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마지막 남긴 말
보스톤코리아  2011-10-07, 01:13:20 
(편/집/국/에/서)
스티브 잡스가 마지막 남긴 말은 뭘까. 느닷없지만 갑작스레 접한 그의 사망소식에 울컥 치미는 격정과 함께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의 발자취를 쫓던 중 뉴욕타임스의 3천564단어에 달하는 부고기사 마지막 문장이 툭 걸린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늘 굶주려 하라 (비현실적이고 자기중심적인)바보로 남아라”. 그가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연설 마지막을 장식했던 말이다. 잡스는 “나도 그말을 따라 살기를 늘 원했다(I have always wished that for myself)”고 말하고 “이제는 여러분이 그말에 따라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잡스는 “전 지구 목록(The Whole Earth Catalog)”란 책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이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문장의 의미는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10월 5일 밤을 사색으로 몰아넣었다. 그의 말을 어떻게 이해할까. 아니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같은 하늘, 같은 공기를 나누고 살았던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구글이란 고마운 검색 엔진 덕에 어렵지 않게 그가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했던 원문을 찾아볼 수 있었다. 20대 초반에 세운 회사 애플에서 백만장자가 되었지만 서른 살 되던 해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던 그 극적인 심경과 상처가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내가 어른이 된 후 혼신의 힘을 다해 집중했던 일이 사라져 버렸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수개월 동안 무엇을 해야 할 지 정말 몰랐다. 선배 기업가들의 위신을 추락시킨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계주에서 바톤을 놓쳐버린 것과 같았다.” 그는 심지어 “실리콘 밸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라고 그 심정을 털어놨다.

갑작스런 성공에 배불러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모토인 ‘굶주려 하고 바보스런 상태’를 늘 유지해왔다고 생각했을까. 그는 자신의 첫째 딸 리사를 친자 확인까지 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또 실용주의를 도입, 냉정하게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했다. 도태하는 사람을 버렸고, 자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철저히 응징했다. 반대로 유능하고 충성을 다하는 직원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가 바로 회사를 쫄딱 잃는 것이었다.

성공한 사람이 이야기 하는 절망 탈출은 쉬워 보인다. 실상 그렇지 않다. 대부분 절망 탈출이 잘 안 되는 일반인들에게는 그래서 성공이란 단어가 쉽게 붙지 않는다. 실패는 인생을 덮는 먹구름 같은 존재다. 구름 뒤에는 항상 쨍한 햇살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사람에게만 탈출작업에 빨리 들어갈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잡스는 그 절망의 계곡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발견했다. “무언가 차츰 내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도 내가 하던 일을 사랑한다. 애플에서의 사건은 일에 대한 사랑을 전혀 바꾸어 놓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시작키로 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지 못했지만 애플에서 해고된 것이 내게 일어난 최고의 일이었다. 성공한 사람의 포만감은 초보자의 가벼움(배고픔)으로 다시 변했다. 모든 것에 확신할 수 없었다(어리석음). 바로 이 때 나는 인생에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에 접어들었다”라고 그는 말했다.

잡스는 절망을 빈손으로 탈출한 것이 아니었다. 절망을 탈출했을 때 세상을 향한 자신감은 덤으로 주어진다. 자신에 평생 쫓아 살고자 했던 ‘늘 굶주려 하고 바보로 남아라’는 모토에 가장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정신적인 깨달음과 창의성도 부상으로 얻었다.

그를 더욱 채찍질 한 것은 죽음에 가까이 간 경험이었다. 잡스는 자신의 한 발을 죽음의 한 문턱에 걸치고 살았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오늘이 내 생애에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었다.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는 “외부의 기대도, 자존심도, 수치심에 대한 두려움도, 또는 실패도 모두 떨어져 내렸다”고.

의사에게 사형선고를 받고 가족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준비한 잡스에게 생애 마지막 날이란 단어는 피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정밀검사 후 치료 가능한 것임을 알았지만 직접 맞닥뜨렸던 죽음에 대해 그는 앞으로 수 십 년 후에나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그 두려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에두르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제 3자의 입장에서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지적했다. “아무도 죽음을 원지 않는다. 천국에 가길 원하는 사람도 그곳에 가기 위해 죽고자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모두가 죽는다. 아무도 피하지 못한다. 죽음은 삶의 최고 발명품이기에 그것은 숙명이다. 삶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낡은 것을 치우고 새 것에 길을 터준다”

삶은 짧다. 잡스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낭비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세상 사람들이 정한 성공의 공식에 따라 살지 말라는 것이다. 그의 삶 어디에도 그런 공식에 따라 살아 온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자신의 가슴과 직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권장한다.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가 남긴 말은 있다. “늘 굶주려 하라, (비현실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바보로 남아라” 사랑하는 일에 늘 굶주려 하고 바보처럼 (그 일을) 사랑하라는 뜻으로 짐작해 볼 뿐이다. 그 진정한 의미는 음미하는 만큼 챙기는 독자 각자의 몫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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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목록    [의견수 : 1]
Inkyoung
2011.10.07, 08:35:41
잡스의 정리!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짧은 삶이라지만 열심히사랑하시면(모든 일에) 멋진 삶이 덤으로 주어지실 것 같습니다^^
IP : 122.xxx.1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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