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조기 지원: 허와 실 (2)
보스톤코리아  2012-10-04, 23:19:45 
대학 조기 지원: 허와 실 (2)

미국 대학 입학 과정에서 점점 더 많은 학교들이 조기 지원(Early Admission) 정책을 채택하고 있고 학생들 또한 여러 이유로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정시 지원(Regular Admission)을 준비하는 학생들보다 두 달이나 먼저 지원 과정을 끝내야 하는 노력의 대가로 얻게 되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역시 일반 지원보다 높은 합격률이다.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최고 명문대는 신입생의 25~30% 정도를 조기 지원을 통해 선발하고, 아이비 리그 대학들은 그 비율이 40%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그게 다일까?

여기서 조기 지원 제도의 수 많은 단점도 한 번 돌아보도록 하자. 이 시스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학생이 받는 부담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꼭 가고 싶은 학교를 골라야 하기 때문에 심적으로도, 그 학교를 고른 후에도 빨리 원서와 에세이, 추천서, 그리고 필요한 SAT 점수 등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학생이 받는 압박감은 엄청나다. 게다가 구체적인 조기 지원 시스템이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Princeton은 Restrictive Early Action, U.Penn은 Early Decision 등) 지원하기로 한 학교가 요구하는 것을 정확하게 준비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조기 지원을 했더라도 그 결과가 정시 지원의 마감일보다 먼저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 지원 준비와 동시에 정시 지원 준비도 병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일은 두 배로 해야 하는데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만큼 집중력은 점점 바닥날 것이다. 조기 지원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더라도 아직 끝이 아니다. 이 점이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인데 대학 측에서 오는 합격 통지는 조건부 합격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지금까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학점을 유지하지 못 하거나 졸업 전에 사고를 일으키면 조기 지원 합격이 취소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힘든 점을 다 감수하고 얻는 이점도 많다. 미리 준비하고 미리 지원서를 제출한 만큼 합격 여부를 기다리는 시간도 짧다. 정시 지원을 한 학생들이 학기가 거의 끝날 무렵인 4월까지 합격 여부를 모를 때 조기 지원의 결과는 12월 중순이면 받아 볼 수 있다. 그만큼 여유 있게 고등학교의 마지막 학기를 보낼 수 있고 대학교 입학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지원한 대학에 불합격하더라도 다른 곳에 지원할 수 있는 등 여러 옵션이 남아 있는 것도 조기 지원만의 장점이다. 물론 조금이나마 높아지는 합격률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래서 조기 지원을 한다면 보통 자신이 붙을 수 있을 것 같은 학교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기 지원으로 가고 싶은 대학교에 원서를 냈다면 그 후에 해당 학교 측에서 보통 12월 중순, 늦어도 1월 초까지는 연락이 온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세 가지로 나뉜다: 합격(Accepted), 보류(Deferred), 불합격(Rejected)이다. 보통 학생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이 보류 결정(Defer)인데 말 그대로 학교 측에서 학생에 대한 결정을 보류한 것이다. 이럴 경우, 학생의 지원서는 자동으로 다음 입학 사정 단계로 넘어간다. 즉, 정시에 다시 지원할 필요 없이 정시 지원자들과 함께 평가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면 정시에 같은 학교에 다시 지원할 수 없다.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의 대처 방법 등, 조기 지원의 결과가 나온 후에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교가 확실하고, 11학년까지의 내신 성적(GPA)과 각종 시험 점수(SAT/ACT/SAT II), 그리고 과외 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 경력 등이 입학 허가를 받기에 충분할 정도로 좋다면 조기 지원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자신이 가고자 하는 학교가 확실치 않거나, SAT 등의 준비를 더 해서 합격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고 싶거나, 상황에 따라 지원 학교를 바꾸고 싶다면 굳이 조기 지원을 할 필요는 없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해서 많은 정보를 얻고 득실을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대학 시절을 어디서 보낼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단순히 장점에 눈이 멀어 마감일에 쫓긴 상태로 쉽게 결정해버리는 실수는 범하지 않아야 하겠다.

오승준(Albert Oh)
SD Academy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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