다.

3만명도 한곳에 집중해 있을 때는 큰 인구다. 그러나 유학생들이 보스톤 및 주변 지역에 밀집해 있는 것과는 달리 한인 이민자들은 MA 주 360개 타운 중 359개의 타운에 한인이 거주할 만큼 뿔뿔이 흩어져 있다.

보스톤은 한인인구로 파악할 때, 아주 어정쩡한 위치다. 큰 기업들이 들어서기에는 인구가 적거나 흩어져 있고, 무시하기에는 너무 많은 한인이 살고 있다. 우리가 예전에 많이 들었던 단어 ‘개발 도상국’이 아닌 ‘개발 도상 한인도시’라고 칭해야 할 것 같다.

이에 따라 사업체들도 대규모화하지 못하고 중소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Hmart의 진출은 이제 보스톤 한인시장이 점차 대규모로 변해가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올스톤 하버드 애비뉴 근처 한인 업소들의 급속한 증가세도 변화의 물결로 받아 들일 수 있다.

프로패셔널리즘이 필요
양적인 성장이 질적인 성장으로 바로 직결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 양적인 성장의 단계를 넘어서는 상태에서 질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질적인 성장은 전문가의식(professionalism)에 좌우된다. 사업주들은 내 사업체만큼은 최고의 음식점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화된 음식을 판매하겠다는 의식을 갖춰야 한다. MA주내의 한국 음식점은 60여 개가 넘는다. 하지만 이 음식점 중에 육개장을 판매하지 않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될까? 모두가 비슷한 메뉴에 비슷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조금씩 전문분야를 다르게 추구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그집에 가면 어떤 음식이 맛있다라고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 음식 맛에 대한 불만은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한인들에게서도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집에서 먹는 음식이 더 맛있을 때도 있다”라고 말하는 한인 S씨의 이야기는 단지 한 두 사람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주방에서 일하는 스탭들도 자신의 음식이 한국의 일류요리사에 지지않는다는 자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컨디션에 따라 음식맛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전문가라면 최소한 자신의 음식이 일정한 수준에 오르도록 항상 신경 써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 일을 해야하는 주방의 고충이 있겠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다. 좋은 품질의 음식은 식당에도 도움이 되지만 본인의 수입에도 직결된다.

웨이터, 웨이추레스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잠시하다 그만 둘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이 직업을 통해 서비스업의 정수를 배우겠다는 전문의식을 갖고 일해야 한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남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는 것도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경험이 된다.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이미 전문가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메뉴판등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인들이 한국음식을 먹으러 왔을 때 친절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브 등의 평가에서 한국음식점들이 큰 점수를 얻지 못하는 것은 이 같은 친절한 메뉴 설명과 서비스 수준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악순환을 긍정적인 순환으로
켄 블랭차드의 책 Whale Done은 한국책으로 발간됐을 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제목을 달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긍정적인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는 이미 알고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발전을 위해서는 비판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판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감정싸움이 된다. 인터넷을 통해 활동하는 많은 유학생들의 본래 의도는 한인 음식점들이 변화였을 것이다. ‘좀더 싸고 맛있는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음식 전문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인터뷰에 응한 유학생들과 한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좋고 맛있는 집이 되도록 장려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으로 좋은 음식점, 좋은 한인 업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한국에서 집안이 식당업을 했다는 L씨에 따르면 “최고급 재료를 써서 만드는 것은 기본이며, 혹시라도 재료가 남아서 보관하다 맛이 떨어질 수 있는 상태가 되면 그것을 손님들에게 듬뿍 넣어서 서비스했기 때문에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며 따뜻한 인심도 동시에 얻었다”고 한다.

최고급 재료를 쓰는 한 한인식당이 일부 서비스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늘 성업중인 배경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이 식당에 재료를 공급했던 C씨에 따르면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재개장하면서부터 최고급 재료만을 선택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심도 좋고 최고급 재료를 쓰며 서비스도 좋은 그런 식당이 이 지역에서 살아남도록 소비자의 주권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음식을 만드는 식당을 찾아주고 더 좋은 음식을 만들도록 구매해주면 업주 측에서는 이득이 남아서 좋고, 소비자는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돌려받을 수 있어서 좋다. 긍정의 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익 사회 환원
긍정의 순환이 마무리되는 것은 이득의 사회환원이다. 94년 LA폭동사태로 얻은 교훈이 있다면 흑인사회에서 이익을 얻었다면 일부를 흑인 커뮤니티에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스톤 지역 한인사회에서 이득의 사회환원이 있다면 유일한 것이 ‘박동준추모 장학금’이다. 물론 서울대 동문회 장학금 등이 있지만 유학생과 한인상대로 사업을 해서 얻은 이익을 환원한 것은 아니다. 그만큼 사회환원에 있어서는 무관심 했다는 얘기다.

이제는 유학생들과 한인 소비자들을 상대로 이득을 환원할 수 있는 한인업주들이었으면 한다. 일례로 올스톤에 소재하는 30개 한인업소가 일년에 $300씩 기부해서 올스톤 한인 사업자 장학금을 설립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말 힘겹게 일해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더욱 격려하는 장학금을 전달해보자. 꼭 올스톤에 있는 한인업소로 제한하지 않아도 좋다.

유학생들은 대부분 한인회장 선거권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선거권이 있는 줄 알았다면 투표했을 거라는 의견이 많아 의외였다. 하지만 한인회가 유학생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보여달라는 주문이었다. 그중의 대표적인 것이 유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줄 것과 장학금 등의 실질적인 혜택이었다.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
유학생들은 보스톤에 도착한 순간부터 한인사회의 일원이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인연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유학생들은 지금까지 적극적인 참여자이기 보다는 지나가는 사람 같은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최근 한인 업소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표명은 이제 참여자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학생들이 정당한 요구와 목소리를 낸다면 한인사회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유학생들은 소비자로서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 주권은 책임도 따른다. 제대로 된 업소를 칭찬하고 더욱 성장시켜야 한다. 한인회장 선거뿐만 아니라 한인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자.

행동으로 대화하자.
대화는 상대방을 이해하려 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서로에게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것은 서로 확인을 위해 필요하다. 때로는 언어로 대화할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대화하자는 것이다. 또 한가지 정기적인 대화의 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매년 한국 유학생들이 몰려드는 9월이면 각 음식점과 사업체들이 음식박람회를 열어 한국유학생 그리고 외국 학생들까지 끌어 들일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장명술 editor@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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