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579회
보스톤코리아  2017-01-16, 11:41:06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중요하다. 새로운 곳으로의 출발에서 목적지(목표)를 정하는 일은 더욱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목적지를 향한 마음만 앞선다면 목표지점까지 가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그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기 전 내 마음 이전의 몸의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가끔 산을 오르며 인생을 생각할 때가 많다.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산행지를 결정하고 오르기 전날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 즐거운 마음은 산 아래에서 산 정상을 올려다보는 그 순간의 잠깐 누릴 수 있는 마음이리라.

그 즐거운 마음으로만 산을 오를 수 없다는 것은 산 아래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산을 오르기 시작해 딱 1시간 이내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마음과 함께 갖춰야 할 것은 산을 오르는 데 필요한 장비와 물품이다. 무턱대고 산을 올랐다가 후회와 낭패를 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 여정도 무작정 남이 가니 따라가는 것은 무분별하고 어리석은 행동이며 그로 인한 실패와 좌절은 본인의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따져볼 일이다. 요즘처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더욱이 그렇다.

여기저기서 경기침체로 인해 비지니스도 어렵고 살림살이가 어렵다는 얘기들을 많이 듣는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에 처한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챙겨보는 일이다. 무작정 비지니스가 안 된다고 닫아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직장에서의 임금이 적다고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것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내 가족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에 더욱이 그렇다. 우선 할 수 있는 것은 가족이 함께 절약하는 방법이고 그 다음으로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다려보는 일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차근차근 생각하며 무엇이 최선의 방법인지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스스로 나를 잘 관찰하는 것만이 앞으로 걸어갈 힘이 되는 것이다. 나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챙겨보고 나의 건강도 살펴보면서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다음 기회를 기다려보는 것이다. 남이 저것을 하니 잘된다던데 나도 한 번 해볼까. 누가 어떤 비지니스를 시작하는데 나보다 별 특별하지 않은 조건의 사람이라고 우습게 여긴다든가 해서 달려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이다.

아이들 공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의 성격이나 장·단점을 챙겨보기 전에 부모(엄마)가 원하는 것을 강요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세 아이가 이제는 모두 공부를 마치고 제 길을 찾아가고 있으니 다행이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엄마의 욕심으로 아이들이 많이 힘들었을 것을 알기에 그렇다. 아이들 또한 부모에게 바라는 마음이 없었겠는가. 이제는 세 아이가 컸다고 아빠·엄마와 함께 모이면 지난 어린 시절 이야기보따리를 주섬주섬 펼쳐놓는다. 그래서 지난 추억을 되새김질해보는 것이다.

이제는 어렴풋이 인생의 갈림길이나 막다른 길목에서 멈춰서야 할 때와 지나쳐가야 할 때를 알 것 같다. 삶에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당당히 걸어가는 것과 때로는 스쳐 지나칠 줄도 아는 지혜로움을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 어떤 일에 있어 당당하게 맞설 때는 맞서더라도 때에 따라서는 낮은 자세를 취하고 비껴가야 할 때도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남의 눈치를 보는 일이 아니라면 당연히 그렇게 마음의 당당함으로 걸어갈 것이다. 그것은 삶의 경험에서 얻어진 연륜인 까닭에 지혜라고 말하고 싶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산이나 삶이나 우리 모두의 인생 여정에서 목표(목적지)는 세우되 무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욕심내지 말라는 얘기다.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혜로운 생각이며 현명한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할 줄 아는 혜안을 키워야 할 일이다. 누군가와 비교하며 사는 삶은 참으로 안쓰럽지 않은가. 누군가와 견주어 걸어가는 인생은 정말 안타깝지 않은가 말이다. 내게 잘 어울리는 옷과 내게 잘 맞는 신발이 편안한 법이지 않던가.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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