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백절불굴
보스톤코리아  2022-07-25, 11:30:22 
체격이 만만치 않다. 오히려 당당하고 뚝심도 있어 보인다. 한국대통령의 풍채를 말한다. 그런 대통령도 악수할적엔 자주 허리를 굽힌다. 굴종의 자세는 아닌데 오히려 경의의 표시일 수 있겠다. 보기에 그닥 나쁘지 않다. 내눈에 그렇다는 말이고 떠오르는 말이 있다. 

백절불굴百折不屈. 백번을 꺾여도 굴복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사에선 이런말이 소용이 덜하다. 정치판에선 더욱 그러할 게다. 차라리 굽힐땐 굽히고 꺾여야 할땐 꺾여야 할터. 잘된 일도 있을 것이고, 고쳐야 할 일도 끊임없이 몰려 온다. 잘못된 건 수긍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고집부리며 백골이 진토될 때까지 라는 말은 이젠 덜 와닿는다. 

광화문 글판이다. 김춘수 시인의 시귀를 실었다 했다. 마지막 구절이다. 

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김춘수, 능금)

바다라면 파도이고, 모래사장沙場도 눈앞에 펼쳐진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기에, 얼마나 많은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났기에 바위가 자갈이 되고, 자갈이 모래가 되었던가. 그러나 모래는 깎이고 닳을 지언정, 부서지는 건 아닐게다. 이런걸 마이불쇄磨而不碎 라 할까. 

바다가 끝이 없다면, 파도 역시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파도는 부서질지언정 깨지거나 깎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몰려올 뿐이다. 

파도 소리는 백색소음으로서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했다. 파도소리를 듣는 것만해도 치유가 된다는 거다. 마음의 병을 말하는 것일텐데 그럴듯 하다 싶다.  파도소리를 모두 이 한여름에 듣기를 바란다. 소리없는 아우성은 아닌데, 나도 한번쯔음 가야 할까?

한국대통령은 거친 화법이라 더라. 차츰 고쳐질 것이다.  화법은 올바르게 고쳐져야 한다. 화법이 거친 파도여서는 안될게다.   

큰 바람이 불어 파도가 일어나더라 (요한복음 6:1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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