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사진은 남는법
??????  2024-08-12, 11:33:21 
우리교회 (보스톤 한인교회) 김문소장로님께 책을 한권 받았다. ‘하나님의 은혜로 순례자되어’ 가 제목이다. 장로님의 사진자선전인데, 책은 제목대로 사진이 주主였으니 읽으며 들여다 보고 있다.

눈에 띄이는 사진이 있었다. 장로님과 권사님께서 연애시절에 찍은 사진이다. 흑백사진인데, 사진 배경은 자유공원 맥아더장군 동상앞이었다. 자유공원과 맥아더장군 동상은 익히 알고 있다. 나역시 인천에서 청년시절까지 살았기 때문이다. 하긴 당시엔 마땅히 갈 곳도 없었고, 사진을 찍을 만한 장소도 없긴 했다. 

짐작컨대, 장로님의 사진은 사진사에게 부탁했을 법하다. 공원엔 사진을 찍어 주는 전문사진사가 있었으니 말이다. 사진이 찍히면 몇일후 집으로 사진을 배달해 주고는 했던 거다. 아예 카메라를 구하거나 빌릴곳도 마땅치 않았을 시절이었을 때인바.  아주 오랫적 이야기인데, 지금처럼 흔한 셀폰이 나오기 한참 전이다.

이젠 사진이 너무 많아 찾을 수없을 지경이다. 마땅한 사진을 고르기가 더 어려워 진게라. 그러나 가족사진 만큼은 잊을 수 없을 터. 목필균 시인의 시 이다. 가족사진이 제목이다. 

벽에 걸린 사진을 바라보는 달랑 둘이 남은 부부…자식들이 떠난 식탁에 차려진 찬밥에도 아무 불평이 없다(목필균, 가족사진 중에서)

노년에 이르면 취미생활을 넓히란다. 등산과 골프는 빠지지 않는다. 사진찍기도 그중 하나일 수있겠다. 프로 카메라맨이라면 줌렌즈가 우뚝 돋아난 카메라를 둘러 메고 있을 수도 있다.  폼나는 사진기와 카메라가방을 메고 산과 들을 헤맨다. 작품하나 만들고자 하는 바램일 진대. 취미는 고상한데, 운동삼아 바람도 쐴겸 나서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을거라 짐작한다. 남기고자 하는 바램도 곁들여 질게다. 

맥아더장군의 고별사이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단지 사라질 뿐이다. 노년의 사진사에겐 말을 바꿔야 겠다. 추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사진으로 남을 뿐이다.  
장로님, 주신 책 감사합니다.

추억하여 보라 (학개 2:1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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