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315회 |
보스톤코리아 2011-09-19, 14:30:02 |
엊그제는 홍 교수님께서 보스톤에 오셨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한국에서 살고 계신 선생님께서 미국에 두 따님과 막내 아드님이 살고 있어 다니러 오셨다. 홍 교수님과의 인연을 생각하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선생님을 만난 때는 아마도 2005년도가 아니었나 싶다. 한국의 아는 지인께서 홍 교수님을 처음 소개해 주셨다.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역사학 교수이며 역사학자이신 선생님을 만나뵐 수 있었던 '인연'은 내게 얼마나 '귀한 인연'이었는지 모른다. 선생님께서는 이태에 한 번씩 미국을 방문하시며 큰 따님이 사는 보스톤에 머물다 가신다.
이 분은 역사학뿐만 아니라, 문학과 철학, 예술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르침을 지금도 내게 주신다. 처음 선생님을 뵈었을 때 내가 미국에 살고 있는 이유만으로도 반가워하시던 교수님. 선생님의 세 자녀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공부했으며, 선생님께서도 미국의 교환 교수로 다녀가신 일이 있어 더욱 반가워하셨던 것이다. 세 자녀가 미국에 있으니 미국의 전반적인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으셨으리란 생각이다. 물론, 보스톤에 살고 있는 한인들 사회에도 관심이 있으셨을 것이다. 보스톤과 뉴잉글랜드의 지도를 꽤고 계실만큼 해박하신 분이시다. 처음 선생님을 뵙고 더욱 신기했던 것은 한참을 얘기하던 끝에 깜짝 놀라는 일이 있었다. 이 넓은 미국 땅에서 교수님의 자제분들이 모두 우리 집 근처에서 공부를 마쳤다는 사실이었다. 우리 집 주변 도로의 이름을 모두 꿰고 계셔서 얼마나 놀랐었는지 모른다. 두 따님은 변호사가 되었고 외국인과 결혼을 하여 귀여운 손녀딸도 있다. 손녀딸이 너무 예쁘시다는 선생님, 막내 아드님은 아직 공부 중이란다. 이렇게 따님을 보러 한 번씩 오시면 뵐 수 있어 감사하다. 내게 문학과 예술 그리고 삶의 귀한 가르침을 주시는 분이시다. 홍 교수님과의 소중한 인연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이란 이처럼 늘 소중하다. 그 만남의 시작이 어디로부터 온 것이든 간에 우리의 삶에서 귀히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에 따라 삶의 방향도 조금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시간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실천하며 사는가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는 생각이다. 인생 여정에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기를 소망하지만, 그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다가올 삶을 위해 자기 자신의 삶을 뒤돌아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교수님처럼 언젠가 나도 그 역할을 감당하며 살고 싶어진다. 남·여·노·소를 개의치 않고 언제나 소년처럼 맑고 밝은 웃음으로 만나주시는 교수님 같은 늙지 않는 젊은 가슴이면 좋겠다. 이렇듯 언제 만나도 편안하고 여유로운 사람들이 있다. 오래도록 남의 얘기에 귀 기울이며 들어주는 여유로운 이들이 곁에 있어 고맙다.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을 만나지 않던가. 때로는 숨이 넘어갈 것처럼 억울한 때 내 속을 뒤집어 보이고 싶은 때 말이다. 이럴 때 급한 마음으로 달려가 내 속 얘기를 거리낌 없이 털어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복 받은 사람일 게다. 9월 중순경에 교수님께서 한국으로 돌아가신다기에 며칠 전에는 저녁을 보스톤 시내의 올스톤에 자리한 한국 식당에서 맛난 대구매운탕과 제육볶음 그리고 해물모듬찜을 대접해 드렸다. 선생님께 늘 감사하다는 마음과 말씀을 전해 올리며 선생님의 가르침이 나의 삶에서 큰 힘과 용기와 꿈이 된다고 말이다. 자주 뵐 수 없지만, 가끔 이렇게 만나뵐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인연인가 잠시 생각해 본다. 이렇듯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의 삶 속에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으로 귀한 사람으로 남기를 오늘 아침에도 기도한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매일 준비하는 사람이길. 오늘 아침은 진한 블랙커피 한 잔이 행복과 함께 온몸과 마음에 흐른다. 갑자기 이 세상에서 제일의 부자가 된 느낌이다. 내 곁에 이토록 삶의 귀한 조언자와 후견인들로 계신 선생님들이 여럿 계시다는 것이 감사한 아침이다. 인생의 여정 중에 진정한 마음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인생은 넉넉하고 행복하지 않은가. 하루쯤은 시간을 내어 가만히 내 인생의 '진정한 멘토(Mentor)'는 누구인가, 하고 생각해 보자. 바쁜 걸음으로 달려온 시간을 잠시 세워두고 나의 삶과 마주해 보는 것이다. 또한, 나는 누구의 '진정한 멘토(Mentor)'로 남을 것인가.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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